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스펜서의 진화 사상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단순성(homogeneity)에서 복잡성 (heterogeneity)으로 가는 법칙이 전 우주의 모든 것에 보편적으로 적용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천지 창조뿐만 아니라 동물의 진화, 인류의 진화, 그리고 사회의 진화까지도 모두 이 법칙의 적용을 받는다고 보았다. 그리고 이렇게 환경이 단순함에서 복잡함으로 변화하면서 동식물뿐만 아니라 인간, 그리고 사회도 이에 적응을 통해 복잡해진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단순성, 복잡성은 하등, 고등 혹은 열등, 우등의 개념으로 간주할 수 있으며, 이는 진화가 자연의 선택 결과일 뿐, 하등, 고등의 정도와는 무관하다고 본 다윈의 생각과는 차이가 있다. 그리하여 스펜서의 진화론은 환경의 적응도에 따라 생물의 진화 정도에 차이가 있다는 프랑스의 초기 진화 사상가 라마르크의 생각과 더 가깝다고 평가받고 있다.
200자평
찰스 다윈은 과연 혼자서 진화론을 발명했는가? 그렇지 않다. 다윈에 앞서 ‘진화’, ‘적자생존’이라는 말을 사용한 사상가가 있었다. 바로 허버트 스펜서다. 스펜서는 19세기 초중반 유럽의 비교생물학, 지리학을 흡수해 생물 개체와 종뿐만 아니라 지표면, 태양계, 인간 문명, 인종이 단순성에서 복잡성으로 향하는 진보 과정에 있다고 보았다. 개화기 동아시아의 사회 진화론은 바로 스펜서의 철학이었다.
지은이
허버트 스펜서는 19세기를 대표하는 영국의 사상가다. 빅토리아 시대에 활약한 그는 주 활동 분야인 사회학과 정치철학뿐만 아니라 인류학, 심지어는 당시 형태를 갖춰 나가던 진화론을 비롯한 생물학에도 큰 족적을 남겼다. 한국에서는 주로 20세기 초반 서유럽에서 유행했던 사회 진화론의 시조로 알려져 있다.
옮긴이
이정훈은 서울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캘리포니아대학 샌디에이고 캠퍼스(UC San Diego)에서 수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존스홉킨스대학 박사 과정에서 공부했다. 역서로는 아이리스 장(Iris Chang)의 ≪Thread of the Silkworm≫을 번역한 ≪중국 로켓의 아버지 첸쉐썬≫ (2013, 역사인) 등이 있다.
차례
진보의 법칙과 원인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그래서 이런 유기체적인 진보의 법칙이 모든 진보의 법칙임을 주장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연속된 분화를 통해 간단한 것에서 복잡한 것으로 가는 진화(evolution)는 지구의 발전에서 생명의 발전, 혹은 사회, 정부, 공업, 상업, 언어, 문학, 과학, 예술의 발전에 이르기까지 모두 동일하게 적용된다. 태초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우주적 변화부터 최근에 나타난 문명의 결과까지, 우리는 단순한 것들이 복잡한 것으로 변화하는 것에서 진보가 본질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