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연사 사선
붉은 꽃 가득 핀 가지
초록 잎 가득 난 가지
밤새 내린 비에 힘없이 천천히 일어나니
한적한 정원에 꽃 그림자 옮겨 가네요.
…
≪풍연사 사선(馮延巳詞選)≫에 실린 <장상사(長相思)>의 일부다. 사랑을 기다리는 막막한 심정을 노래한다. 사(詞)는 송대(宋代)에 가장 유행한 문학 양식이다. 노래에 얹어 부르는 시다. 풍연사(馮延巳, 903∼960)는 당송교체기 남당사(南唐詞)의 대표 작가다. 김수희의 유려한 번역이 천 년의 시공을 건너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