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뮤지엄 하이브리드

AI가 바꾼 뮤지엄, 하이브리드로 진화하다
예술, 기술, 인간, 비인간의 경계가 허물어진 동시대 뮤지엄의 변화 양상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AI, 알고리즘, 인터랙션 기술을 통해 전시와 작품은 역동적 존재로 변화하고, 관람자는 단순한 감상자가 아니라 데이터 제공자이자 창작의 주체로 진화한다. 상상의 뮤지엄 개념부터 디지털 생태계, 테크노사이언스, 협력 네트워크, 공동 생산 구조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뮤지엄이 사회와 기술, 문화 속에서 어떻게 하이브리드화되고 있는지 풀어낸다.
특히 AI 도입 이후 진정성과 창작의 의미가 어떻게 재구성되고 있는지를 살피며, 창의적 경험과 참여 중심의 새로운 뮤지엄 모델을 제시한다. 더 이상 뮤지엄은 과거의 전시관이 아니라, 디지털과 현실, 예술과 기술, 개인과 사회가 교차하는 복합적 공론장이다. 그 전환의 미학과 철학, 실천을 총체적으로 담아낸 가이드다.

뮤지엄이 AI와 기술 융합을 통해 창의적 공동 생산 공간으로 진화하는 과정을 탐구한다. 디지털 전환과 함께 새롭게 등장한 문화 생태계와 예술의 미래를 조망하는 책이다.

최경희
일민미술관과 인문학박물관에서 뮤지엄 업무를 시작으로, 이후 애니메이션박물관에 재직하며 문화체육관광부의 ‘박물관 · 미술관 발전 유공’ 장관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애니메이션박물관 관장을 맡고 있다. 경기대 미술학사, 홍익대 미술대학 석사, 강원대 영상문화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뮤지엄 연구물로 “뮤지엄의 하이브리드화 연구”(2025), “뮤지엄의 기술적 현상”(2023), “행위자ᐨ네트워크 이론(ANT)을 통한 뉴 뮤지엄의 변화 연구”(2021) 등이 있다.

뮤지엄의 하이브리드화

01 뮤지엄 패러다임 전환
02 뮤지엄과 테크노사이언스 관계망
03 경계 넘어, 뮤지엄의 뮤지엄
04 AI와 알고리즘의 작품 생성
05 NFT 예술 플랫폼과 컬렉션
06 고전 작품의 가상세계 재현
07 데이터의 흐름과 사이버네틱 예술
08 예술의 향유와 공동 생산의 주체적 기관
09 맞춤형 큐레이션 및 능동적 큐레이팅
10 창의적 행위와 경험 가치의 하이브리드 뮤지엄

디지털 작품은 단순히 오브제로 배치되고 보여주는 것이 아닌, 다양한 매체를 통해 공유되어 우리 일상과 밀접해진 디지털 문화 예술의 중심이 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생성 예술은 작품의 제작 의도와 가치에 새로운 해석의 층위를 부여하며, 예술을 소유하고 사유하는 방식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나아가 AI와 인간의 협업은 예술 표현의 영역을 확장시키며, 창작 주체성에 대한 전통적 개념에 도전하고 있다. 또한 개인화된 수많은 컴퓨터 프로그램 사용은 대중의 접근성을 크게 확장시켜 예술 창작의 민주화를 촉진하게 되었다. 이러한 대중 참여의 확산은 창작과 감정적 교류를 통해 더욱 풍부한 문화 예술을 만들어 가는 방향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01_“뮤지엄 패러다임 전환” 중에서

아트 앤드 컬처는 이제 단순한 디지털 아카이브를 넘어 AI를 활용한 사용자의 큐레이션 참여와 콘텐츠 재구성을 장려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Art Palette는 색감 유사성을 기반으로 작품을 추천하며, Art Selfie는 AI가 자신의 얼굴 이미지를 분석해 유사한 고전 초상화나 전 세계 유명한 인물을 찾아준다. 또한 Art Transfer는 사용자의 사진을 명화의 화풍으로 변환하고, Blob Opera는 사용자의 조작만으로 AI가 오페라 음악을 생성하는 창작형 콘텐츠다. AR 기반의 Pocket Gallery는 공간 제약 없이 스마트 기기를 통해 전 세계 작품을 수집해 나만의 갤러리를 만들어 보고, AI 추천 시스템은 사용자의 검색 패턴을 분석해 개인화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한다.
－03_“경계 넘어, 뮤지엄의 뮤지엄” 중에서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은 2019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사후 500주년을 맞이해 그의 대표작인 〈모나리자〉(1503∼1506경)를 가상현실로 체험할 수 있는 〈모나리자-비욘드 더 글라스〉(2019)를 제작했다.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모나리자〉를 감상하기 위해 파리의 루브르를 찾아가지만 수많은 인파로 인해 실질적으로 편안하고 집중해 작품을 감상하기는 쉽지 않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루브르에서는 모나리자와 더 가까워지고,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이 작품을 통해 표현하고자 한 바를 관람자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VR 전문개발사와 협력으로 가상공간에 모나리자를 재현했다. VR 영상은 복잡한 전시장을 떠나 관람자가 오롯이 혼자 관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작품의 내러티브를 구성해 반영했다. 작품의 서사는 〈모나리자〉 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시작으로 다빈치가 그린 실제 여성을 만나는 설정으로 해 시간 여행을 하게 된다. 살아 움직이는 모나리자를 구현하기 위해 주변 환경을 재현했고, 의상과 머리 스타일의 제작 과정과 스푸마토(Sfumato) 기법을 보여주기도 한다.
－06_“고전 작품의 가상세계 재현” 중에서

뮤지엄의 하이브리드화는 다양한 구성 개체들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이해관계와 갈등으로 다차원적인 변화의 과정을 통해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이 나오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문화 예술의 민주적 절차를 실천하는 것으로 사용자 참여를 확대해 가고, 반면 사용자는 권력을 확대해 가는 특정 세력을 견제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뮤지엄은 균형을 잡아가기 위한 문제를 극복하고, 보편성과 타당성을 확보해 가야 한다. 뮤지엄이 민주적 가치와 포용성을 실천하는 공간으로 변모해 가고 있지만, 오랜 전통으로 인한 권력 관계, 계층적 구조로 인한 정치적 공간으로 변질되기도 해 민주적 대화의 가능성을 제한하는 역설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관의 관행적인 관습을 벗어나, 뮤지엄 스스로 내재된 권력 구조와 미학적 규칙, 공동 가치의 실천을 드러내어 다양한 목소리와 해석이 공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09_“맞춤형 큐레이션 및 능동적 큐레이팅”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