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대·문화·정체성
“디지털 세대는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는 시간과 정보의 양이 기성세대와는 다르며, 정보 이해 방식, 활용 행태 등도 훨씬 적극적이다. 이러한 디지털 기술 활용 방식은 디지털 세대가 사회문제에 참여하고 공감하며 일상적 문화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쳤다.”
‘문화생산자·소비자’, <<디지털 세대·문화·정체성>>, 29쪽.
디지털 세대는 어떻게 정의되는가?
디지털 기술 환경과 재현 방식에 적응한 세대다.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미디어 환경을 경험하며 함께 성장했다.
언제부터 그렇게 되었나?
1990년대의 디지털 기술 발달과 인터넷 대중화는 의사소통 구조와 사회구조를 바꾸었다. 라이프스타일, 문화 소비, 의사소통, 정보 생산방식이 이전 세대와 달라졌다.
이전 세대와의 차이는 무엇인가?
동시에 여러 개의 미디어를 넘나들고 자신의 이야기를 시공의 조건에 묶이지 않은 채 대중과 공유한다. 의사소통 방식과 가치관이 다르다.
어떤 의사소통 방식인가?
대화, 오락, 학습, 작업, 사고를 디지털 매체로 한다. 직접 구축한 인터넷 세계에 직접 참여하고, 토론하고, 비판하고, 논쟁하고, 조사하며 스스로 정보를 생산한다.
“사회문제에 무관심한 문제적 세대”라는 비판에 대한 당신의 견해는?
외환위기 이후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이 일상화된 세대다. 아직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세대다. 개인의 사회적 독립과 존재 자체에 대한 고민이 크기 때문에 사회문제에 무관심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사회관계의 모습은 어떤가?
에스엔에스의 대중화로 이전 세대보다 더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에 있다. 직접 대면보다 디지털 이미지로 읽고, 재현하고, 소통하는 것에 더 익숙하다는 뜻이다. 넓지만 느슨한 연대가 그들의 일상이다.
느슨한 연대란 무관심을 말하는가?
그렇게 보는 것은 그들의 일상 소통을 한쪽만 본 결과다. 이들은 자신의 문제, 감정을 건드리는 사안에는 큰 관심을 보인다. 다수의 ‘공감’을 얻으면 거대한 연대로 이어져 큰 영향을 미친다.
그들의 일상 소통이란 뭘 말하나?
느슨하지만 끊임없이 자신을 노출하고 소통 대상을 찾고 또 확인한다. 그래서 끊임없이 연결한다. 그렇기 때문에 디지털 세대의 적극적인 참여는, 얼핏 모순 같지만, 느슨한 연대로도 가능하다.
느슨한 연대의 적극적 참여 사례를 들 수 있는가?
텀블벅 같은 소셜 크라우드 펀딩은 에스엔에스 플랫폼으로 모금한다. 일정 금액이 모일 때까지는 수혜자와 후원자 누구도 위험부담이 없다. 뜻만 통하면 연결고리가 없던 이들 사이에 강력한 연대가 순식간에 발생한다.
이 세대의 그림자는 무엇인가?
그늘이 짙고 깊다. 문화소비자이면서 동시에 생산자인 디지털 세대는 비물질 노동 현장인 창의 산업에 유입되어 착취당한다. 프레카리아트로 전락하거나 스스로를 ‘잉여’라며 자조한다.
비물질 노동이란 뭘 말하나?
하트와 네그리는 지식, 정보, 소통, 관계, 정동적 반응과 같은 비물질적 생산물을 창조하는 노동을 비물질 노동으로 정의했다.
비물질 노동이 왜 문제인가?
노동시간과 재생산 시간, 생활시간의 구별이 어렵기 때문이다. 디지털 세대의 자발적 참여는 상품으로 재구성되고 가치 생산 구조의 일부로 포함되어 버린다.
이 책, <<디지털 세대·문화·정체성>>은 무엇을 설명하는가?
자발적 참여가 착취가 되어 버리는 디지털 세대의 어두운 현실, 이를 뛰어넘기 위한 새로운 연대의 고민이다. 그들은 여전히 스스로의 언어로 자신을 표현하고 있다.
당신은 누구인가?
이종임이다.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강사다.
2698호 | 2015년 7월 24일 발행
이종임이 쓴 <<디지털 세대·문화·정체성>>
디지털 세대의 존재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