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늙은 도둑들이 어느 실력자가 소유한 현대미술관에 숨어 들어간다. 처음부터 금고는 있지도 않았기 때문에 그들은 결국 아무것도 훔치지 못하고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는다. ‘현대 추상 미술품들이 가득한 현대미술관’이라는 가상 공간과 ‘아무것도 없는 늙은 도둑들’을 대비해 극에 희극적 재미를 더했다. 이 극은 경제적 편의와 함의 논리 때문에 왜곡되는 가치 기준을 다루며 사회정의와 진실 실종, 같은 세상에 살지만 소통하지 못하는 계층 간 갈등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한편 도둑들의 입을 통해 ‘그분’의 신상이 관객에게 암시되는데, 그들이 잠입했던 방 벽에 걸린 역대 대통령 사진, 대통령에게 받은 훈장, 공작 정치에 필요한 위조 서류, 호신용 권총 같은 것들을 근거로 관객은 ‘그분’이 누구인지 짐작할 수 있다. 현대사를 소재로 뒤틀린 역사와 그 주역들을 비웃고 야유하며 관객의 웃음을 유발한다. 1989년 이상우 연출로 동숭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초연했다. 제1회 동숭연극제와 제2회 민족극한마당 출품작으로 관객에게 좋은 반응을 끌어냈으며 최근까지 꾸준히 재공연되고 있다.
200자평
두 늙은 도둑의 입을 빌려 우리 사회의 비도덕, 허위, 금기의 실체를 희화적으로 그려 낸 풍자 희극이다. 막 가출소한 ‘더늘근도둑’과 ‘덜늘근도둑’이 권력의 실세인 ‘그분’ 댁 별실에 잠입해 있지도 않은 금고를 털려는 과정에서 온갖 해프닝이 벌어진다.
지은이
이상우는 195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미학과를 졸업하고 1977년 극단 연우무대 창립 단원으로 활동하며 <우리들의 저승>(1979), <장산곶매>(1980) 등을 연출했다. 1986년 오종우와 함께 쓰고, 연출한 <칠수와 만수>로 동아연극상 연출상, 백상예술대상 대상과 연출상을 수상했다. 1995년 극단 차이무를 창단해 <늘근도둑 이야기>(1996), <비언소>(1996), <돼지 사냥>(2001) 등을 직접 쓰고 연출했다. 극단 차이무 예술감독으로 현재까지 왕성한 연극 활동을 이어 오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다.
차례
작가 노트
나오는 사람들
안 나오는 사람들
의상과 소품
무대
1장 그날 밤 ‘미술관’에서 생긴 일
2장 그때 ‘골목길’에서는
3장 그날 밤 ‘미술관’에서 생긴 일-계속
4장 “사실은 그게 아니구요?”
5장 “불어!”
<늘근도둑 이야기>는
이상우는
책속으로
덜늘근: 장난이라니요. 아닙니다. 그럴 리가 있습니까.
성이 오구 이름이 오햅니다. 오오해.
우리 할아버지가 이름을 오, 해, 라구 짓고, 면사무소에 출생신고를 하러 가셨는데,
면 직원이 이름이 머냐? 그래서 할아버지가 오햅니다.
그러니까. 또, 성이 뭡니까 그러니까, 할아버지가 오요. 그랬습니다.
그래서 이름이 오오해. 나 참 이거 정말- 답답합니다. 저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