음향 기기 역사
김윤철이 쓴 <<음향 기기 역사>>
자연 소리와 전기 소리 그리고 디지털 소리
소리는 사라진다. 그래서 말은 책임 의식이 약하다. 사라진 소리는 다시 들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전기는 자연의 법칙을 전복한다. 소리는 저장되고 복제된다. 완벽한 복제를 실현한 것은 디지털이다. 이때부터 소리는 개성을 잃었다.
<<음향 기기 역사>>는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
열 가지 음향 기기다. 전화기 발명부터 하드디스크 리코딩까지, 1800년 이후 음향 기기 역사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음향 기기란 한마디로 무엇을 말하는가?
소리를 기록하고 재생하는 장치다. 벨의 전화기와 에디슨의 축음기를 시작으로 음악, 영화, 라디오, 공연, 텔레비전의 발전으로 다양한 음향 기기가 출현했다. 요즘은 컴퓨터, 게임, 스마트폰이 발전하면서 음향 기기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세상에는 어떤 소리가 있는가?
기준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높낮이로 고음과 저음, 구성하는 파형의 조합 방식으로 순음, 복합음, 소음을 구분한다. 그러나 음향 장비 기준으로 보면 세상의 소리는 두 가지다. 어쿠스틱한 소리와 전기적인 소리다.
고대에는 소리를 어떻게 저장했는가?
그리스신화에 네크로폴리스 입구 멤논의 신상에서 새벽마다 동일한 소리가 났다는 기록이 있다. 멤논의 어머니인 새벽의 여신에게 소리를 저장해 들려주는 것이라 전해진다. 신화의 진위 여부는 확인할 수 없지만, 고대에도 소리를 저장하려는 다양한 노력을 했다.
소리를 저장하는 초기 기계 장치는 어떤 것이었나?
오르골이 있다. 음악을 자동으로 연주하는 기기다. 엄밀히 따지면 소리를 기록하는 장치는 아니다. 그러나 초기에 손으로 돌리던 모델에서 태엽을 감아 재생하는 모델로 발전했고 디스크나 천공카드를 삽입해 곡을 바꿔 들을 수 있는 모델도 생겼다.
실제 소리를 저장하는 장치는 에디슨의 축음기가 최초인가?
여러 시도가 있었지만 1877년 에디슨이 원통형 축음기로 특허를 취득했다. 디스크형 축음기는 1887년 벌리너가 특허를 얻었다. 이것이 바로 그라모폰이다.
사라져 버리는 소리가 어떻게 저장될 수 있는가?
음향 장비는 전기 신호로 소통한다. 어쿠스틱 소리를 전기 소리로 바꾸는 것이 마이크로폰이고 이것을 저장하고 재생하는 것이 녹음기다.
마이크로폰은 어떻게 소리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가?
물리적 진동으로 발생한 소리가 진동판을 앞뒤로 움직이면서 기계 운동을 전기 신호로 바꾸면 여기서 전압이 발생된다. 변환 방식에 따라 탄소마이크, 크리스털 마이크, 다이내믹 마이크, 콘덴서 마이크로 분류된다.
전화기도 음향 기기인가?
전화기는 소리를 전기 신호로 바꿔 먼 곳으로 전송해 다시 소리로 재생하는 기기다. 마이크로폰과 스피커도 전화기에서 비롯됐다.
전화기가 초창기에 상품성을 의심받았던 이유는 무엇인가?
음질이 또렷하지 않았다. 벨의 전화기도 특허 신청 며칠 뒤에야 알아들을 수 있는 소리를 전달할 수 있었다. 1877년에 에디슨의 탄소 전송기를 사용하면서 음질이 훨씬 좋아졌다.
음향 작업에서 파워앰프는 어떤 역할을 하는가?
소리를 증폭한다. 앰프는 앰플리파이어의 약자로 입력된 신호를 증폭하는 일을 한다.
믹싱 콘솔의 기능은 무엇인가?
콘솔, 믹서, 데스크, 보드로 다양하게 불리지만 하는 일은 간단하다. 마이크나 신시사이저에서 각기 다른 종류의 신호를 받아 녹음기, 이펙터, 파워앰프 등 원하는 곳으로 보낸다.
스피커는 어떻게 발전되었는가?
라디오와 유성영화가 스피커를 키웠다. 라디오는 제1차 세계대전을 통해 확산되었고 1920년에서 1950년까지는 라디오 황금기였다. 1926년에는 최초의 유성영화 <재즈싱어>가 개봉됐다. 전 세계 영화관은 사운드시스템을 갖추기 시작했고 스피커 연구는 더 활발해졌다.
디지털은 음향 기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미디, 컴퓨터, DAW가 보급되면서 전문 스튜디오와 전문 오디오 엔지니어에 대한 의존도가 줄었다. 대형 스튜디오가 줄고, 믹싱 위주의 소형 스튜디오가 생겼다.
미디가 음악 산업에 미친 영향은 무엇이었나?
신시사이저, 샘플러, 시퀀서, 컴퓨터의 발전과 맞물린 미디의 발전으로 집에서도 음반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일반인이 쉽게 작곡과 편곡을 접하도록 해 음악 저변을 확대했다.
스마트 미디어 시대다. 음향 기기는 어디로 가는가?
음성인식을 활용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블루투스를 활용한 간편한 청취 시스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응용한 맞춤형 선곡 시스템이 개발되고, 활성화할 것 같다.
디지털 시대에 음악 애호가들이 진공관앰프를 찾는 까닭은 무엇인가?
1906년 리 드 포리스트가 3극 진공관을 발명해 오디오 시작을 열었다. 디지털은 해상도가 높지만 차갑고 날카로운 느낌이다. 진공관앰프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음색으로 편안한 느낌을 준다.
음향과 관련된 직업은 무엇이 있나?
음향 관련 분야는 음악녹음, 공연음향, 포스트프로덕션, 방송국으로 나눌 수 있다. 음향감독, 메인오퍼레이터, 모니터오퍼레이터, 스테이지맨, 사운드디자이너가 각 분야에서 음향을 담당한다.
이 책의 강점은 무엇인가?
음향 기기의 기본 원리와 발전 과정을 알 수 있다. 학업과 실무에 도움이 된다. 장비 작동법 익히는 데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음향 분야 전체를 조망하는 힘이 필요하다.
당신은 누구인가?
김윤철이다. 동아방송예술대학교 음향제작과 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