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메리카 치아빠스와 유까딴 여행에서 있었던 일 천줄읽기
2523호 | 2015년 4월 3일 발행
중앙아메리카 치아빠스와 유까딴 여행에서 있었던 일
정혜주가 뽑아 옮긴 존 스티븐스(John L. Stephens)의 ≪중앙아메리카 치아빠스와 유까딴 여행에서 있었던 일(Incidents of Travel in Central America, Chiapas and Yucatan) 천줄읽기≫
메소아메리카, 마야 문명의 발견
그때까지 그곳은 다만, 뭔가 거대한 것이 있는 곳이었다.
스티븐스는 꼬빤에서 이집트도 아니고 아테네도 아니고 로마도 아닌 것을 만난다.
메소아메리카의 주인, 마야의 문명이 거기 있었다.
“바다에서 보이는 벨리세는 멋있다. 해변을 따라 가늘게 줄을 이루고 서 있는 하얀 집들과 그 사이사이에 우뚝 선 코코야자나무 숲이 스티븐스와 캐서우드에게는 베네치아나 알렉산드리아를 연상시켰다. 그러나 상륙하여 길에 들어서자 장화 목까지 푹푹 빠지는 진흙탕 길에서 인간의 배설물 냄새가 났다. 벨리세가 그 진면목을 드러낸 것이다. 가난하고 더러운 열대 항구, 메소아메리카의 뒷문. 그러나 이것이 중앙아메리카로 가는 문이었다.”
≪중앙아메리카 치아빠스와 유까딴 여행에서 있었던 일 천줄읽기≫, 존 스티븐스 지음, 정혜주 옮김, 21쪽
벨리세가 어디인가?
유카탄 반도에 있는 작은 도시다. 오늘날에는 영국 연방 내의 독립국인 벨리즈로 알려져 있다.
존 스티븐스는 누구인가?
원래는 미국 변호사였다. 병을 치료하기 위해 유럽을 여행하고 쓴 여행기가 인기를 끌었다. 그 후 영국의 화가인 프레더릭 캐서우드와 함께 1839~1840년, 1841~1842년에 걸쳐 두 차례 중앙아메리카 치아빠스와 유까딴을 탐험했다. 마야학의 선구자로 꼽힌다.
왜 중앙아메리카로 갔는가?
캐서우드와 중앙아메리카의 폐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스티븐스는 유적에 대해 글을 쓰고 캐서우드는 따라가 그림을 그리기로 했다.
첫 탐사지는?
뉴욕을 출발해 벨리세로 가서 끼리구아(Quiriguá)−꼬빤(Copán)−꼬미딴(Comitán)−빨렌께(Palenque)−시살(Sisal)을 거쳐 뉴욕으로 돌아왔다. 현재의 벨리즈, 온두라스, 과테말라, 멕시코다.
꼬빤은 어떤 곳인가?
스페인 군대에 강하게 저항했던 마을이다. 마을의 폐허에 마야 문명의 대표 양식으로 지어진 건축물이 남아 있었다. 그는 큰 감동을 받았다.
마야 문명의 대표 건축 양식의 특징은 무엇인가?
이곳은 습하고 나무와 풀이 많은 지역이다. 땅을 돋우고 평탄하게 만든 뒤 돌로 건물을 짓는다. 피라미드, 회의실, 궁전, 경기장 등이 복합된 중심 지역을 건설하고 주변에 주택을 짓는다. 아크로폴리스 구조라고도 한다.
스티븐스의 감상은?
이렇게 기록했다. “세계의 위대한 신비인 이집트, 아테네, 로마를 연상하게 하지 않았다. 어떠한 연관성도 없었다. 그러나 모든 건축물과 조각, 벽화 등에 표현된 아름다움이 마구 자란 숲에서 활짝 꽃피었다.”
빨렌께는 어떤가?
옛날에는 과테말라로 보내는 물건이 통과하는 아주 중요한 도시였다. 그러나 무역이 쇠락하고 콜레라가 창궐해 인구가 절반 이하로 줄었다. 스티븐스는 그곳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고즈넉한 도시라고 썼다. 폐허가 된 궁전을 둘러보고 여행을 마쳤다.
궁전은 어떤 모습이었나?
그는 이렇게 표현했다. “이상했지만 우아했다. 나무들은 건물에 기대어 자랐다. 가지들은 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갔다. 모양과 형태는 독창적이었다. 특별하고 우수(憂愁)를 띤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
다음 탐사 지역은 어디였는가?
유까딴 반도 북부 지역이다. 시살 항구로 들어가서 메리다(Mérida)−우슈말(Uxmal)−볼론첸(Bolonchén)−치첸 이쯔아(Chichén Itzá)까지 유적지를 두루 탐사했다.
치첸 이쯔아에서는 무엇을 보았나?
마야 말로 ‘치(chi)’는 입, 입구라는 뜻이고 첸(chén)은 샘이라는 뜻이다. 즉 ‘샘의 입구’다. 그곳에서 물이 솟아나오는 석회암 구덩이인 세노떼(cenote)를 보며 물의 중요성을 생각했다.
2차 탐사는 첫 탐사와 무엇이 달랐나?
첫 지역은 정치적으로 불안하고 주민들도 호전적이었다. 거기에 아열대숲인 셀바(Selva)도 우거져 있었다. 하지만 유까딴 북부는 그와 정반대였다. 말라리아에 걸렸던 것 외에는 유쾌했다.
이 책이 마야를 기록한 최초의 서적인가?
스티븐스가 등장하기 전에도 중앙아메리카에 관한 기록은 있었다. 그래서 그곳에 거대한 뭔가가 있다는 것은 알려져 있었다.
이 책의 중요성은 어디에 있는가?
스티븐스의 눈에 띄기 전까지 그곳은 그저 이상한 나라에 불과했다. 그는 유적 자체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꼬빤과 빨렌께 유적을 마야 원주민의 선조들이 세웠다고 확신했다. 마야인의 역사 기록인 ≪칠람 발람≫을 소개한 것도 그의 업적이다.
당신은 이 책을 어떻게 발췌했는가?
방대한 원본을 30% 발췌했다. 첫 번째 탐사에서는 대표적인 두 유적지 꼬빤과 빨렌께를 발견하는 과정과 유적에서 얻은 감동에 초점을 맞추었다. 두 번째 탐사에서는 다양한 유적을 객관적인 태도로 보고하려는 저자의 의도를 살려 여러 주제를 간략히 소개했다.
이 책 번역의 특징은?
본래는 스티븐스가 1인칭으로 쓴 글이다. 하지만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해 3인칭으로 바꾸어 번역했다. 그리고 마야어에서 유래한 단어는 가급적 마야어 소리에 가깝게 표기했다.
당신은 누구인가?
정혜주다. 세계 원주민문화를 연구하는 359연구소 대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