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교육 천줄읽기
<스승의 날 특집> 배워야 산다 1. 국가는 국민 전체를 위한 학교다
손승남이 옮긴 빌헬름 딜타이(Wilhelm Dilthey)의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교육(Erziehung und Pädagogik der alten Völker) 천줄읽기≫
파이데이아 또는 국가
파이디아는 파이데우시스를 거쳐 파이데이아가 된다. 놀이가 학교가 되고 교육이 된 것이다. 아이는 어른을 따라하고 어른은 국가를 따라한다. 국가는 학교다.
그리스 민족의 고대 교육은 파이데이아(paideia)라는 개념에 있다. 이 단어는 아동교육과 아동의 도야를 의미한다. 더 넓은 의미에서는 도야 일반을 뜻하기도 한다. 그리스어에서 이 단어는 놀이(paidia)로부터 학교교육(paideusis)을 거쳐 교육(paideia)으로 정착된 개념이다. 투키디데스(Thucydides)가 아테네인들에 대해 쓴 유명한 문장에서는 학교교육을 의미하는 뜻으로 쓰였다. 곧 국가는 그리스인 전체를 위한 학교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교육 천줄읽기≫, 빌헬름 딜타이 지음, 손승남 옮김, 73쪽
국가는 어떻게 학교가 되는가?
여기서 국가는 폴리스, 곧 도시국가다. 폴리스는 모든 시민이 운영하는 정치·군사·교육 공동체다.
폴리스는 어떻게 교육했는가?
폴리스의 삶을 위한 교육과 폴리스 자체를 위한 교육을 결합했다. 시민의식을 지닌 유용한 시민을 기르는 한편 시민이 여가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이도록 했다.
실제로 어떻게 한 것인가?
신체를 단련하는 체육교육과 영혼을 고양하는 음악교육을 실시했다.
고대 그리스 교육의 특징은 무엇인가?
아테네의 소크라테스와 소피스트를 떠올려 보라.
절대적 진리 대 상대적 진리의 구도인가?
그렇다. 소크라테스 교육의 핵심은 델포이 신탁, 곧 “너 자신을 알라”라는 문구에서 시작한다. 그는 학습자의 가식과 무지를 일깨우기 위해 산파술을 활용했으며 아는 것은 반드시 실천에 옮겨야 한다는 지행합일설을 주장했다. 삶의 참의미를 탐구하고, 교육의 윤리적 측면을 숙고함으로써 인간 교육의 원형을 남긴 것이다.
소피스트는 무엇을 한 것인가?
그리스 교육에 큰 몫을 담당했다. 아테네 청년의 정치적 출세욕에 부응해 변론술·수사학·연설술 등을 가르쳤는데, 이로써 고대 교양 교육의 체계가 이루어진 셈이다.
소크라테스와 소피스트 이후의 그리스 교육은 어디로 가는가?
플라톤은 이상 국가 건설을 위한 유용한 시민 양성에 초점을 두어 서구 최초의 대학이라 부르는 아카데미아(Academia)를 세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개인의 행복에 초점을 두어 일종의 철학학교인 리케이온(Lykeion)을 세웠다.
로마의 교육은 어떤가?
초기 공화정 때는 주로 가정에서 이루어졌다. 후기 제정 시대에 절정기를 맞았다.
절정기는 어떤 모습이었나?
장학 정책에 힘입어 학교 제도가 발전되고 정착되었다. 초등교육 제도인 루두스, 중등교육 제도인 문법학교, 전문인을 양성하는 수사학교, 통치자 교육을 위한 철학학교가 있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교육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유럽 문화의 원형을 이루는 문화는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이다. 서양 교육의 원류는 헬레니즘 문화다. 르네상스기의 인문주의자나 신인문주의자는 고대 그리스를 ‘마음의 고향’으로 삼으며 동경했다.
인문주의자에게 고대 그리스가 ‘마음의 고향’인 까닭은 무엇인가?
인본주의와 자유교양 교육에 기초하기 때문이다. 건강한 신체와 건전한 정신의 조화와 균형을 추구했고, 아름답고 선한 인간을 기르는 데 교육의 궁극목적이 있었다.
철학자 딜타이가 왜 교육을 논하는가?
‘모든 사변은 행위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철학자의 최후의 언어는 교육학에 관한 것’이라 생각했다. 그는 모든 진정한 철학은 교육학으로 수렴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교육학자로서 딜타이는 무엇을 했는가?
교육 현상을 역사적 관점에 따라 정립했다. 삶의 철학에 근거해 인간·사회·역사를 종합하는 정신과학적 교육학을 정초했다.
정신과학적 교육학은 무엇으로 구성되는가?
국가·민족적 교육학, 문화적 교육학, 역사·체계적 교육학으로 대표된다.
국가·민족적 교육학은 무엇인가?
개인의 능력 신장과 공동체의 발전을 함께 추구하는 교육이다. “개인이 모든 능력을 갖추고 세상에 당당히 등장하여, 자신의 힘의 척도에 따라 올바른 곳에서 자신의 만족과 전체의 유용성을 위하여 문화와 과제를 붙잡는 것”을 교육의 최고 과제라고 말했다.
개인보다 국가와 민족이 먼저인가?
그렇다. 독일 국민정신 형성이 중요했던 당시 시대 상황이 반영되었다.
당시 시대 상황이 어땠나?
영국의 빅토리아 시대 황금기와 프랑스의 나폴레옹 전성기에 맞서 독일은 중앙집권 국가로서 위상을 확립하려 했다. 독일의 노력은 국가정신과 민족정서를 강조하는 교육으로 나타났다.
문화적 교육학은 무엇인가?
문화의 계승과 재창조에 힘쓰는 교육이다.
문화를 중요하게 생각한 까닭은 무엇인가?
문화는 인간의 정신 구조와 정신 자체를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개념이다. 문화는 인간 삶의 표현물이기 때문에 인간 삶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문화를 파악해야 한다.
역사·체계적 교육학은 무엇인가?
역사에는 항상 흥망성쇠가 뒤따른다. 한 국가나 민족이 흥성한 배경과 동인, 쇠망한 근본 원인을 깨달음으로써 동일한 실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살아 있는 교육 현실을 고려하여 교육 제도와 이론을 세우고, 그러한 이론을 바탕으로 교육 현실을 분석하여 설득력 있는 교육학 체계를 세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교육자의 자세는 무엇인가?
올바른 역사의식을 갖추어야 한다. 인간이 역사적 존재로서 항상 변화의 중심축에 서 있듯 교육 현실 또한 변하게 마련이다. 보편타당한 교육학은 불가능하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교육≫은 어떤 책을 얼마나 옮겼나?
전집 제9권 ≪교육학: 역사와 기초 개요≫다. 1∼90쪽, 볼노가 쓴 엮은이 서문부터 로마제국 시기 교육사상가에 대한 장까지, 전체 분량의 37%를 옮겼다.
당신은 누구인가?
손승남이다. 순천대학교 교직과 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