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강행실도 천줄읽기
설을 맞는 마음 5. 올바른 효도란? ≪삼강행실도≫
효의 길
효행에 관한 옛이야기 세 편을 소개합니다.
세종이 펴낸 ≪삼강행실도≫에 실린 이야기입니다.
모두 어디선가 들어 본 듯한,
지금으로선 황당한 이야기들입니다.
효의 개념도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효(孝)가 온갖 행실의 근본(百行之本)이라는
가르침은 여전하지 않을까요?
효를 행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입니다.
곽거(郭巨)가 아들을 땅에 묻다(한나라)
곽거(郭巨)는 집이 가난했는데 어머니를 봉양했다. 세 살짜리 아들이 있었는데, 어머니가 항상 음식을 덜어서 아이에게 주었다. 곽거가 아내에게 말하기를, “가난하여 음식을 제대로 해 드리지도 못하는데, 아들이 어머니의 음식을 빼앗아 먹는 격이니, 함께 그 녀석을 땅에 묻읍시다”라고 했다. 아내도 그 말을 따랐다. 석 자쯤 땅을 파니 황금빛 솥 하나가 보였는데, 그 위에 다음과 같은 글씨가 있었다. “하늘이 내린 효자 곽거에게서 관청에서도 빼앗을 수가 없고, 다른 사람도 가져갈 수 없다.”
원각(元覺)이 아버지를 깨우치다(한나라)
원각(元覺)의 아버지는 오(悟)인데, 성품과 행실이 좋지 않았다. 원각의 할아버지가 늙고 또 병이 들었을 때, 원오는 아버지를 싫어했다. 그래서 원각에게 수레와 삼태기에 실어다 산속에 버리라고 했다. 원각은 거역할 수가 없었는데, 산속에 이르자, 삼태기를 거두어 가지고 돌아왔다. 아버지 원오가 말하기를, “흉한 물건을 무엇에 쓰려느냐?”라고 했다. 대답하여 말하기를, “남겨 두었다가 아버지를 져다 버리려고 합니다”라고 했다. 원오가 부끄러워하니, 원각은 마침내 할아버지를 맞이하여 돌아왔다.
유석진(兪石珍)이 손가락을 자르다(조선)
유석진(兪石珍)은 고산현(高山縣)의 아전이다. 아버지 천을(天乙)이 몹쓸 병에 걸려 매일 한 번씩 발작을 하는데, 발작을 하면 기절을 하여 사람들이 차마 보지 못했다. 석진이 밤낮으로 곁에서 모시기를 게을리하지 않으며, 하늘을 향해 큰 소리로 울부짖었다. 그리고 널리 의원과 약을 구하니,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산 사람의 뼈를 피에 섞어서 마시면 나을 수 있다고 했다. 석진이 곧 왼손의 무명지(無名指)를 잘라서 말한 대로 해서 올렸더니 그 병이 나았다.
≪삼강행실도 천줄읽기≫, 설순 외 엮음, 윤호진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