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에 대한 글쓰기 천줄읽기
늦었지만 고맙다. 지만지 국내 최초 출간 고전 7. ≪예술에 대한 글쓰기≫
진짜 지식인
자연주의 문학을 이끈 소설가로 유명하지만 당대에는 저널리스트로도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했던 에밀 졸라. 드레퓌스 사건에 대한 그의 글, <나는 고발한다(J’accuse)>는 양심을 실천하는 지식인이란 어떤 인간인가를 예시한다. 미술 비평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당대의 문화 권력인 살롱 미술을 처단하고 미래가 불투명한 인상파를 지지하는 그의 시각은 한 인간의 명료하고 절실한 비판 의식이 인류 문화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를 생생하게 보여 준다. 현대의 가장 용감한 고전, ≪예술에 대한 글쓰기(Écrits Sur L’art)≫를 골라 옮긴 조병준에게 졸라와 그의 책, 그리고 진짜 지식인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묻는다.
≪예술에 대한 글쓰기(Écrits Sur L’art)≫란?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평가하는 방식에 대한 졸라의 생각이다.
졸라의 생각은?
남의 눈, 곧 권위나 시류에 의해서가 아니라 나의 눈으로 볼 때 미술은 예술이 된다.
너무 저널리스틱하다.
그의 당대에 주류의 가치관은 옳지 않았다. 그것을 유지하려는 기득권은 부패했다. 이런 시대에 진실이란 정의와 함께하지 않고서는 전달되지 않는다. 비판의 목소리는 그 결과다.
지금까지 소개되지 않은 이유는?
그는 유명하고 위대한 작가다. 소설의 빛이 너무 밝아서 미술에 대한 그의 생각에까지 한국인의 관심이 닿지 못했다.
이 작품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문학과는 다른 그의 미학적 세계와 성향이 이 작품을 통해 전달될 것이다.
어떻게 읽어야 하나?
어떤 사실에 대해 다양한 관점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 주기 바란다.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매우 실용적으로 이야기한다면, 당신의 생각을 객관화해서 남을 설득하는 방법, 곧 사회적 설득력의 최고수를 만나게 될 것이다.
번역의 난점은?
그가 언급하는 당대의 모든 미술가를 전부 확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16세기부터 19세기에 이르는 미술의 계보와 그 특징을 몽땅 외우게 됐다.
제발 그림을 그려라. 왜냐하면 그대들은 화가니까. 더 이상 노래하려 들지 마라. 여기 육체와 빛이 있다. 창조주로서 그대들의 아담을 만들어라. 그대들은 인간을 만드는 제작자가 되어야지, 그림자의 제작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나는 완전한 나체의 남자가 규방에 있는 것이 타당치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걸 위해서 그대들은 더 이상 외설스럽지도 못한, 어린 소녀의 장밋빛 피부를 한 인형보다도 생기가 없는, 그런 커다랗고 괴상망측한 꼭두각시들을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예술에 대한 글쓰기 천줄읽기≫, 에밀 졸라 지음, 조병준 옮김, 6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