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술탄 왕비, 도냐 카탈리나 데 오비에도
술탄은 카탈리나의 미모와 성품에 반해 그녀를 왕비로 맞고자 한다. 어린 시절 포로로 잡혀 술탄의 하렘에 들어오기까지 숱한 강제와 회유에도 자신의 종교를 굳건히 지켜온 카탈리나, 술탄의 청혼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술탄은 그녀가 신념을 지킬 수 있도록 배려한다. 기독교식 이름도, 복장도 모두 허용한다. 그녀가 원한다면 기독교인 포로도 놓아주겠다고 한다. 술탄의 관대함을 백성들은 기적이라 부른다. 평화가 찾아오자 신실한 기독교 신자 도냐 카탈리나 데 오비에도는 무슬림의 나라에서 위대한 술탄 왕비라 칭송받는다.
클라라와 셀린다, 위기의 연인
해적의 습격으로 클라라가 잡혀가자 연인 람베르토가 그녀를 뒤쫓는다. 클라라가 금남 구역인 술탄의 하렘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람베르토는 여장을 한 채 ‘셀린다’라는 이름으로 하렘으로 숨어든다. 남몰래 사랑을 이어 가던 연인에게 위기가 닥친다. 술탄이 셀린다를 후궁으로 낙점한 것. 클라라는 술탄 왕비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놓는다.
≪돈키호테≫로 근대문학의 장을 연 세르반테스의 희곡을 초역으로 소개한다. 작가 자신의 포로 경험이 녹아 있는 극작품 가운데 가장 수준 높은 희곡이라 평가받는다.
200자평
≪돈키호테≫의 작가 세르반테스의 희곡이다. 술탄의 사랑은 무슬림과 기독교, 화해할 수 없을 것 같던 두 종교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기적을 가능케 한다. 레판토해전에 참전했다가 포로로 잡혀 고초를 겪은 세르반테스의 실제 경험이 창작의 바탕을 이루었다.
지은이
미겔 데 세르반테스 사아베드라(Miguel de Cervantes Saavedra)는 1547년 9월 29일 마드리드 인근 알칼라 데 에나레스(Alcala de Henares)에서 탄생했다. 아버지는 하급 귀족 출신 외과 의사였지만 경제적으로 무능해 가족은 궁핍한 생활을 해야 했다. 어린 시절에 대해 자세히 알려진 바는 없으나 예수회 계열의 학교를 다니면서 인문 교육을 받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젊어서부터 글재주가 있었던지 19세 때인 1566년부터 시를 썼으며, 나름대로 인정도 받았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작가를 지망하지는 않았다. 몰락한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기 때문인지 세르반테스는 젊은 시절부터 출세 지향적이었다. 세르반테스는 군인으로 성공하기 위해 베네치아에 주둔한 스페인 군대에 지원 입대한다. 그리고 1571년에는 모든 유럽의 시선이 쏠린 레판토 해전에 참전한다. 세르반테스는 이 전투에서 가슴과 왼손에 총상을 입고 평생 왼손을 쓰지 못하고 ‘레판토의 외톨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장애인으로 더 이상 군인으로서 출세가 어려웠기에 28세가 되던 1575년 제대를 결심하고 사령관들의 추천서를 가지고 고국으로 향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출항 6일 만에 해적의 습격을 받고 포로가 되어 알제리로 끌려갔다. 네 번이나 탈출을 시도해 모두 실패하고 그때마다 혹독한 처벌을 받았다. 5년 만에 겨우 포로 생활을 마친 세르반테스는 1580년 귀국한다. 1584년 37세의 나이로 19세의 카탈리나 데 살라사르(Catalina de Salazar)와 결혼한 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한 호구지책으로 시와 희곡, 소설 등을 쓰기 시작한다. 1585년 첫 소설 ≪갈라테아(Galatea)≫가 스페인 문단에서 상당한 호평을 받지만 경제적인 도움은 되지 못했다. 58세 되던 1605년 ≪재치 있는 시골 귀족 돈키호테 데 라 만차(El Ingenioso Hidalgo Don Quijote de la Mancha)≫를 출간한다. 이 작품은 전 유럽에서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다. ≪돈키호테≫의 성공 이후 다른 사람들은 인생을 정리할 나이인 58세에 가장 왕성한 창작기를 맞이해 많은 작품을 집필한다. 이런 집필 활동은 말년까지 이루어져, 1613년 12편의 중편소설이 담긴 ≪모범 소설집≫이 출판된다. 그리고 1614년에는 시집 ≪파르나소로의 여행(Viaje del Parnaso)≫을 출판한다. ≪돈키호테≫ 1부의 성공을 목도한 세르반테스는 ≪돈키호테≫ 2부를 인세 계약하고 경제적인 이익을 기대했다. 그러나 1년 후인 1616년 그는 병에 걸리고 만다. 병석에서도 계속 글을 썼으며 유작인 ≪페르실레스와 시히스문다≫를 탈고하고, ≪돈키호테≫ 2부의 성공을 끝내 보지 못한 채, 1616년 4월 23일 사망한다. 같은해 4월 23일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도 사망한다. 유네스코는 1995년부터 세계인의 독서 증진을 위해 두 거장의 사망일인 4월 23일을 ‘세계 책의 날’로 제정했다.
옮긴이
김선욱은 서울 출생으로 고려대학교 서어서문학과와 동대학원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고, 스페인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국립대학교(Universidad Complutense de Madrid)에서 스페인 연극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고려대학교에서 강의하며 스페인과 중남미 연극에 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으며, 스페인과 라틴아메리카의 연극을 번역하고 무대에 올리는 한편 드라마투르그(문학 감독)와 연극 평론가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공연 예술≫(공저), ≪작품으로 읽는 스페인 문학사≫(공저) 등과 역서로 ≪누만시아≫, ≪살라메아 시장≫, ≪푸엔테오베후나≫, ≪죽음 혹은 아님≫ 등 다수가 있다. 논문으로는 <연극사 각 시대별 연기 양식 비교 연구: 음악적 대사의 연극적 재현의 역사>, <르네상스와 바로크 과도기 시기 스페인 연극의 관객: 또레스 나아로를 중심으로>, <20세기 라틴아메리카 연극과 연극 축제> 등과 평론으로 <젊은 작가와 극단의 재기발랄한 놀이: 극단 이상한 앨리스의 변기 속 세상>, <사회적 폭력에서 잉태된 개인의 폭력, 그리고 그 치유에 대한 희망: ‘주인이 오셨다’의 텍스트 구조와 의미>, <‘마호로바’의 미덕: 그 구조와 연기 앙상블> 등 다수가 있다. 이외에도 <번역극의 드라마투르그 임무와 역할>과 같은 연극에 관련된 많은 문화 칼럼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차례
나오는 사람들
1막
2막
3막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루스탄: 젊은이들아 목소리를 높여라.
위대한 카탈리나 왕비님 만세!
왕비님께서는 위대한 술탄 왕비님이자 기독교인이시고,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영광스럽고 영예로우신
국가와 조국의 명예이십니다.
신이시여, 왕비님의 희망을
정당하고 신성하게 이루어 주시어,
왕비님의 자유와 기억에 관한
새롭고 진정한 역사가 써지게 해 주소서.
17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