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논어≫의 성립
공자의 삶과 행동과 사상을 이해하기 위해 가장 널리 읽어온 책이 ≪논어≫다. 정확히 누가 언제 이 책을 만들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설이 없다. 하지만 ≪논어≫를 읽어 본 사람이면 누구나 이 책이 공자가 죽은 뒤 그의 제자들이 스승의 말씀과 행적을 더듬고 자신들의 얘기를 첨가해 만든 것임을 알 수 있다. 공자 사후 그의 제자들은 여기저기 흩어져 대부분 교육에 종사했는데, 여러 곳에서 스승의 말을 죽간 등에 기록해 학생들을 가르칠 때 쓰고 이것들을 나중에 모아서 편찬했을 것이다. 최종 정리는 공자의 가장 나이 어린 제자였던 증삼의 제자들이 했을 것이라는 견해가 유력하다. ≪논어≫의 성립에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은 대부분 ≪좌전≫에서 근거를 찾는데, 최근의 연구 성과에 따르면 ≪논어≫가 ≪좌전≫보다 앞서 성립된 것으로 보인다.
인(仁)의 사상
공자 사상은 한마디로 하면 인(仁)이다. 공자가 제자들에게 가르친 세부 덕목으로서 지(知, 지혜)와 인(仁, 어짊)과 용(勇, 용기)에서의 ‘인’은 협의의 ‘인’이며, 공자가 내세운 모든 덕목을 총칭하는 개념이 광의의 ‘인’이다.
도덕 사회 구현의 꿈
그는 법이나 제도보다 사람을 중시했다. 사람을 통해 그가 꿈꾸는 도덕의 이상 사회를 이루려고 했다. 그래서 ‘어짊’을 실천하는 지도자로 군자를 내세웠다. 원래 군주의 자제라는 고귀한 신분을 뜻하는 ‘군자’는 공자에 의해 이상적 인격의 소유자로 개념화되었다. 군자는 도(道)를 추구하고, 도에 입각하고, 도가 통하는 세상을 만드는 존재다. 이 위대한 정치가는 예(禮)로 자신을 절제하고, 악(樂, 음악)으로 조화를 추구한다. 문(文, 문예)을 열심히 공부[學]해 훌륭한 군자로 거듭나고, 정치(政治)를 통해 민생(民生)을 안정시키고 도덕의 이상을 실현해야 한다. 덕(德)과 의(義)가 사회의 중심 가치가 되는 자신의 이상 사회를 끝내 성공시키지는 못했지만, 공자는 지난한 삶의 역정 속에서도 도덕 사회 구현이라는 처음의 꿈을 끝까지 버리지 않았는데, 이 꿈이 녹아 있는 책이 ≪논어≫다.
지은이
기존 주석서들의 배치에서 벗어나 일곱 개의 큰 주제를 놓고, 그 내용에 따라 재배치를 시도했다. 하늘과 죽음, 의식주 생활과 운명, 신(信)과 효(孝) 등 사람의 삶에서 부딪치는 수많은 덕목들에 대한 위대한 통찰력을 보여 준다. 원전에서 핵심 내용 51%를 발췌해 ≪논어≫를 쉽고 빠르게 이해하고자 하는 독자에게 제시한다.
옮긴이
대만의 중국문화대학교 대학원에서 ≪상군서(商君書)≫ 연구로 석사학위를, ≪순자(荀子)≫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용인대학교 중국학과 교수다. (사)한국정치사상학회 회장과 용인대학교 중앙도서관장을 역임하였다. 중국 고대 사상을 연구의 발판으로 삼아 전통문화와 사상에 대한 재해석과 비판적 계승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관념의 변천사 : 중국의 정치사상≫(2017년 세종도서 선정), ≪맹자 : 바른 정치가 사람을 바로 세운다≫, ≪중국 사상의 뿌리≫, ≪성왕 : 동양 리더십의 원형≫ 등 저서와 유택화(劉澤華) 주편의 ≪중국 정치사상사 1, 2, 3≫(제2회 롯데출판문화대상 본상), ≪순자≫, ≪논어≫ 등 역서를 합해 30여 권의 책을 출간하였다. 또한 <도덕군주론 : 고대 유가의 聖王論>, <사회철학으로서 현대 유학의 행로>, <순자(荀子)의 ‘화성기위(化性起僞)’적 정치 의의>, <군주권력의 공공성을 둘러싼 논쟁 : 공천하인가, 사천하인가>, <Differentiation and Fusion of “Ritual as common” and “Law as public” in Ancient Chinese Political Thought : Reinventing Qin(秦)·Han(漢) Governments> 등 한국어·중국어·영어로 8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차례
1. 인(仁)
2. 군자(君子)
3. 도(道)
4. 예악(禮樂)
5. 학문(學文)
6. 민정(民政)
7. 주요 실천 덕목
1) 덕(德)
2) 신(信)
3) 의(義)
4) 효(孝)
해설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공자가 말했다. “정책으로 이끌고 형벌로 질서를 잡으면 백성들이 법망만을 피해 가며 부끄러움이라곤 없는데, 덕으로 이끌고 예로 질서를 잡으면 부끄러워할 뿐만 아니라 행실이 바르게 된다.” <위정 편 3장>
공자가 말했다. “만약 어떤 사람이 너희들을 알아준다면 어떻게 하겠느냐?” (…) 증점이 말했다. “3월 늦봄에 봄옷을 차려입은 뒤 갓을 쓴 대여섯 사람 및 동자 예닐곱과 더불어 기수에서 목욕하고 기우제 지낸 언덕에 올라 바람을 쐬고는 시를 읊조리며 돌아오겠습니다.” <선진 편 26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