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마음은 뇌가 아니다’
뇌과학이 결코 설명할 수 없는 의식의 신비를 철학하다
인간의 마음을 과학적으로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는 날이 올까. 철학자 데이비드 차머스의 주장에 따른다면, 그날은 결코 오지 않을 것이다. 의식 경험은 주관적이고 질적이므로, 인과적인 두뇌 과정으로 환원되지 않기 때문이다. 의식을 고찰하려면 기존의 과학적 접근 방식을 넘어서는 관점과 개념 도구가 필요한 이유다.
이 책은 오늘날 전 세계 의식 연구를 선도하는 차머스의 철학을 해설·비평한다. 기존의 신경과학으로는 결코 설명할 수 없는 ‘어려운 문제’의 내용, 인간 의식이 두뇌 신경 과정으로 환원될 수 없음을 보여 주는 감각질 문제와 ‘철학적 좀비’ 논증, 현재 첨예하게 논의되는 ‘기계 의식’과 ‘확장된 마음’ 등의 화두를 요약·정리한다. 인간 의식 연구의 최신 쟁점과 향방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다.
데이비드 차머스(David Chalmers, 1966∼ )
가장 영향력 있는 의식 연구자 중 한 명이다. 1966년 호주에서 태어나 애들레이드대학교에서 수학·컴퓨터를 전공한 후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수학을 전공했고, 인디애나대학교(블루밍턴)에서 철학·인지과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캘리포니아대학교(산타크루즈), 애리조나대학교(투손), 호주국립대학교를 거쳐 현재 뉴욕대학교에 재직 중이다. 1994년, 의식에 관한 학제적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했음을 알리는 “의식의 과학을 향해” 학회에서 의식의 ‘어려운 문제’에 관해 발표하면서 앞으로 의식의 과학이 해결해야 할 문제를 규정했으며, 이로써 철학계의 록스타로 부상했다. 박사 논문을 정리한 저서 ≪의식적인 마음(The Conscious Mind)≫(1996)을 출간한 후로 대표적인 의식 학자로 인정받아 왔다. ‘확장된 인지’에도 상당한 업적을 남겼으며, 가상현실에 관한 본격적인 철학적 논의를 담은 ≪리얼리티+(Reality+)≫(2022)를 출판했다. 록그룹 ‘좀비 블루스’의 리드 싱어이기도 하다.
200자평
전 세계 의식 연구를 선도하는 데이비드 차머스의 철학을 해설·비평한다. 과학적 접근으로 인간의 마음을 결코 완전히 설명할 수 없는 까닭, 의식이 두뇌 신경 과정으로 환원되지 않는 이유, 기계가 인간처럼 의식을 가질 가능성 등에 대한 차머스의 통찰을 요약·정리한다.
지은이
한우진
덕성여자대학교 철학전공 교수다.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후 듀크대학교 철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제22차 세계철학대회 한국조직위원회 사무국장과 서울대학교 BK21 철학교육연구사업단 박사 후 연구원을 지냈다. 연구 분야는 심리철학과 인지과학철학이며, 주요 관심사는 의식과 지각이다. 의식에 관한 연구로 “Can the Conditional Analysis Strategy Help Physicalism?”(2014), “수반에 기초한 물리주의의 딜레마”(2008) 외 다수가 있으며, 지각에 관한 연구로 “Can Memory Color Effects Be Explained by Cognitive Penetration?”(2023), “몰리뉴의 문제와 뮐러ᐨ라이어 착시”(2017) 등을 발표했다. 공저로 ≪마음과 철학: 서양편(하)≫(2012)와 ≪지식의 이중주≫(2009)가 있다.
차례
물리 세계에서 의식의 자리
01 현상적 의식
02 어려운 문제
03 의식의 신비
04 철학적 좀비
05 반물리주의
06 안락의자 형이상학
07 의식의 메타 문제
08 기계 의식
09 확장된 마음
10 가상현실
책속으로
차머스는 의식에 관한 두 종류의 문제를 구분했다. 쉬운 문제는 의식의 인지적이고 기능적인 측면을 신경과학으로 설명하는 문제다. 어려운 문제는 의식의 주관적이고 질적인 측면을 신경과학으로 설명하는 문제다. 차머스는 신경과학의 발전에 따라 원칙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쉬운 문제와 달리, 어려운 문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는 난제라고 주장한다.
_ “02 어려운 문제” 중에서
어떻게 축축한 회색 물질에서 다채로운 의식 세계가 생겨날까? 왜 특정 신경 상태에서 간지러움이 아닌 아픈 느낌이 나올까? 과학자들이 컴퓨터와 두뇌를 연구하면 의식 현상과 그 신경 기반을 연결하는 인과적 메커니즘을 설명할 수 있을까? 아직 이에 대한 설명은 없다. 그렇다면 의식은 과학적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 신비로운 존재인가? 차머스는 의식의 신비가 존재하며, 의식은 자연법칙이 적용되는 물리 과정 이상의 존재라고 주장한다.
_ “03 의식의 신비” 중에서
몸과 마음은 분리된 것이 아닐까? 철학적 좀비는 그 가능성을 시사한다. 철학적 좀비는 나와 행동적·기능적·신경과학적으로 완전히 동일하지만 감각질은 느끼지 못하는 존재로 정의된다. 차머스는 좀비 개념 자체는 모순이 없으므로 상상 가능하며, 이는 좀비의 형이상학적 가능성을 함축한다고 주장한다. 만일 이와 같은 논증이 성립한다면, 감각질을 기능적 상태나 신경 상태에 근거해 탐구하려는 과학적 접근은 감각질을 설명할 수 없다.
_ “04 철학적 좀비” 중에서
조이스틱으로 테트리스 도형을 맞추는 것은 마음속에서 도형을 움직여 보는 것과 과연 차이가 있을까? 우리는 스마트 디바이스에 저장된 정보를 활용해 불완전한 인지 능력을 보충한다. 그렇다면 두뇌 밖의 정보도 마음을 구성하는 것 아닐까? 이러한 동등성 원리는 마음이 두개골 외부 상황까지 포함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확장된 마음에 관한 논의를 가능하게 한다. 그렇다면 의식도 두개골 밖까지 확장될 수 있을까?
_ “09 확장된 마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