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아동 청소년 문학 교육에는 그들의 이야기를 담은 문학텍스트가 필요하다.
학생들이 문학 수업에 바라는 것은 주체적인 참여와 자신들의 현실을 반영한 흥미 있는 문학작품의 선정이다. 지금의 문학 수업은 학생들이 직접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처음부터 박탈된다. 문학작품의 작가와 성향 그리고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가 이미 참고서나 교사에 의해 주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문학작품 역시 “학생들에게 맞추어진 것이 아니라, 기성세대들이 정해 놓은 이데올로기적 작품들이 전부”다. 학생들의 생활을 반영한 작품, 같은 수준의 학생들의 작품, 학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작품은 철저히 배제되어 있다. 이러한 파행적인 문학 수업과 획일적인 문학작품의 선정으로 학생들은 문학이라는 장르를 소위 “전문가만의 것”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이러한 문학 수업이 계속되면 결국 학생들은 스트레스로 가득 찬 학습 기계로 전락하고 교사는 불행한 지배자나 수업 기술자가 되며 문학은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아동 청소년 문학 교육은 대화와 토론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문학작품의 읽기는 명령이 아니다. 문학교육은 대화와 토론이 되어야 한다. 모든 사람들의 문학 체험이 똑같지 않고, 하나의 텍스트에서 다양한 반응들이 나올 수 있다. 이것이 유익한 토론의 소재가 되어 타인의 다양한 시각을 알게 된다. 그로 인해 자신의 이해와 경험이 확대되어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다. 그러므로 문학을 통해 타인, 타민족, 타문화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문학은 현실에서 벗어나 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삶과 현실 속에서 구체적으로 반추되는 것이다. 문학과 현실과의 괴리를 좁혀 가는 것이 바로 문학 교육의 목적이다.
독일 문학 작품을 사례별로 살피며 청소년 문학 교육 연구의 갈 길을 제시한다.
이 책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아동·청소년 문학교육이 가장 잘 정립되어 있는 독일의 사례를 다양하게 소개한다. 국내 출판 시장에 독일의 아동 혹은 청소년 문학의 작가와 작품은 상당히 많이 소개되었다. 독일 아동·청소년 문학에 대한 독자나 출판사의 관심도 지대하다. 대학에서도 독일 아동 및 청소년 문학에 관해 연구하는 인력도 많아졌고 관심도 매우 높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 독일 아동·청소년 문학에 관한 이론서는 전무한 실정이라 이 책의 출간은 더욱 반갑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국내 독일 아동 및 청소년 문학 연구자를 위해 이 책은 학제 간 연구를 통해 문학 연구의 지평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동안의 외국 문학 연구는 이론을 무분별하게 수용함으로써 낯선 이론의 더미만 쌓아 가는 기이한 현상을 야기했다. 아동·청소년 문학 연구는 수용자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으며, 학문적 특성상 이론과 실제의 조화가 중요시되며 그 속성상 학제적이고 국제적인 연구가 강한 분야여서 문학 교육 현장에서 우리의 입장과 시각을 주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분야다.
200자평
청소년 문학교육에는 그들의 이야기를 담은 텍스트가 필요하다. 기성세대들이 정해놓은 이데올로기적 작품으로 획일적인 문학교육을 강요하는 현재의 문학교육은 학생들을 점점 문학과 멀어지게 만들 뿐이다. 이 책은 세계에서 아동·청소년 문학 교육이 가장 잘 정립되어 있다는 독일의 교육 방법을 소개한다. 국내에 가장 많이 번역되어 있는 독일 아동·청소년 문학 작품을 사례별로 살피며 독일 문학 연구의 방법론을 제시한다. 다양한 학제적 연구를 통해 우리의 청소년들에게 맞는 문학 교육을 정립할 것을 촉구한다.
지은이
김정용은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독어교육과를 졸업하고 독일 보훔(Bochum)대학교에서 독문학과 연극영화학을 연구해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독일 현대문학의 이해≫(공저, 서울대학교 출판문화원), ≪브레히트의 연극 세계≫(공저, 열음사), ≪세계연극 239선≫(공저, 연극과 인간), ≪독일어권 문화 II≫(공저, 서울대학교 출판문화원)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외된 폰 호르바트의 ≪비엔나 숲 속의 이야기≫(성균관대학교 출판부), ≪백남준. 비디오 예술의 미학과 기술을 찾아서≫(궁리)가 있다. 현재는 독일 문학과 독일 연극뿐만 아니라 독일 청소년 문학과 독서 연구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독어교육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차례
머리말
제1장 독일 아동·청소년 문학의 개념 정의와 특성
1. 독일 아동·청소년 문학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다양한 개념들
행위 및 상징 시스템
2. 교육 위탁과 자율 사이에서
아동·청소년 문학 시스템의 두 가지 본질
조정의 역할
사회화로부터 자율로
3. 독일 아동·청소년 문학의 경향
사실주의적 아동·청소년 문학
환상적 아동·청소년 문학
사회적 환상
4. 독일 아동·청소년 문학의 특성
수용자 중심의 문학
문학적 가치
교육적 가치
제2장 아동·청소년 문학의 장르
1. 아동 소설
사실주의적 아동 소설
환상적 아동 소설
현실에 가까운 아동 소설
2. 청소년 소설
제3장 아동·청소년 문학작품 분석
1. 미뇽의 구원받은 자매: 요하나 슈피리의 ≪하이디(Heidi)≫
종교적 작가
≪하이디≫와 아동의 독서 욕구 고려
≪하이디≫-종교적 경험을 배경으로 한 심리학적 소설
≪빌헬름 마이스터≫에 나타나는 등장인물의 모범
2. 아동문학의 고전: 에리히 케스트너의 ≪에밀과 탐정들≫
신즉물주의적 기법
≪파비안≫과의 비교
3. 상호 문화적 청소년 문학: 라피크 샤미의 ≪한 줌의 별빛≫
상호 문화적 청소년 문학 연구 단초
≪한 줌의 별빛(Eine Hand voller Sterne)≫에 나타난 상호 문화성
제4장 아동·청소년 문학 교육과 연구
1. 매체 시대의 아동·청소년 문학과 독서, 문학 교육
2. 아동·청소년 문학을 활용한 ‘행위 및 생산 지향적 문학 교육’
두 명의 선구자: 레싱과 캄페
개혁 교육
아나 크뤼거의 “형상화 시도”
1970년대 동시와의 창의적 만남
아동·청소년 책과의 행위 및 생산 지향적인 만남
열린 수업
생산적 방법의 유형
3. 독일 청소년 문학 교육과 국내에 수용된 독일 청소년 문학
정전의 문제
독일 청소년 문학에 관한 문학 교수법적인 논의
한국에 수용된 독일 청소년 문학
설문 조사
4. 청소년 문학과 외국어 교육
외국어 교육과 문학
외국어 교육에서의 청소년 문학
청소년 문학 선정
5. 아동·청소년 문학의 연구 분야
아동·청소년 문학 번역 연구
아동·청소년 문학의 매체적 변형 연구
아동·청소년 문학의 이미지 연구
제5장 독일 아동·청소년 문학의 활성화
참고 문헌
지은이에 대해
책속으로
1.
아동청소년문학은 전통적인 문학 텍스트보다 독서의 즐거움을 더 많이 제공해준다. 전통적인 문학정전은 작가와 작품 분석에 치중해 학생들의 주체적인 참여와 자율적인 수용을 저해한다. 그들의 성장, 정체성 문제 등이 반영된 작품을 선정해 읽히고 교육해야 한다.
2.
아동 문학은 번역된 외국 문학을 통해서도 우리말 표현의 아름다움과 적절함을 배울 수 있는데, 자구에 충실한 번역은 아동이 이런 기회를 완전히 박탈당한 채 생경한 표현에 노출되기가 쉽다. 현재 국내의 출판시장에 번역, 소개되어 있는 다양한 아동·청소년 번역 문학작품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과 비평은 시급하고도 중요한 연구 과제다.
3.
전체 텍스트 읽기의 측면에서도 아동·청소년 문학이 문학 교육에서 갖는 역할은 매우 크다. 이미 문학 교육에서 조각난 텍스트로 이루어진 국어 교과서나 문학 교과서로는 학생들을 문학작품과 친숙한 독자로 만들 수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독일에서도 많은 교사들과 아동·청소년이 조각난 읽기 교과서를 통한 독서보다는 전체 텍스트 읽기에 더 많은 관심과 흥미를 가져, 그 결과 읽기의 효과가 더 크다는 설문 조사가 발표된 적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