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한국동화문학선집’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00명의 동화작가와 시공을 초월해 명작으로 살아남을 그들의 대표작 선집이다. 지식을만드는지식과 한국아동문학연구센터 공동 기획으로 7인의 기획위원이 작가를 선정했다. 작가가 직접 자신의 대표작을 고르고 자기소개를 썼다. 평론가의 수준 높은 작품 해설이 수록됐다. 깊은 시선으로 그려진 작가 초상화가 곁들여졌다. 삽화를 없애고 텍스트만 제시, 전 연령층이 즐기는 동심의 문학이라는 동화의 본질을 추구했다. 작고 작가의 선집은 편저자가 작품을 선정하고 작가 소개와 해설을 집필했으며, 초판본의 표기를 살렸다.
최영재의 동화에서 두드러지는 특성은 ‘언어유희’다. 그는 말의 의미는 물론이고 언어 사용의 상황과 재미를 살려서 작품에 활용했다. 음성과 문자를 자유자재로 요리하는 것이 그만의 장점이다.
최영재는 아이들을 발달 단계별로 잘 파악하며 단편동화, 장편동화, 그림책, 동시까지 다방면으로 쉬지 않고 창작 활동을 한 작가다. 그의 동화는 실제 아이들이 주인공들에게 곧바로 감정이입을 할 수 있도록 캐릭터가 살아 있고 아이들의 연령에 따라 꼭 필요한 발달과업을 주제나 에피소드로 작품에 잘 드러냈다.
결론적으로 최영재는 발달단계에 맞는 언어유희를 잘 파악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기본적으로 의식과 무의식을 담아내는 언어 활용을 잘하는 작가다. 이는 문자를 사용해서 세상과 소통하고, 할 말을 다하는 작가로서 축복받은 일이다.
200자평
최영재는 197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쳇바퀴와 다람쥐>가 당선되며 등단했다. 그의 동화에서 두드러지는 특성은 ‘언어유희’다. 말의 의미는 물론이고 언어 사용의 상황과 재미를 살려서 작품에 활용했다. 이 책에는 작가의 특성이 잘 드러난 <지금이 좋아요>를 포함한 14편의 단편이 수록되었다.
지은이
194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1977년 ≪기독교 교육≫에서 동시 <기도할 때>로 가작 입선했다. 이듬해인 197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쳇바퀴와 다람쥐>가 당선되었다. ≪별난 가족≫, ≪축구 국민학교≫, ≪우리 좋으신 선생님≫, ≪말하는 숲≫ 등 수많은 책을 펴냈으며, 1988년 제11회 한국동화문학상, 1995년 제5회 어린이가 뽑은 올해의 작가상, 1998년 제3회 박경종 아동문학상, 2009년 황조근정훈장을 받았다.
해설자
1977년 경기도 여주에서 태어났다. 건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박사 수료 후 대학에서 글쓰기와 (아동)문학 관련 강의를 하면서 박사 논문을 준비 중이다. 계간 ≪아동문학평론≫ 2006년 봄 호를 통해 <옛이야기 그림책에서 찾는 한국 아동문학의 희망?이상교 글, 한병호 그림 <도깨비와 범벅장수>를 중심으로>가 당선되어 아동문학 평론가로 등단했다.
차례
작가의 말
대바구니 스키
앞니 세 개
지금이 좋아요
대통령의 말 한마디
물건
아파트의 문패
들녘과 민들레
현재 스코어 5:5
숲 속 가족 이야기
청국장
호박꽃도 꽃이죠
탈주범과 이발사
미루나무와 사과나무
약 오르지?
해설
최영재는
황혜순은
책속으로
1.
“그래, 미래의 세계에 가 보았니?”
“예.”
달구는 대답을 했지만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달구야. 몇 년 뒤의 세계였느냐?”
“5백 년이었어요.”
“과학이 무척 발달하여 살기가 편하였지?”
“아니어요.”
달구의 대답에 팽 박사는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그럼, 원시시대가 살기에 더 재미있더냐?”
“그것도 아니어요.”
“그럼, 어디가 좋았단 말이냐?”
달구는 벌떡 일어나더니 큰 소리로 대답하였습니다.
“지·금·이·좋·아·요!”
<지금이 좋아요> 중에서
2.
“길거리에 깨진 병을 버린 사람들이 잘못이오. 당신들도 나처럼 맨발로 땅을 디뎌 보시오. 발바닥으로 스며 올라오는 땅숨이 온몸에 퍼지면 몸이 날아가는 기분이외다. 내 병이 나았다는 것 여러분이 다 알지 않소. 이참에 맨발로 다닐 수 있는 맨발 길을 우리 손으로 만들어 봅시다. 맨발이 공짜로 주는 건강을 다 받자고요. 어허허.”
그리하여 주민들은 동네 골목은 물론 큰 거리까지, 내 집 앞을 닦듯이 매일 쓸고 닦고 하였습니다.
모두들 그저 싱글벙글이었습니다. 여태껏 무심히 구두를 신고 걸어가던 자리에 맨발로 서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웃음이 절로 나왔습니다.
어이구 시원하다, 어매 시원한 거.
<청국장>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