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미셸 트랑블레는 ‘퀘벡 프랑스어’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캐나다 작가 중 가장 유명한 작가다. 최근 20년간 가장 뛰어난 몬트리올 극작가로 꼽히며 1992년 몬트리올저널연극그랑프리 수상 외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한다. <시누이올케들>은 그의 데뷔작이다.
제르멘이 경품에 당첨된다. 이 경품을 수령하는 방식이 좀 번거롭다. 당첨 대가로 받은 우표를 우표책에 붙여야 경품과 교환할 수 있다. 붙여야 할 우표가 무려 백만 장이다. 제르멘은 딸, 시누이, 시누이의 어머니는 물론 이웃 여자들을 모조리 불러 모아 우표 붙이기 작업에 돌입한다. 경품을 받아 집을 새단장할 꿈에 부풀어. 그녀들의 수다가 시작되고, 고된 삶에 대한 한탄이 쏟아진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녀들의 마음에는 제르멘에 대한 시기와 질투가 자리잡는다. 이윽고 난투가 벌어지고 여자들만의 소규모 축제는 엉망진창으로 끝난다. 백만 장의 우표가 허공에 날리며 체념한 듯한 여자들의 노랫소리가 들려오는 가운데 막이 내린다.
이주 여성, 특히 노동자 계급 여성 공동체의 속성을 보여 준다. 이들은 이 공동체를 벗어나새로운 삶을 찾고 싶어 한다. 하지만 현실적 한계에 부딪쳐 공동체를 벗어나려는 이들의 시도는 매번 좌절된다.
개인과 공동체의 갈등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작가 특유의 섬세함으로 미묘하게 드러냈다. 무대장치와 공간, 소품 사용을 통해 주제를 강화하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트랑블레의 극작 특징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200자평
‘퀘벡 프랑스어’를 구사하는 캐나다 작가 가운데 가장 유명한 작가, 미셸 트랑블레의 데뷔작이다. 살림살이 고만고만한 여자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한 마을에서 제르멘이 엄청난 경품에 당첨된다. 경사를 축하하려고 모인 이웃 여자들의 마음에 시기와 질투가 자라고 그녀들 사이에 끝에 난투가 벌어진다.
지은이
미셸 트랑블레는 1942년 6월 25일, 몬트리올에서도 주로 이민자들과 노동자들의 구역인 몽-루아얄 플라토(le plateau de Mont Royal)의 파브르(Fabre) 거리에서 노동자의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많은 여자들에게 둘러싸여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파브르 거리에서 한 지붕에 13명의 세 가족이 살았던 어린 시절, 그는 할머니, 어머니와 함께 문학적인 삶을 공유했다. 이런 분위기는 훗날 작가에게 매우 소중한 문학적 열정의 밑받침이 되었다. 트랑블레는 첫 번째 희곡 <기차(Le train)>(1964)로 라디오 캐나다(Radio-Canada)에서 수여하는 젊은작가상을 수상했으며 이 덕택에 그는 1968년부터 국가로부터 지원을 받게 된다.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인 두 번째 극작품 <여자 동서들>이 1968년 몬트리올 리도 베르 극단(Theâtre du Rideau Vert)에서 초연된 이후 그는 퀘벡 작가로서 명성을 떨치기 시작한다. 이후 그는 문학적 경력을 쌓으면서 수많은 상을 거머쥔다. 1970년과 1972년에 각각 <여자 동서들>과 <영원히 당신을, 당신의 마리 루(A toi pour toujours, ta Marie-Lou)>로 갈라메리타스(Gala Meritas)상을, 1972년, 1973년, 1974년, 1975년, 1978년, 1986년에 차머스어워드(Chalmers Award)를, 1974년 생 장 바티스트 학회에서 그의 작품 전체에 수여한 빅토르 모랭(Victor-Morin de la societe Saint-Jean-Baptiste)상을, 1975년 캐나다 영화 축제에서 최고시나리오상을, 1975년에는 <호산나(Hosanna)>로, 1976년에는 전체 작품으로 온타리오에서 수여하는 리외트낭 구베르뇌르(Lieutenant-gouverneur)상을, 1981년 <생 앙주 학교의 테레즈와 피에레트(Therese et Pierrette a l’ecole des Saints-Anges)>로 프랑스 퀘벡(France-Quebec)상을, 1984년 <공작부인과 평민 남자(La Duchesse et le roturier)>와 <에두아르의 이야기들(Des nouvelles d’Edouard)>로 퀘벡 파리(Quebec-Paris)상을, 1988년 작품 전체로 아타나즈 다비드(Athanase-David)상을 수상했다. 또한 1984년에는 프랑스 정부로부터 프랑스문학예술기사(Chevalier de l’Ordre des Arts et des Lettres de France)로 임명되기도 한다. 연극 분야에서도 최근 20년간 가장 뛰어난 몬트리올 극작가로 자타가 공인하기에 이르렀고, 1989년 몬트리올서적그랑프리를, 1992년 몬트리올저널연극그랑프리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옮긴이
이선형은 성균관대학교 불문과 및 동대학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김천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연극을 통한 치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연극예술치료학회 회장, 한국연극치료협회 이사,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이사, 극단 ‘삼산이수’ 상임 연출로 활동하고 있다. 동화 ≪곰팡이 빵≫(2010), ≪용기 없는 감잎≫(2012), ≪셈 아저씨≫(2015)를 출간했다. 주요 저서로는 ≪연극·영화로 떠나는 가족치료≫(공저, 2010), ≪프랑스 현대연극의 이론과 실제≫(2007), ≪예술 영화 읽기≫(2005), ≪연극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2013)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영상 예술 미학≫(2009), ≪공연 예술의 기호≫(2008), ≪이미지와 기호≫(2004), ≪지하철의 연인들≫(2003), ≪각색, 연극에서 영화로≫(2002) 등이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예술 치료를 위한 ‘은유’의 개념과 기능에 대한 소고>(2012), <연극 치료와 몸>(2011), <예술 치료를 위한 역할 개념 연구>(2010), <퀘벡 연극, 변방과 중심−로베르 르빠주의 ‘안데르센 프로젝트’를 중심으로>(2010), <‘대머리 여가수’에 나타난 언어의 문제: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2009), <외국 연극 수용의 현대적 흐름>(2008) 등이 있다.
차례
나오는 사람들
1막
2막
해설
지은이에 대해
미셸 트랑블레 작품 목록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리즈: 난 운도 없지, 정말 운도 없어! 항상 머리에 똥을 뒤집어쓴다니까! 이 찌꺼기 같은 삶에서 벗어나고 싶었어! 크레스제에서 일하면서 병이 도진 거야! 내 삶에서 무슨 일이든 일어났으면 했어, 알겠어, 무슨 일이든 일어났으면 했다고! 예쁜 옷, 멋진 차, 예쁜 집을 갖고 싶었어! 난 등에 걸칠 식당 유니폼밖에 없었어! 항상 가난했고 살기가 너무나 팍팍했어. 변화가 필요했단 말야! 내가 싸구려라는 거 알아, 하지만 거기서 탈출하고 싶었어! 난 세상에 뒷문으로 들어왔지만 앞문으로 나가고 싶었어! 아무도 날 방해할 수 없어! 날 멈추게 할 수 없다고! 린다, 넌 훗날 내가 옳았다고 할걸! 이삼 년만 기다려 봐. 그러면 나 리즈는 다른 사람이 될 거야. 돈도 갖게 될 거고, 알겠어?
9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