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기억할 수 있을까?
<특집> 416 커뮤니케이션 5. 우리는 기억할 수 있을까?
이 먹먹함은 무엇이 되는가?
착한 사람들은 반성한다. 그러나 기억하지 못하는 자는 반성하지 못한다. 영상의 뒤범벅 속에서 기억은 언어를 찾는다. 언어를 찾지 못하면 기억은 상처일 뿐이다. 이 먹먹함의 이름은 무엇인가?
기억 커뮤니케이션에서 416은 무엇이라고 정의되는가?
아직 말할 수 없다. 충격이 크고 마음이 아파 더 그렇다. 기억 연구 관점에서 말한다면 우리 사회의 집단 트라우마 기억이 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416을 어떻게 기억하게 되는가?
현대 사회의 기억 생산 방식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은 기억의 시각화다. 사건들이 다양한 이미지들을 통해 일종의 영상 기억의 형태로 구체화된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 또한 수많은 지점, 또는 미디어를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시각화되고 있다.
시각 기억의 과정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시각 효과를 강화하기 위해 사건이 볼거리로 전락할 수 있다. 시각화를 위한 시각화의 욕망이 영상의 무분별한 활용을 불러들인다.
사실이 왜곡될 수 있다는 말인가?
시각 효과에 대한 과도한 욕망은 사실의 기억을 왜곡시키기 쉽다.
416의 기억에서 미디어 요인은 어떻게 기능할 것으로 보나?
지금 거의 모든 올드미디어와 뉴미디어의 입장과 관점이 상이하다. 그에 따라 현실이 생산되고 수용되는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번 사건에 대한 기억은 유사한 이전의 사건들보다 더 복잡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기억이란 무엇인가?
정치, 경제, 문화, 종교, 제도와 관련된 일련의 사회 조건 속에서 우리가 과거를 현재화하는 방법이다.
기억은 어떻게 과거를 현재화하는가?
우리의 현재 의미는 과거를 통해서 구성되고 미래에 의해 평가된다.
의식의 문제인가?
실천의 문제를 수반한다. 기억에 의해 과거가 현재 의미를 획득하고 현재 의미를 평가하는 미래 의미는 그 자체로 실천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개인의 문제인가?
사람의 기억은 개인 차원이지만 동시에 사회 속에서 작동되는 인식 체계이기도 하다. 따라서 기억은 사회적 의미의 맥락 속에 있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
사회적 의미 맥락은 개인의 기억에 어떻게 작동하는가?
사람들에게 특정 과거에 대한 기억을 물어보면 저마다 다른 대답을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신들의 사회 조건들에 따라 그것에 대한 기억 방식과 그 의미가 다르기 때문이다.
기억의 사회적 범주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집단 기억, 사회 기억, 공공 기억, 지배 기억, 대항 기억, 대중 기억과 같은 다양한 형태가 있다. 문화 기억과 같이 어떠한 형식이 매개되기도 한다.
기억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무엇인가?
우리는 기억을 토대로 자신의 정체성을 규정하거나 구성한다. 우리 자아 의식의 토대를 구성하고 유지한다.
416 분석에서 당신의 키워드는 무엇인가?
분석한다면, 트라우마, 기억, 미디어 수사와 서사, 저널리즘이다. 재현의 문제다.
416은 우리 사회의 집단 기억에 어떤 문장으로 기록될까?
말하기 어렵다. 희생자들 속에 어린 학생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고,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 공공 시스템의 미숙성이 드러났으며 미디어에 많이 노출되었고 미디어의 문제점도 확인되었다. 슬픔과 아픔을 함께하려는 노력도 광범하게 확인된다. 이런 점들이 집단 기억의 소재와 동기가 될 것이다.
기억 연구는 앞으로 416을 어떻게 만날 것인가?
이번 사건이 기억되는 과정에 수반되는 사회적 가치와 갈등 요인은 무엇인가? 어떠한 문화 실천 속에서 어떻게 기억이 작동하는지 살펴야 할 것이다. 이 사건에 대해 우리가 기억하는 것과 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따져 보는 것도 중요하다. 물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가 반성과 성찰의 문제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를 묻는 것이다.
당신에게 416은 무엇인가?
안타까움 그리고 슬픔이다.
태지호
태지호는 호서대학교 문화기획학과 겸임교수다. “사회적 기억 제도로서의 영상 재현에 관한 연구”와 같은 논문을 썼고 <<기억 문화 연구>>(2014)와 <<공간형 콘텐츠>>(2014)와 같은 책을 출간했다. 그에게 기억은 의식의 문제이고 실천의 동력이다. 416에 대한 우리의 기억은 지금 여기 있는 개인과 사회의 변증법이고 과거와 미래의 기억과 계획에 의한 현실이 될 것이다. 지금은 너무 안타깝고 슬퍼서 그것의 이름을 짐작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