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발전의 이론
2394호 | 2015년 1월 9일 발행
가장 믿을 만한 경제발전 이론
박영호가 옮긴 조지프 슘페터(Joseph A. Schumpeter)의 ≪경제발전의 이론(Theorie der wirtschaftlichen Entwicklung)≫
자본주의는 발전한다. 그래서 무너진다
마르크스와 슘페터는 동의한다.
자본주의는 경과적이고 유기적이다.
그러므로 발전은 영원하다.
그러나 사회주의로 대체될 것이다.
왜? 경제가 발전하면 인간의 사회 능력이 더욱더 커지기 때문이다.
“발전 없이 기업가 이윤은 없고 기업가 이윤 없이는 발전이 없다. 자본주의경제에 대해 기업가 이윤 없이는 재산 형성도 있을 수 없다는 점을 덧붙여 설명해야 한다. 재산 형성 없이는 적어도 우리가 직접 목격하는 커다란 사회현상은 없다. 재산 형성은 확실히 발전의 결과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기업가 이윤의 결과다.”
≪경제발전의 이론≫, 조지프 슘페터 지음, 박영호 옮김, 433쪽
기업가 이윤이란 무엇인가?
비용을 초과하는 잉여다. 기업가 입장에서 고찰한다면 그것은 기업 경영에서 발생하는 수입과 지출의 차액이다.
기업 경영에서 발생한 이윤이 기업가만의 것인가?
19세기 철도와 20세기 자동차의 발전 같은 혁신은 기업가로부터 발생한 것이지 시장의 소비자로부터 발생한 것이 아니다. 기업가가 혁신을 수행함으로써 생겨난 순수익은 혁신의 주체인 기업가에게 돌아가야 한다.
기업가의 혁신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새로운 재화 생산, 새로운 생산 방법 도입, 새로운 시장 개척, 새로운 원료 공급원 확보, 새로운 독점적 지위 형성이다.
기업가는 혁신을 어떻게 만드나?
의지와 행위만으로 기존 생산요소를 새롭게 결합한다. 이렇게 새로운 생각을 실천에 옮기는 행위 그 자체가 경제발전의 요체다.
경제발전이란 무엇인가?
낡은 균형 인자의 근본을 파괴해서 새로운 조건을 급진적으로 창조한다. 혁명, 즉 창조하는 파괴다.
파괴 말고 개선으로는 경제발전이 불가능한가?
우편 마차를 아무리 많이 연속으로 배차해도 결코 철도가 될 수는 없다. 마차가 지배하는 경제의 조건을 파괴하고 철도 산업이 지배하는 경제로 이행해야만 경제발전이 시작된다.
기업가는 왜 파괴하는가?
정태적 일반균형 상태에서 이탈하기 위해서다.
고요한 일반 균형이란 어떤 상태인가?
생산물 시장과 자원 시장에서는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며, 시장가격이 주어지면 개인들은 경제적 이득이 극대가 되도록 수요량과 공급량을 조정한다. 모든 산업이 완전 균형 상태에 있어서 경제 전체도 균형 상태에 놓인다. 이 상태에서는 이윤도 이자도 존재하지 않는다.
정태적 상태에서 사업가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그는 비즈니스맨일 뿐이다. 객관적 사태의 압박에 따라서만 행동을 변경하고 어떠한 창조적 역할도 자체의 결의로 행하지 못한다. 무기력하고 수동적이다. ‘기업가(enterpreneur)’는 이 상태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벗어나기 위한 기업가의 첫번째 행동은 무엇인가?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혁신에 필요한 자본을 마련한다.
혁신이 성공하면?
그 기업이 속한 산업 분야에서 혁신을 모방하는 기업들이 나타난다. 전후방 산업 분야에서 2차 혁신과 투자가 나타난다. 경제는 극적인 상승 국면에 들어가 번영을 누린다.
번영의 다음은 무엇인가?
엄청난 양의 소비재가 시장에 쏟아져 나온다. 가격이 하락한다. 상대적으로 비용은 상승하고 이자율은 이윤율과 비슷해져서 ‘0’의 이윤이 된다. 경기 침체다.
경기 침체는 경제발전과 어떤 관계인가?
혁신의 다발성에 적응하는 정상적이고 건강한 과정이다. 그래서 불황의 근본적 원인은 번영 그 자체다. 번영을 원한다면 그 뒤에 반드시 따르는 불황을 수용해야 한다.
불황은 어떻게 다시 균형 상태로 돌아가는가?
침체기에는 생산조직을 구조조정할 수 있다. 더 높은 효율성과 더 과감한 비용 절감을 이루고 새로운 생산 방법으로 낡은 것을 대체한다. 비효율적 기업이 제거된다.
경제발전은 이렇게 무한히 계속되는가?
슘페터는 진취적인 기업가의 무한한 공급, 기술 발전의 무한한 가능성이 자본주의 경제체제 내에 항상 존재한다고 보았다. 경제적 모순의 표출로 지적되는 공황도 자본주의 자체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극히 낙관적인 자본주의 경제관이다.
자본주의도 영원한가?
마르크스와 마찬가지로 슘페터는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경과적(transitory)’이고 ‘유기적(organic)’인 것으로 인식했다. 자본주의의 발전은 영구성을 지니고 있지만 결국 자본주의는 붕괴하고 사회주의로 대체된다고 보았다.
영구성이 있는데 왜 무너지는가?
경제적 성공이 가져온 합리주의적 비판 정신 때문이다. ≪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에서 그러한 이론을 전개한다.
당신은 누구인가?
박영호다. 한신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