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교육의 의미
에두아르드 C. 린드만(Eduard C. Lindeman)이 쓰고 강대중·김동진이 옮긴 ≪성인교육의 의미≫
배움이 끝나는 자리
인생의 어느 단계에 있든 우리 모두는 사람이 되는 여정에 있다. 배움이란 내일을 위한 준비가 아니라 오늘을 위한 인식이다. 오늘이 없으면 내일도 없고 배움이 끝나면 인생도 끝난다.
교육은 곧 삶 그 자체라는 전제에 합의하는, 새로운 성격의 교육에 대한 관심이 각계에서 일어난다. 공부를 젊은 시절 한때 일로 치부하는 낡은 교육관은 이제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 삶 전체가 학습이다. 따라서 교육에는 끝이 없다. 이 새로운 도전의 이름은 ‘성인교육’이다.
≪성인교육의 의미≫, 에두아르드 C. 린드만 지음, 강대중·김동진 옮김, 4쪽
≪성인교육의 의미≫는 어떤 의미인가?
우리가 아는 성인교육 연구는 이 책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미 성인교육 연구와 실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책이다.
‘성인교육’이란 평생교육과는 다른 말인가?
평생교육을 보다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 사용한 개념이다. 린드만은 평생교육을 연구하고 실천하는 이들에게 매우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다.
분명한 메시지란 어떤 전갈인가?
교육이란 삶을 위한 준비가 아니라 삶 그 자체라고 말한다. 성인교육이란 이 전제에 동의하는 것이라고 했다.
교육이 삶의 수단이 아니라 목적 자체라는 뜻인가?
그렇다. 사람이 된다는 뜻의 ‘성인(成人)’이라는 말을 생각해 보면 그의 메시지를 보다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다. 인생의 어느 단계에 있든 우리 모두는 사람이 되는 여정에 있기 때문이다.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학습은 잘못된 학습이란 말인가?
린드만은 이렇게 책을 시작한다. “교육이 인생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학습 과정은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고 만다.”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이 뭐가 잘못된 것인가?
미래를 위한 교육 시스템의 설계자는 기성세대다. 이 시스템에 적응한 사람들은 교육을 참고 견뎌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배움이 즐거운 일이 아니라 고통스러운 무엇으로 각인된다. 이것은 무서운 일이다.
린드만의 성인교육은 ‘의식화’ 과정인가?
꼭 그렇지는 않다. 권력의 역전 현상을 경계할 뿐이다.
의식화가 아니라면 무엇인가?
인간성의 고양이다. 학습자들이 자신의 삶과 경험을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성을 어떻게 고양시킨다는 것인가?
소규모 그룹 토론을 성인교육의 방법으로 강조했다. 자신의 삶과 경험을 서로 나누는 방법이다. 이렇게 해서 자유주의적이며 해방적인 성인교육을 향해 갔다.
성인교육의 가치와 목표는 무엇인가?
첫째는 의미와 기쁨이 아로새겨진 삶과 생활이다. 둘째는 품성의 성장이다. 경험의 의미를 발견하는 기쁨을 누리는 것이 성인교육의 목표다.
린드만이 말하는 ‘경험’은 듀이가 말하는 ‘경험’과 어떤 관계인가?
그는 이 책 곳곳에서 듀이를 인용한다. 교육이 교과목이 아니라 학습자 경험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린드만의 입장은 듀이의 교육철학과 일맥상통한다.
그가 생각하는 ‘학습’이란 무엇인가?
“학습의 빛을 경험에 비춰 삶의 새로운 의미와 생활의 새로운 이유를 발견하는 사람들이 바로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학습이 지속되는 한 의미도 지속된다.
성인교육은 언제 시작해서 언제 끝나는가?
인생 전체에 걸쳐서 추구된다.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기 때문이다.
성인교육은 어떻게 평생에 걸쳐 지속될 수 있는 것인가?
그것이 이 책의 약점이다. 성인기의 원숙함을 이루는 교육이 성인교육이라고 했지만 그것이 어떻게 평생에 걸쳐 지속되는 것인지를 적극적으로 보여 주지는 못했다.
성인교육이 성인에게 국한되지 않는다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가?
그것도 이 책의 약점이다. 성인 교육을 삶 전체와 동일시했지만 실제의 논의는 대부분 성인의 교육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린드만 이전의 성인교육 실천과 논의는 무엇인가?
북유럽의 영향을 받아 성인교육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흐름이 미국에서 시작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당대 미국의 성인교육은 북유럽의 그것과 무엇이 달랐는가?
북유럽의 흐름과 큰 차이는 없다. 린드만은 그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교육 문화와 교육열을 덴마크에서 발견했다. 그룬트비의 사상과 실천에서 비롯된 덴마크와 북유럽의 성인교육을 미국에 소개했다.
이 책의 영향력은 어느 정도였나?
1961년과 1989년에 두 차례나 재출간되었다. 노울즈의 안드라고지뿐만 아니라 파울로 프레이리, 잭 메지로에서도 린드만의 영향은 발견된다.
이 책이 오늘날 한국의 평생교육에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가?
린드만은 삶, 생활, 인생, 평생으로 번역되는 ‘life’와 교육의 관계를 논한다. 평생과 교육의 관계를 연구하고 실천하는 것이 평생교육이다. 삶에서 길어 올린 교육, 삶을 길러 내는 교육으로 평생교육의 의미를 탐색하는 눈을 뜰 수 있다.
이 책 출간 이후 린드만은 어떻게 살았나?
학자로서의 인생 대부분을 사회복지학과의 교수로 지냈다. 그의 관심은 사회복지 실천 분야에 있었다. 사회복지 실천과 성인교육 실천이 그리 먼 분야는 아니다. 주민 조직을 위한 활동은 매우 유사하다.
린드만이 다른 성인교육학자에 비해 국내에 덜 알려진 이유는 무엇인가?
이 책 외에 직접적으로 성인교육에 대해 쓴 책이 없다. 1933년에 <>이라는 책을 썼을 뿐이다. 주로 교육의 사회적 역할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책에서 우리 독자가 놓쳐서는 안 될 대목은 어디에 있는가?
10장, 마지막 장이다. ‘토론’을 성인교육의 방법으로 강조한다. 토론은 다른 견해를 포함해서 더 나은 결론을 도출해 내는 과정이다. 린드만은 토론이 끝이 아니며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이 민주주의 국가로 더욱 발전해 가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이 이것이다.
당신은 누구인가?
강대중이다. 서울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