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제번스는 ≪정치경제 이론≫ 서문에서 경제학을 “쾌감과 고통의 산술”로 규정했다. 경제학은 쾌감을 얻고 고통을 피하려는 사람의 행동을 분석하는 과학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가장 먼저 개인의 소비를 분석하고, 소비의 원리로부터 교환의 원리를 연역한다. 생산은 노동과 노동생산물의 교환으로 간주하며, 효용 극대화를 위한 행위로 이해한다. 효용 극대화가 모든 경제 행위의 기본 원리이며, 모든 경제 현상을 개인의 효용 극대화로 환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경제 이론≫에서 경제 행위는 곧 선택이며, 극대화를 위한 선택의 원리는 한계효용 균등이다. 한 재화를 더 소비하려면 다른 재화를 덜 소비해야 하고, 더 많은 재화를 생산해서 소비하려면 더 많은 노동을 해야 한다. 더 소비해서 얻는 효용과 덜 소비해서 잃는 효용이 같다면 더 이상은 효용을 증가시킬 수 없다. 더 많이 소비해서 얻는 효용과 더 많이 노동해서 잃는 효용이 같다면 더 이상은 효용을 증가시킬 수 없다.
≪정치경제 이론≫은 이처럼 모든 경제 현상을 효용 극대화를 위한 개인의 선택으로 환원했고, 극대화의 원리로서 한계효용 균등을 제시했다. 그럼으로써 한계효용 혁명을 일으켰고, 고전파 경제학을 밀어내고 그 자리에 신고전파 경제학을 세웠다.
200자평
윌리엄 제번스는 오스트리아의 카를 멩거, 프랑스의 레옹 발라와 함께 한계효용설을 주장해 오늘날 신고전파 경제학의 토대를 마련했다. 이 책을 통해 ‘한계효용 혁명’이 일어나 고전파 경제학이 힘을 잃고 신고전파 경제학이 오늘날까지도 확고한 위치를 점하는 이유를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한계효용설의 한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지은이
윌리엄 제번스는 1835년에 영국 리버풀에서 태어났다. 1852년에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에 입학해 화학, 수학, 논리학을 공부했다. 그러나 그의 아버지가 하던 사업이 어려워지자 1854년에 학업을 중단하고 조폐국 감정사가 되어 호주로 떠났다. 이곳에서 그는 스미스의 ≪국부론≫과 밀의 ≪정치경제 원리≫를 읽었으며, 라드너의 ≪철도 경제≫를 읽고서 수학을 사용해 경제를 분석하는 데 관심을 갖게 되었다.
1859년에 런던으로 돌아와 다음 해에 학사학위를 받았으며, 1862년에 논리학, 철학, 정치경제학의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같은 해에 케임브리지에서 열린 영국과학진보협회 학술 대회에 논문 두 개를 보냈다. 그중 하나가 <정치경제의 일반수리이론 소개>인데, 이때 소개한 내용이 9년 후에 ≪정치경제 이론≫으로 발간된다.
제번스는 1866년에 오언스 칼리지의 논리학, 철학, 정치경제학 교수로 임용된다. 그의 관심이 논리학으로 되돌아온 것도 이 무렵이다. 1870년에 발간한 그의 ≪기초논리학 강의≫는 널리 읽히는 교재가 되었다. 그리고 1874년에는 그가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여 저술한 ≪과학의 원리≫가 발간된다. 이 책은 과학적 추론에 관한 이론이며, 인식론적 확률 이론을 받아들인다. 그는 이 책이 밀의 ≪논리학의 체계≫에 필적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제번스는 1869년에 맨체스터 통계학회 회장으로 선출되었고, 같은 해에 영국과학진보협회 경제과학 및 통계학 분과 회장으로 지명되었다. 그리고 1872년에 영국 왕립협회의 펠로로 선출되었다. 1876년에는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의 정치경제학 교수로 취임했다. 강의하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데다 건강이 더 나빠지자 1880년에 은퇴했다. 그는 의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수영을 즐겼는데, 1882년 8월 13일에 바다에서 수영하다 익사했다.
옮긴이
김진방은 서울대학교에서 경제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듀크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조교수로 재직했고, 현재 인하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경제학의 역사와 방법을 연구해 왔으며, 경제체제 및 기업제도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전자와 관련된 연구로는 <Jevons’s curve fitting>, <Newmarch, Cairnes and Jevons on the gold question>, <The technique of comparative-statistic analysis in Whewell’s Mathematical Expositions> 등이 있다. 최근 ≪위기 이후 한국자본주의≫(공저), ≪재벌의 소유구조≫ 등을 저술했다.
차례
해설
지은이에 대해
제1장 서론
제2장 쾌감과 고통의 이론
제3장 효용 이론
제4장 노동 이론
제5장 분배 이론
제6장 지대 이론
제7장 자본 이론
제8장 맺음말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거듭된 숙고와 탐구를 통해 나는 얼마간 새로운 의견에 다다랐다. 줄여 말하면, 가치는 전적으로 효용에 달려 있다. 하지만 여전히 유력한 의견은 효용보다 노동을 가치의 기원으로 삼는다. 노동이 가치의 원인이라고 단언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그 반대를 보여 주려 한다. 우리가 가진 상품의 수량에 따라 그것의 효용이 달라지는 자연 법칙을 조심스럽게 추적하기만 하면 우리는 만족스러운 교환 이론에 다다르게 된다.
-25~2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