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 육필시집 청노새 우는 언덕
2623호 | 2015년 6월 6일 발행
전쟁 나무 한 그루
전쟁 때 심은 애기 나무가
지금은 의젓한 어른이 되어
하늘을 덮고 있다
나무 심은 아이도
어느새 할배가 되어
여기 전쟁나무에 추억을 걸어 놓고
백발로 이야기 끈을 꼬고 있을 때
눈물보다 더 많은
새들이 날아와
흘러간 세월을
쪼아 먹고 있었다
≪김철 육필시집 청노새 우는 언덕≫, 178~179쪽
애기는 어른이 되고
아이는 할배가 되었다.
추억이 된 전쟁,
새들이 세월을 쪼아 먹던 동안
우리는 어디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