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아파이마니
나는 인간이고 그대는 거인 도깨비요
나를 사랑하는 마음을 이제는 단념해 주시오
마음 상하지 말고 동굴로 돌아가서 사시오
그리고 계율을 지키고 기도를 하시오
동물을 죽이고 생명을 끊어 버리지 말고 기도하시오
천상을 그리며 천국을 마음속으로 바라시오
어디에서 다시 태어나든 다시 만나기를 바라오
이생에서 만난 것처럼 슬프지 않기를 바라오
≪프라아파이마니 천줄읽기≫, 순턴푸 지음, 김영애 옮김, 80쪽
누가 누구에게 말하는가?
주인공 프라아파이마니가 아내 피스아에게 말한다.
프라아파이마니는 누구인가?
라따나 왕국의 왕자다. ‘프라’는 왕이나 신의 이름 앞에 붙이는 접두사다. 부왕의 명령으로 학업을 마치고 돌아왔으나 쓸데없는 것을 배웠다고 동생 시수완과 함께 쫓겨난다.
쓸데없이 배운 게 뭔가?
피리 부는 법이다. “누구든 듣기만 하면 영혼과 지혜가 무용지물이 되어 마치 죽은 것처럼 자신을 잃고 잠이 들어 버”리게 할 수 있다. 시수완은 봉술의 일종인 람끄라벙을 배웠다.
피스아는 누군가?
바닷속 동굴에 사는 도깨비다. ‘낭약피스아’라고도 한다. ‘낭’은 여성, ‘약’은 도깨비를 뜻한다. 얼굴은 무섭고 못생겼으며 몸집은 코끼리만 하다.
왕자와 도깨비가 어떻게 만났나?
쫓겨나 방랑하던 프라아파이마니가 해변에서 피리를 불었다. 근처에 살던 피스아는 피리 소리에 끌려 다가갔다가 잘생긴 왕자를 보고 반했다.
첫눈에 반한 왕자를 유혹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그를 바닷속 동굴로 납치하고 아름다운 여성으로 변신해 유혹한다.
유혹에 넘어가나?
도깨비와 인간이 사랑할 수 없다며 거부한다. 그러나 벗어날 방법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부부가 된다.
부부가 된 뒤엔 어떻게 지내는가?
아들 신사뭇이 태어난다. 엄마를 닮아 힘이 장사다. 엄마가 없는 동안 동굴을 막은 바위를 밀고 나가 바깥세상을 본다. 그가 데려온 인어의 도움으로 프라아파이마니는 아들과 함께 도망친다.
피스아는 어떻게 대응하나?
쫓아간다. 프라아파이마니가 분노와 애욕에서 벗어나 공덕을 쌓으라고 설득하지만 듣지 않는다. 결국 심장이 터져서 죽는다.
피스아의 죽음으로 이야기가 끝나는가?
아니다. 프라아파이마니와 시수완, 신사뭇과 숫사컨의 사랑과 모험이 계속된다. 세상의 온갖 부귀영화와 행복을 맛본 후 프라아파이마니가 출가하는 것으로 작품이 끝난다.
순턴푸는 누구인가?
태국인이 가장 아끼는 민중시인이다. 1786년에 태어나 1856년에 사망했다. 본명은 ‘푸’다. 관직명인 ‘프라순트라워한’에 이름을 붙여 ‘순턴푸’라고 부른다.
≪프라아파이마니≫는 어떤 작품인가?
순턴푸의 대표작이다. 전통 운문 형식을 따랐지만 내용은 당시 태국인들의 인식 변화를 반영했다. 운문 중심의 고전 문학에서 사실주의 현대 문학으로 넘어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바다를 무대로 한 태국 최초의 작품이기도 하다.
당시 태국인들의 달라진 인식은 무엇인가?
신적인 존재였던 왕의 인간적인 모습을 담은 인본주의 사고,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여성상, 서양 문물에 대한 관심이다.
≪프라아파이마니 천줄읽기≫는 어떻게 뽑아 옮겼나?
원전은 94권 64대목, 39만 2000단어의 방대한 작품이다. 각 대목별로 중요한 부분을 20% 발췌했다. 독자의 이해를 위해 생략한 부분의 줄거리를 요약해 함께 실었다.
당신은 누구인가?
김영애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태국어과 명예교수다.
2768호 | 2015년 10월 13일 발행
우리가 처음 보는 태국 사람들의 사랑법
순턴푸(สุนทรภ)가 짓고 김영애가 옮긴 ≪프라아파이마니(พระอภัยมณี) 천줄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