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에 대한 철학적 시론 천줄읽기
늦었지만 고맙다. 지만지 국내 최초 출간 고전 8. ≪확률에 대한 철학적 시론(Essai Philosophique sur les Probabilités)≫
우연의 확률
1812년에 ≪확률의 해석 이론(Théorie Analytique des Probabilités)≫이 출간된다. 책은 어려웠고 라플라스의 설명도 매우 난삽했다. 수학자들도 읽기 어려웠다. 2년 후에 재판이 나왔고 긴 서문이 붙었다. 수식을 전혀 이용하지 않고 확률과 통계학을 설명했다. 이 글이 책이 된다. ≪확률에 대한 철학적 시론≫의 출생기다. 1825년에는 제5판이 출판되며 오랫동안 큰 인기를 누렸다. 일본에서는 1931, 1950, 1973, 1997년 네 번에 걸쳐 완역 출간되었다. 한국에서는 지만지가 처음 소개한다. 요즘 시각에서 맞지 않는 부분을 덜어내고 80%를 발췌 번역해 보다 간결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초판과 제5판을 일일이 비교해 각주를 달고 풍부한 용어 해설을 덧붙인 데일(A. I. Dale)의 영역본을 옮긴 조재근에게 한국어 초역 출판에 대해 물었다.
어떤 책인가?
라플라스가 수식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확률에 대해 설명한 책이다.
이제야 번역된 이유는?
1814년에 초판이 발표된 이후 최근까지 여러 언어로 번역되었다. 일본어로는 네 차례, 영어로는 두 차례 번역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소개가 늦은 이유는 인문사회과학에 비해 자연과학 분야의 고전에 대한 관심이 적었던 탓일 게다.
200년 전 확률 이론이 의미가 있을까?
라플라스가 활동한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는 확률 연구가 대단히 활발했던 시기였다. 이 책은 지금부터 약 200년 전 사람들이 생각한 확률이 어떤 것인지 보여 줄 것이다.
오늘의 확률과 다른가?
어려운 수식으로 가득 찬 오늘날의 확률 책이 줄 수 없는 것, 곧 확률의 다양한 얼굴을 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확률, 통계를 다룬 다른 책들과 <<확률에 대한 철학적 시론>>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자연과학 분야에서는 아무리 유명한 책이나 논문이라도 직접 원전을 찾아 읽기는 어렵다. 과학 고전은 아무리 번역을 잘 해도 오늘날의 일반 독자는 물론 그 분야의 전문 교수들조차 접근하기 어려운 벽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만지에서 펴낸 <<확률에 대한 철학적 시론>>과 <<추측술>> 은 수식이 거의 없고 비교적 평이한 문장으로 확률에 대한 초기 연구자들의 생각을 전달한다. 다른 과학 고전에 비해 오늘날의 독자가 훨씬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책이다.
이 책 다음에 읽을 만한 책은?
통계학, 확률 분야의 역사를 살필 수 있는 국내 책으로는 <<통계학의 역사>>가 거의 유일하다. 라플라스의 연구가 차지하는 위치를 확인하고 20세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통계학의 역사를 공부할 수 있다.
번역은 어려웠나?
프랑스어 원전을 영어판으로 중역할 수밖에 없었던 점이 가장 아쉬웠다. 프랑스어로도 5판까지 나오면서 내용이 계속 달라졌다. 비교 검토해서 번역할 부분을 선택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