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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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부시집(樂府詩集)≫ 100권은 북송 곽무천(郭茂倩)이 편찬한 것으로, 당시 악부 시가가 보존되어 현재에까지 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권위 있는 책이다. 시선집(詩選集)이나 사서(史書)에 산발적으로 기록되어 전해지던 선진(先秦)에서 당오대(唐五代)까지의 악부 문학을 성격과 용도, 시대에 따라 분류하고 정리한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악부시 총집(總集)이다. 이렇듯 수록 범위가 넓고 유형이 다양해, 송 이전 중국 악부 문학의 전반적인 상황을 종합·정리한 악부 문학의 보고라 할 수 있다. 또한 곽무천이 ≪악부시집≫에서 사용한 12분류가 악장가사의 특징을 살려 비교적 개괄적이고 간략하게 구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에도 악부 분류는 대체로 곽무천의 것을 따른다. ≪악부시집≫이 인용한 각종 고대 악서(樂書)나 서적 대부분은 현재 전해지지 않아 고대 음악의 역사나 악부 변천 등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사료를 제공한다.
≪악부시집≫에는 총 5290편의 악부시가 수록되어 있는데 각 악부 가사의 내원, 용도, 음악적 특징에 따라 모두 12종류로 나뉘어 있다. 교묘가사(郊廟歌辭), 연사가사(燕射歌辭), 고취곡사(鼓吹曲辭), 횡취곡사(橫吹曲辭), 상화가사(相和歌辭), 청상곡사(淸商曲辭), 무곡가사(舞曲歌辭), 금곡가사(琴曲歌辭), 잡곡가사(雜曲歌辭), 근대곡사(近代曲辭), 잡가요사(雜歌謠辭), 신악부사(新樂府辭) 등이다. 대분류마다 각각 총서(總序)를 두어 해당 가사의 성격과 역사적 변천을 개괄했다. 총서 아래에는 다시 곡조마다 제해(題解)를 두어 해당 곡조나 가사의 원류, 내용 및 특징 등을 설명했다. 가사의 수록은 고사(古辭)가 전해지는 경우는 고사를 먼저 수록하고 시대별로 문인들의 모의작(模擬作)을 수록해서, 각 시대별·문인별 작품의 내용과 예술적 수용 및 변천 양상을 쉽게 알 수 있도록 했다.
기존의 악부시 선역이 주로 상화가사와 청상곡사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데 반해, 이 책은 곽무천이 구분한 악부 12분류의 특징을 살려 각 분류별로 그 성격이 가장 잘 반영되어 있거나 문학사적인 대표 작품을 선별했다.
200자평
≪악부시집≫은 송나라 곽무천이 편찬한 시가 총집이다. 주로 한대부터 당ᐨ오대까지의 악부시와 문인의 모의작을 용도와 음악적 특징 등에 따라 12류로 분류해 수록했다. 또 당시에 전해지던 다양한 문헌 자료를 토대로 각 작품에 대해 해제를 붙였다. 악부 문학사에서 가장 권위 있는 시가 총집이다.
엮은이
곽무천에 대한 기록은 거의 전해지지 않아 그의 일생에 대해 자세히 알 수가 없다. ≪사고전서총목(四庫全書總目)≫에는 “≪건염이래계년요록(建炎以來系年要錄)≫에서 곽무천은 시독학사 곽포의 손자며 곽원중의 아들이라 한다. 그의 관직 생활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으며, 원래 혼주 수성[지금의 산둥성(山東省) 둥핑현(東平縣)] 사람이다(≪建炎以來系年要錄≫載茂倩爲侍讀學士郭褒之孫, 源中之子. 其仕履未詳, 本渾州須城人)”라고 기록되어 있다. 또 육심원(陸心源)의 ≪의고당속발(儀顧堂續跋)≫[호옥진(胡玉縉)의 ≪사고전서총목제요보정(四庫全書總目提要補正)≫ 인용]에는 “무천의 자는 덕찬이고, 동평 사람이며, 음률에 정통했고, 서예에 뛰어났다. 원풍 7년 하남의 법조참군이 되었다(茂倩字德粲, 東平人, 通音律, 善篆隸. 元豊七年河南法曹參軍)”라는 기록이 전할 뿐이다.
옮긴이
강필임은 성균관대학교 중어중문과를 졸업하고 베이징대학에서 위진 남북조 및 당대 시가를 전공해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세종대학교 중국통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위진 남북조와 당대의 시가를 중심으로 문학사와 문화사를 연구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당대 및 동아시아의 시회(詩會) 문화를 연구하고 있다. 또 당시의 저변 확대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연구 논문으로는 악부와 관련해, <고제악부(古題樂府) 창작에서 전통 ‘곡(曲)’ ‘사(辭)’의 존재적 가치−고취곡사(鼓吹曲辭)를 중심으로>, <수대(隋代) 청악(淸樂) 연구>, <고취곡사(鼓吹曲辭)의 의식악적 변천(儀式樂的變遷)>, <악부 민가의 문인 시화(文人詩化) 양상 시론 : 맥상상(陌上桑)을 중심으로>, <‘맥상상’ 연행 형식(演行形式) 분석을 통한 서사성(敍事性)의 실현 양상 연구>, <상화가사 소고> 등이 있다. 시회와 관련해 <당대의 시회문화>, <중당(中唐)의 문인 시회−개성(開成) 연간 낙양 지역을 중심으로>, <당대 시회의 통시적 변화−상사일(上巳日) 시회를 중심으로>, <동아시아 시회 문화의 기원>, <동진(東晉) ‘난정시(蘭亭詩)’ 연구> 등이 있다. 저술로는 ≪시회의 탄생≫이 있고, ≪백화문학사≫, ≪한위진남북조시사≫ 등의 학술서를 번역했으며 백거이 한적시선인 ≪매여 있지 않은 배처럼≫과 ≪나 이제 흰 구름과 더불어≫를 공역했다. 중국의 ≪문학유산(文學遺産)≫에 발표한 논문 <庾信對北朝文化環境的接受>로 중국사회과학원에서 수여하는 우수 논문상을 받기도 했다.
차례
1. 교묘가사(郊廟歌辭)
해가 뜨고 지고(日出入)
2. 연사가사(燕射歌辭)
궁조곡(宮調曲)
3. 고취곡사(鼓吹曲辭)
성 남쪽에서 싸우다(戰城南)
무산은 높기도 해라(巫山高)
하늘이시여(上邪)
4. 횡취곡사(橫吹曲辭)
기유가(企喩歌)
농두가(隴頭歌)
목란의 노래(木蘭詩)
5. 상화가사(相和歌辭)
강남(江南)
염교 풀에 맺힌 이슬(薤露)
길가의 뽕나무(陌上桑)
장가행(長歌行)
단가행(短歌行)
서문행(西門行)
동문행(東門行)
장성의 굴에서 말에게 물을 먹이다(飮馬長城窟行)
병든 아내의 노래(婦病行)
백두음(白頭吟)
6. 청상곡사(淸商曲辭)
자야가(子夜歌)
독곡가(讀曲歌)
화산기(華山畿)
삼주가(三洲歌)
7. 무곡가사(舞曲歌辭)
백저가(白紵歌)
8. 금곡가사(琴曲歌辭)
큰바람이 일다(大風起)
호가십팔박(胡笳十八拍)
9. 잡곡가사(雜曲歌辭)
슬픈 노래(悲歌行)
백마편(白馬篇)
갈 길이 험난해(行路難)
고구려(高句麗)
10. 근대곡사(近代曲辭)
청평조(淸平調)
위성곡(渭城曲)
죽지(竹枝)
11. 잡가요사(雜歌謠辭)
회남왕가(淮南王歌)
위황후가(衛皇后歌)
이연년가(李延年歌)
12. 신악부사(新樂府辭)
진도에서 슬퍼하다(悲陳陶)
도주의 백성(道州民)
채시관(采詩官)
병졸 아낙의 슬픔(卒妻悲)
해설
엮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해가 뜨고 지는 것 어찌 끝이 있으랴
그 수명은 사람과 같지 않다네.
그러니 봄은 나의 봄이 전부가 아니요
여름도 나의 여름이 전부가 아니며
가을도 나의 가을이 전부가 아니며
겨울도 나의 겨울이 전부가 아니니
이 세상 머무는 시간은 사해 중의 연못 같은 것
이리저리 생각한들 무슨 말이 위로가 되리.
내가 아는 즐거움이란
그저 육룡을 타는 것.
여섯 마리 용의 조화로운 움직임이
내 마음을 따르게 한다네.
아아, 승황은 어찌하여 내려오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