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교육
<스승의 날 특집> 배워야 산다 2. 교육이 없었기 때문이다
정영근이 옮긴 프리드리히 프뢰벨(Friedrich Fröbel)의 ≪인간의 교육(Die Menschenerziehung)≫
신앙과 노동의 힘
교육은 신앙과 노동이다. 신앙은 신성을 깨우고 노동은 타락을 막는다. 몽상과 광신에 빠지거나 짐승과 기계가 되는 이유는 교육이 없기 때문이다.
인간의 교육은 자의식을 지닌, 사유하고 인지하는 존재인 인간이 자의식과 자기결정에 따라 내면의 법칙인 신성함을 있는 그대로 순수하게 제시하도록 격려하고 이끄는 일이고 그에 필요한 수단과 방법을 보여 주는 일이다.
≪인간의 교육≫, 프리드리히 프뢰벨 지음, 정영근 옮김, 27쪽
인간 교육이란 무엇인가?
자기 자신을 형성하고 발전시키려는, 선한 속성을 지닌, 인간 내면의 힘인 자기 활동성을 격려하면서 자신을 규정할 수 있도록 돕는 행위다.
자기 활동성이 교육의 핵심인가?
그렇다. 프뢰벨은 인간을 유기체적 자연으로 설명한다. 모든 인간은 신성한 생명력을 지녔다. 교육자는 햇빛과 양분을 마련해 줄 뿐 본질적인 것은 개인의 생명력에 맡겨 둘 수밖에 없다.
교육자의 햇빛과 양분은 뭔가?
어린이의 발달 단계에 따른 교육적 대응이다. 신앙심과 노작교육이다.
교육에 신앙과 노작이 왜 등장하는가?
인간의 본질은 선한 신성함이다. 종교는 인간 내면의 신성함을 인식하고 드러내게 해 준다.
어떤 신앙과 노작이 그런가?
생산 활동이 없는 신앙은 인간을 몽상과 광신에 빠뜨리고, 내면의 신성함을 고려하지 못한 노동은 인간을 짐승이나 기계로 타락케 한다.
어린이는 어떻게 발달하는가?
3단계에 걸쳐 발달한다. 유아기, 아동기, 소년기다.
유아기는 어떤 시기인가?
출생부터 2세까지다. 유아는 외부의 것을 내면화하기 위해 감각기관을 단련하고 감각을 사용해 외부 세계를 받아들인다.
유아기 어린이를 위해 어른은 무엇을 해야 하나?
유아를 보호하고 양육한다. 아기가 손, 발, 눈, 입술, 혀 등을 이용한 놀이를 하도록 두되 눈을 부릅뜨거나 입을 비쭉거리는 등 나쁜 습관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한다. 이불과 베개는 가볍되 너무 부드러운 재료를 쓰지 않아야 하고, 감각 발달과 정신 활동을 위해 잠자리 위에 모빌을 달아 놓는 것이 효과적이다. 성인이 된 뒤 겪는 내면의 고통이 종종 유아기에 기인하기 때문에 가족 구성원들과 유대감 형성을 통해 신성한 정신과 일체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동기의 특징은 뭔가?
2세부터 6세까지 아동은 자아를 알게 되고 자신과 세계를 분리한다. 감각기관과 신체가 발달함으로써 내면의 것을 외부로 표현한다. 놀이 활동은 아동기 어린이에게 자유와 기쁨 그리고 자신과 외부의 조화를 선사하는 최고의 행위다.
놀이가 왜 최고의 행위인가?
아동이 세상을 경험하고 내면을 표현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지칠 때까지 온 힘을 다해 지속적으로 노는 아동은 힘차고 과묵하며 타인과 자신의 행복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하는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다.
아동기의 교육에는 무엇이 필요한가?
정신 발달을 촉진하는 교육이 시작되어야 한다. 아동은 자신과 세계를 발견하고 표현하는 수단인 언어를 배운다. 어른은 아동을 둘러싼 세계를 정확하고 명료하게 제시함으로써 낱말이 아동에게 사실과 현상을 창출해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소년기는 언제인가?
7세부터 시작되어 학교에 다니는 전 시기다.
소년은 성장기에 무엇을 하는가?
자아와 세계를 더욱 명확히 분리하고 세계에 대항하기 시작한다. 세계를 인식 대상으로 간주하여 모든 감각을 동원해 정복하고 정신적으로 극복해야 할 현실로 받아들인다. 이 시기에는 소박한 자기표현보다 학교 수업이 강조된다.
소년의 행위 동인은 무엇인가?
형성 충동 또는 조형 충동이다. 아동은 활동 자체에 목적을 두었지만, 소년은 자신이 규칙과 목표를 정해 놀이한다. 달리기, 씨름, 숨바꼭질 같은 신체를 움직이는 놀이에서 느끼는 쾌감은 정신적이고 도덕적인 힘과 연관된다. 소년기에는 무엇보다 정신과 의지의 형성이 중요하다.
프뢰벨은 누구인가?
현대 유아교육의 아버지다. ‘어린이들의 정원’이란 의미를 지닌 유아교육 기관인 유치원(Kindergarten)을 처음 만들었다.
그가 유아교육의 아버지로 불리는 이유는 뭔가?
그의 유아교육 이론과 실천 노력이 유아교육학 역사 전반에 한 획을 그었기 때문이다. 죽을 때까지 교육 저술과 실천 활동에 힘썼다. 사후에는 영국과 미국에서 그의 이론을 수용해 오늘날의 어린이 이해와 유아교육 발전에 막대한 영향을 주게 되었다. 예컨대 유치원을 의미하는 독일어 단어 ‘Kindergarten’은 영미 교육 용어에서도 독일어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프뢰벨 유아교육 사상의 기초는 무엇인가?
그는 페스탈로치의 민중 교육 사상에 영향을 받아 당시까지 방치되던 학령 전 어린이들의 교육에 대한 독창적이고 포괄적인 이론 체계를 구상하고 유치원을 설립해 유아교육을 실천했다. 인간과 자연에 대한 이해는 종교적·신비적 특징을 지닌 유기체적 세계관에 근거한다. 어린이의 발달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아동의 교육과 수업을 철학적이면서도 실천적으로 해석했다.
당신은 왜 이 책을 발췌해 옮겼는가?
이 책은 200여 년 전의 인간 이해와 사회 상황을 전제로 쓰였다. 이 책에 반영된 당시의 철학 사상과 프뢰벨의 낭만주의적 세계관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제까지 몇몇 번역이 있었으나, 이번 발췌 번역을 통해 독자들이 핵심 내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했다.
어떤 내용을 옮겼는가?
교육의 개념, 인간 발달의 단계와 특성, 학교의 역할과 기능이다. 프뢰벨의 교육 사상과 아동 이해에 필수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발췌했다.
당신은 누구인가?
정영근이다. 상명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