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단순하고 직관적인 그림과 수학적 언어가 융합한 커뮤니케이션 모형
이 책은 전기전자 공학의 고전이며, 디지털 정보통신의 이론적 기원이기도 한 The mathematical theory of communication(Shannon, C. E. & Weaver, W. Urbana, IL: University of Illinois Press, 1963)을 완역한 것이다. 농담 삼아 고전(古典)을 ‘누구나 읽고 싶어 하지만 어느 누구도 읽지는 않는 책’이라고 정의하는데, 아마도 본서야말로 이 정의에 상당히 부합한다. 주지하다시피 언론학은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신생 학문이기에 초창기 언론학 모형들은 모두 언론학자가 아닌 다른 분야의 학자들이 만들고 제안한 것들이고, 언론학적 현상을 바라본 어떤 학문분과의 연구 모형일 수밖에 없었다. 가장 최초의 모형이 바로 공학자(engineer)인 섀넌이 정초하고 위버가 해석적 논평을 달아 둔 ‘수학적 커뮤니케이션 이론’일 것이다.
“S(송신자)→M(메시지)→C(채널)→R(수신자)”로 요약되는 클로드 섀넌의 통신모형
인간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가에 대한 기본 모형을 제공하였다. 섀넌 모형의 가장 큰 장점은 많은 사람들이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호소력이 큰 모형’과 ‘어려운 수학적 언어’가 결합된 수학적 커뮤니케이션 이론을 공학적 커뮤니케이션과 인간 커뮤니케이션이 동일하지 않다는 이유로 무시하는 언론학자들도 있다. 이는 언론학의 영역에서 ‘기계’ 혹은 ‘인공지능’의 영역을 배제시켜, 공학적 커뮤니케이션에서의 풍요로운 이론적 성과를 스스로 거부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융합’과 ‘소통’이 강조되는 시대다. 세간에서는 ‘인문학적 상상력’이 강조되지만, 우리에게 더 절실한 것은 ‘공학적 상상력’이 아닐까 싶다. 적어도 사회과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이라면 인문학적 상상력뿐 아니라 공학적 상상력도 필요할 것이다.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면 현실의 문제를 이해하기 어렵다. 전자적 커뮤니케이션이 어떠한 원리로 이루어지는가를 이해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가 공학자여서가 아니라, 공학적 근본원리가 전자적 커뮤니케이션의 잠재적 가능성과 한계를 알려 주기 때문이다.
200자평
수학적 커뮤니케이션 이론이란? 인간과 사회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수학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최초의 언론학 모형이다.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어떻게 이해하나? 신호의 전송 과정으로 본다. 수학 언어 사용의 장점은? 모형을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공학적 커뮤니케이션의 풍부한 이론적 성과가 인간 커뮤니케이션 이론을 더 발전시킨다. 동시에 전자적 커뮤니케이션의 잠재적 가능성과 한계도 알 수 있다.
지은이
클로드 섀넌(Claude E. Shannon, 1916∼2001)
미국의 수학자이자 공학커뮤니케이션 이론가로서, 디지털의 아버지로 불린다. 정보이론의 창시자로, 엔트로피와 확률론을 이용하여 송신기에서 수신기로 정보를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전송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였다. 섀넌은 최초로 0과 1의 2진법, 즉 비트(bit)를 통해 문자는 물론 소리·이미지 등의 정보를 전달하는 방법을 고안하였다. 섀넌의 이론은 전화·텔레비전·컴퓨터 네트워크 등 오늘날 광범위하게 이용되는 정보통신의 핵심 원리를 제공했을 뿐 아니라, 유전자 분석 등 다양한 분야의 토대가 되었다. 서양장기를 두는 기계의 가능성을 이론적으로 증명한 인공지능 연구의 선구자이기도 하다. 벨연구소의 연구원과 MIT의 교수를 역임했다.
워런 위버(Warren Weaver, 1894∼1978)
미국의 수학자이며, 다양한 분과 과학자들과의 네트워킹을 통해 융합을 시도한 과학행정가이기도 하다. 칼텍과 위스콘신대학교의 교수였으며,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 기간에는 다른 과학자들과 함께 미국의 전쟁 승리를 위한 과학 연구를 수행하였다. 전후 록펠러재단이나 과학 관련 정부기관들에서 일하면서 다양한 학문분과의 융합 연구를 계획하고 감독했다. 클로드 섀넌의 수학적 커뮤니케이션 이론으로 인간과 사회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설명할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여 초기 언론학자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섀넌의 커뮤니케이션 이론이 언론학자들에게 알려진 것은 위버의 노력 덕분이다. 또한 위버는 사이버네틱스의 관점에서 기계번역의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옮긴이
백영민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서 학사를,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에서 석사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아넨버그스쿨(Annenberg School for Communication)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조교수를 거쳐 현재 연세대학교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 연구 관심사는 수용자 조사와 여론조사, 계량적 연구방법론이다. Journal of Communication, Communication Research, New Media & Society, Journal of Broadcasting and Electronic Media, ≪한국언론학보≫ 등 여러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했다. 저서로 『R를 이용한 사회과학데이터 분석 기초편』(2015)이 있고, 역서로 『수용자 진화』(2013, 공역), 『국민의 선택: 대통령 선거 캠페인 기간에 유권자는 지지 후보를 어떻게 결정하는가』(2015), 『클라우드와 빅데이터의 정치경제학』(2015)이 있다.
https://sites.google.com/site/ymbaek/
차례
옮긴이 서문
지은이 서문
감사의 글
1부 수학적 커뮤니케이션 이론 ∙클로드 섀넌
서문
01 이산형 무잡음 시스템
02 유잡음 이산형 채널
03 연속형 정보
04 연속형 채널
05 연속형 정보원의 속도
2부 수학적 커뮤니케이션 이론에 대한 최근 연구 ∙워런 위버
01 일반적인 분석적 커뮤니케이션 연구 상황에 대한 서론
02 A 수준의 커뮤니케이션 문제
03 세 수준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들 사이의 관계
첨부
책속으로
커뮤니케이션의 근본적 문제는 특정한 한 시점에서 선택된 메시지가 다른 한 시점에서 정확하게 혹은 근사적으로 재생산되는가 여부다.
_1부 “서문” 중에서
①정보원은 최종 수신처로 전송될 메시지 혹은 일련의 메시지들을 만들어 낸다.
②송신기는 특정한 방식으로 채널을 통해 전송될 수 있는 신호로 메시지를 바꾸는 장치다.
③채널은 송신기로부터 수신기로 신호를 전달하는 데 사용되는 매체에 불과하다. 채널은 전선이나 광케이블 다발이기도 하며, 라디오 주파수 대역이나 빛의 파장이기도 하다.
④일반적으로 수신기는 정확하게 송신기의 반대 역할, 즉 신호를 통해 메시지를 재구성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⑤최종 수신자는 메시지가 타깃으로 삼고 있는 사람(혹은 사물)을 지칭한다.
_1부 “서문” 중에서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단어는 하나의 정신(mind)이 다른 정신에 영향을 미치는 전 과정을 포괄하는 매우 광대한 의미로 사용되었다. 커뮤니케이션은 구어(口語)와 문어(文語)를 포함하는 것은 물론이고, 음악, 미술작품, 연극, 발레 등과 같은 실제 모든 인간 행위를 포함한다. 어떤 연결 관계(connections)의 경우 커뮤니케이션을 더 넓게 정의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이를테면 특정한 메커니즘(이를테면 비행기항로를 추적하여 가능한 향후 종착지가 어디일지를 계산하는 자동장치)이 다른 메커니즘(이를테면 이 비행기를 추정하는 유도 미사일)에 영향을 주는 과정 역시도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_ 2부 01“일반적인 분석적 커뮤니케이션 연구 상황에 대한 서론” 중에서
커뮤니케이션 이론에서 정보(information)라는 말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방식의 정보와 절대로 혼동되지 말아야 할 특별한 뜻으로 사용된다. 특히 정보는 의미(meaning)와 절대로 혼동되지 말아야 한다.
_ 2부 02 “A 수준의 커뮤니케이션 문제” 중에서
추천글
과학 지식의 발전 속도는 엄청나게 빠른데,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에 지울 수 없을 정도로 큰 영향을 끼친 글은 그다지 많지 않다. 50년이 훌쩍 넘었지만, 커뮤니케이션 이론에 관한 『수학적 커뮤니케이션 이론』은 그 몇 안 되는 글 중 하나다. 이 글은 혁명적인 저작이며, 놀라울 정도의 통찰력이 담겨 있고, 여전히 오늘날 현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 리처드 블라헛(일리노이대학교 교수), 브루스 헤이젝(일리노이대학교 교수)
이 책은 물리학자와 공학자들에게는 물론 생물학자와 심리학자에게도 통찰력을 전달해준다.
-《타임스(The Times)》
커뮤니케이션과 관련된 응용 분야에 직접적으로 관심이 있는 물리학자라면 당연히 이 책을 읽어야만 한다. 만약 이 서평을 쓰고 있는 저자처럼 커뮤니케이션 관련 분야에 별 관심이 없는 물리학자라고 하더라도 이 책에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정말 흥미로운 책이다.
-《영국응용 물리학보(British Journal of Applied Physics)》
분절된 물리학 분과들을 멋지게 융합시킨 이론서다. 위버 박사는 물리학의 성과를 어의학( 語義學, semantic)과 화용론(話用論, pragmatics)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중요한 제언 을 던져준다.
-《철학평론(Philosophical Review)》
복잡한 메시지와 이를 전송하기 위한 용량을 측정할 수 있는 보편적 방법은 이 책에서 시 작했다. 섀넌은 전 세계 과학자들과 공학자들에게 형언할 수 없이 중요한 수학적 방법을 제안해 주었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