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작품은 관동대지진을 배경으로 체포된 조선인 중 천황 암살 미수범으로 체포된 박열을 취조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민족의 차이를 뛰어넘어 박열을 지지했던 일본 여인 가네코 후미코와 후세 변호사, 분열된 독립운동의 모습과 무정부주의적 사고방식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당대 지식인들의 모습이 일본의 구조적 억압과 대비되며 파노라마처럼 전개된다.
특이한 소재와 역사적 인물에 대한 재조명, 객관적 사료에 토대를 둔 재판극 형식으로 감상적 역사주의를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1985년 문예회관대극장에서 정진수 연출, 극단 민중극장 제작으로 초연했다.
200자평
8장으로 구성된 재판극 형식의 역사극이다. 식민지 시대 일본에 거주했던 실제 인물 박열의 천황 암살 음모를 취조하는 재판 과정을 다루었다.
지은이
김의경은 1936년 서울에서 출생했다. 1960년 서울대 문리대 철학과를 졸업했고 미국 브랜다이스대학원 연극학과를 수료했다. 1964년 ≪문학춘추≫에 <갈대의 노래>, <신병 후보생>이 추천 완료되어 극작가로 등단했다. 극단 ‘실험극장’ 창립 동인으로 1960년부터 1976년까지 대표를 지냈으며, 1976년에는 극단 ‘현대극장’을 창설했다. 현재 ‘현대극장’ 고문이다. 한국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ASSITEJ) 초대 이사장(1982∼1986), (사)한국연극협회 이사장(1986∼1989), 국제극예술협회(ITI) 한국본부 회장(1995∼1999), 서울시립극단 초대 단장과 예술감독(1997∼2000), 공연문화산업연구소 이사장(2001∼2014년 현재)을 지냈으며 베세토(BESETO)연극제를 창설, 한국 대표로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무익조(無翼鳥)>(1966), <남한산성>(1974), <북벌>(1979), <식민지에서 온 아나키스트>(1984), <잃어버린 역사를 찾아서>(1986), <길 떠나는 가족>(1991), <조선통신사>(1995), <대한국인 안중근>(1998), <팔만대장경>(1999), <나비찬가>(2004), <사모(思慕)>(2009) 외 다수가 있다. 희곡집으로는 ≪남한산성≫(1966), ≪길 떠나는 가족≫(1998), 번역서로는 ≪스즈키 연극론≫(1993), ≪경극과 매란방≫(1993), ≪연극 경영≫(2002), ≪20세기의 일본 연극≫(2005), ≪살아 숨 쉬는 극장≫(공역, 2008), 저서로는 연극론집인 ≪도전과 응전의 긴 여정≫(2008) 등이 있다. 1975년 <남한산성>, 1986년 <잃어버린 역사를 찾아서>로 백상예술상 희곡상을 두 차례 수상했으며, 1989년 문화훈장 ‘보관장’을 받았다. 1991년 <길 떠나는 가족>으로 서울연극제 희곡상을 수상했고, 2001년 문화관광부에서 수여하는 ‘대한민국문화예술상’을 수상했다.
차례
나오는 사람들
1
2
3
4
5
6
7
에필로그
<식민지에서 온 아나키스트>는
김의경은
책속으로
박열: 나는 참는다. 나는 민족의 원수 천황을 죽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때까지 철저한 보호색을 펴고 끝내 살아남을 것이다. 내가 살아남기 위해서가 아니다. 오직 뜻 있는 끝맺음을 위해서, 오직 죽기 위해서. …나는 아나키스트가 아니다. 그것은 나의 보호색이다. 아마도 나의 이 보호색은 일제가 패망하지 않는 한 영원히 드러나지 않을 것이다. 오, 나의 조국이여, 이러한 운명을 준 나의 조국이여, 나는 너를 원망하지 않는다. 나는 너를 위해 죽을 수 있기만을 열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