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정변어, 중국의 말을 열다
점정변어, 중국의 말을 열다
동진의 화가 고개지가 완적과 혜강의 인물화를 그린다. 눈동자를 찍지 않았다. 이것이 뭔가? 그가 대답한다.
“點睛便語. 눈동자를 찍으면 그림이 살아 말하려 한다.”
그림이 말을 하면 그림이 말이 된다. 그것은 그림이 아니다. 그림의 말은 보는 이의 것이다. 오늘의 중국이 그렇다. 역사의 중국이지만 과거의 중국이 아니다. 여기 중국의 말을 여는 10권의 책을 소개한다. 그것은 그들을 보는 우리의 말이다.
속설 동진의 화가 고개지는 부채에 완적과 혜강의 인물화를 그려 주며 눈동자를 찍지 않았다. 고개지가 남긴 한마디는 점정변어(點睛便語)다. ‘눈동자를 찍으면 곧 살아서 말하려 한다’는 뜻이다. 당대의 심오한 회화론을 간결하고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일화다. 심약이 이 책에 담은 이야기 52조는 가히 동진과 유송 시대 명사들의 점정(點睛)이 되는 언행이라 할 만하다. 심약 지음, 김장환 옮김 |
중국의 출판 산업 2001년 중국은 WTO에 가입하면서 출판 산업을 개혁한다. 보수적이고 관료적인 국영 출판사 체제에서 독립화, 사업화, 그룹화라는 세 가지 큰 틀로 변하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개혁 의지는 출판 산업의 비약적 발전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불투명한 출판 시스템과 불법 복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건웅 지음 |
사시전원잡흥 도연명을 능가한다고 평가되기도 하는 남송의 시인 범성대. 벼슬에서 물러나 고향에서 은거하며 전원을 체험했다. 이것을 1년이라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로 지었다. 이렇게 완성한 전원시 60수에는 전원의 한적한 풍경, 농촌의 정겨운 인심, 절기에 따른 농촌의 풍속, 전원생활의 즐거움, 농사일의 고달픔, 사회의 모순이 담겨 있다. 다양한 내용을 소박하게 다룬다. 범성대 지음, 서용준 옮김 |
소강 시선 소강은 양나라의 2대 황제인 간문제다. 한편으론 당시 가장 큰 문학 집단을 이끌면서 궁체시를 발전시킨 주역이다. 다양한 제재로 수백 편의 시를 지은 시인으로 더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 이 책에서는 그의 문학성이 빛나는 독창적인 시를 42수 뽑았다. 여성적 관능미 구현, 여성의 원정 표현, 주변 사물의 즉흥 묘사, 불교적인 구도 세계라는 네 가지 주제로 분류했다. 소강 지음, 정근희 옮김 |
화간집 천줄읽기 사의 풍격이 잘 드러나는 최초의 문인 사집이다. 섬세한 운율과 여성적 기교로 그린 사랑 이야기 100여 수를 맛볼 수 있다. 농후한 색채와 아름다운 문사로 여성들의 자태와 사랑의 정서를 주로 노래한 만당 최고의 사인(詞人) 온정균, 그와 이름을 나란히 하는 위장을 비롯해 문인 18인의 사를 고루 실었다. 오늘날 전하는 대부분의 사가 바로 이 책에 수록되어 있다. 온정균 외 지음, 홍병혜 옮김 |
강재시화 천줄읽기 100여 종 400여 권의 저작을 남긴 명말청초의 사상가 왕부지는 너무나 가난했다. 저술에 필요한 종이와 붓을 친구에게 빌렸다. 그렇게 궁핍의 세월을 견디며 남긴 주옥같은 시론이다. 시가의 창작, 비평, 감상 원리가 오롯이 담겨 있다. 왕부지의 시론과 시학 연구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은 옮긴이가 내공을 발휘, 핵심 부분을 골라 국내 최초로 역주를 시도했다. 왕부지 지음, 조성천 옮김 |
중국 애니메이션의 이해 과거 중국 애니메이션은 독특한 소재와 제작 방식으로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점차 쇠퇴해 국제사회에서 잊혀졌다. 현재는 예전 명성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애니메이션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뿐만 아니라 실질적 지원 정책도 펴고 있다.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중국 애니메이션의 이모저모를 소개한다. 김진영 지음 |
중국 영상산업 계약과 실제 영상산업에서 계약은 왜 중요한가? 기획, 제작, 배급 등 모든 분야에 적용되는 원칙이기 때문이다. 중국 영상산업의 문제는 뭔가? 국가 정책에 의존해 세부 계약 체계가 불완전하다. 방안은? 중요 내용이 완비된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다. 영화진흥위원회가 한국 영화의 중국 진출을 도울 실질적 지침을 제공한다. 류닝·장칭 지음, 임현욱·김지희 옮김 |
중국의 담론 연구 담론 연구는 언어 자료 분석에 그치지 않는다. 사회문화 전반을 다루며 사회 내 권력관계에도 주의를 기울인다. 중국에서도 담론 연구는 활발하다. 특히 동서양의 신문 자료를 상호 비교하는 비판적 담론 연구가 자리 잡고 있다. 레즈 저널리즘이 대표적이다. 이 책을 통해 중국 언론학을 보다 폭넓게 이해할 수 있다. 주민욱 지음 |
중국 고전의 커뮤니케이션 중국 고전에 나타난 커뮤니케이션 속성을 정리한다. 이를 관류하는 사상의 추출은 한국적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뿌리 찾기 작업의 일환이다. 사서삼경, 갑골문(甲骨文), ≪주역≫, ≪논어≫, ≪맹자≫, ≪장자≫ 분석을 통해 중국 고전과 커뮤니케이션학의 관계를 살펴본다. 한국적 커뮤니케이션 연구의 대상과 방법에 대한 윤곽을 잡을 수 있다. 이범수 지음 |
2839호 | 2016년 1월 19일 발행
점정변어, 중국의 말을 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