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성우는 목소리만으로 인간의 감각적, 정서적 상상력을 자극해 인물을 창작하고 캐릭터를 완성한다. 성우의 연기는 강도 높은 훈련을 요구한다. 연극, 영화, 라디오, 텔레비전 등 매체에 따라 연기의 특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성우는 복식 호흡과 정확한 발음, 힘 있는 발성을 바탕으로 문장을 이미지화하고 말이 살아 있을 수 있게 대사를 형상화한다. 문단 나누기로 변화와 재미를 주고, 서사 의지를 담아 문장 쪼개기를 해 대사의 감정을 명확히 전달한다. 그뿐만 아니라 음역, 속도, 강도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은 성우 연기를 어떤 순서로 어떻게 훈련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담았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 홀로 성우 훈련을 하는 사람에게 아주 유용할 것이다.
지은이
김희선
한국영상대학교 방송영상스피치과 겸임교수다. 1992년 성우 공채로 KBS에 입사했고, KBS아카데미, SBS아카데미에서 강의했다. (주)사운디스트 천유존아카데미와 김효석·송희영 쇼호스트 아카데미에서 성우 표현력을, 각종 기업 및 교육청에서 소통 스피치를 15년째 강의 중이다. 〈덕혜 옹주〉, 〈와호장룡〉, 〈방가방가 햄토리〉, 〈카드캡터체리〉, 〈기동전사 건담 SEED〉 외 수백 편을 녹음했고,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중·고등학교 영어 교과서 듣기 평가를 녹음했다. 2013년 한국창조경영 브랜드 대상 방송 부문 대상을 수상했고, 2017년 사단법인 한국강사협회에서 주관하는 명강사로 선정되었다. 2018년 ≪위클리피플≫ 주관 ‘대한민국 교육계를 빛내는 100인의 교수’, ≪뉴스메이커≫ 주관 ‘2018 한국을 이끄는 혁신리더’ 방송영상스피치부분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저서로 『오디오북과 낭독』(공저, 2015), 『김희선의 성우 만들기』(2014), 『성우』(공저, 2013), 논문으로 “성우의 영화 더빙에 있어서 화술 양상에 대한 연구”(2012)가 있다.
차례
01 성우 기초 훈련
02 단문의 이미지화
03 단문의 형상화
04 문단 나누기와 화술
05 강조와 변화
06 내레이션
07 드라마 단문 연기
08 더빙 연기
09 다매체 연기
10 성우 공채 시험 연기
책속으로
매체의 대중성 때문에 텔레비전 배우는 시청자에게 극중 역할과 동일하게 인식되기도 한다. 성우는 그렇지 않다. 성우는 맡은 캐릭터의 이미지가 계속해서 겹칠 때 주인공역, 악역 등의 전문 성우가 되어 마니아층을 형성하지만 자기가 맡은 역할과 성우 본인이 동일하게 여겨지지는 않는다. 가상의 사건이나 스토리를 가지고 그것이 진실인 것처럼 믿고 연기를 한다는 점에서 배우는 같은 뿌리를 가지고 출발한다. 표현 매체에 따라 온몸으로 실연하느냐 목소리만으로 실연하느냐가 달라진다. 성우는 목소리만으로 라디오에서 새로운 인물을 창작하고 더빙을 통해서는 주어진 인물에 소리를 입힘으로써 캐릭터를 완성한다. 실존 인물보다 창작된 인물이 대부분이고 인간이 아닌 존재를 연기하는 경우도 많다. 애니메이션 더빙에서는 인간을 연기하더라도 캐릭터를 극대화해 표현하기 때문에 실생활에서 적용할 수 없는 소리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매체별 성우 연기의 특성” 중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말할 때 목이 아닌 배에 집중하는 것이다. 목을 쓰면 금방 목이 쉬고 성대가 망가진다. ‘목은 소리가 나오는 통로’라고 생각하고, 말할 때 배에 집중하자. 먼저 코로 숨을 최대한 들이마셨다가 잠시 멈춘 뒤 입으로 ‘후-’ 하고 뱉는다. 이때 중요한 것은 배에 힘을 주는 것인데 배로 호흡을 잡고 있다는 느낌으로 뱉어 준다. ‘후-’ 하고 뱉을 때 탄력을 받아 배는 안으로 쑥 들어가고 소리는 그 반동으로 힘 있게 포물선을 그리며 멀리 나간다.
“성우 기초 훈련” 중에서
강조할 때는 무작정 ‘세게’라는 생각만 떠올리지 말고 ‘풍성하게 표현’하겠다고 생각하자. 문장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인 ‘핵심어’를 찾아서 이것을 강조한다. 다음 단문을 가지고 강조해 보자. 밑줄 친 부분을 강조하는데, 나의 감정이 정확히 전달될 수 있도록 다양한 강조법으로 ‘풍성하게’ 표현해 보자.
카리스마가 있는 여자 마법사:
사신 카디스는 이 세상에 살아 있는 모든 영혼을 증오한다. 망자의 땅으로 변한 로도스에 무슨 번영이 있을 수 있지? 아니면 그게 바로, 네크로맨서가 되고자 하는 당신이 바라는 건가? 후후… 아마 당신 뜻대로 되진 않을걸?
2003, 투니버스 5기 여자 1차 연기
“강조와 변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