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책
친구와 책
괴테는 ≪젊은 베르터의 슬픔≫ 첫머리에 이렇게 적었다. “베르터처럼 억누를 수 없는 마음의 동요를 가진 분들은 그의 슬픔에서 위안을 얻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만일 여러분이 운명적으로 혹은 자신의 허물로 가깝게 지내는 친구가 없다면, 이 작은 책 한 권을 여러분의 친구로 삼으시기 바랍니다.” 새해 친구로 삼을 새 책 7권을 소개한다.날씨도 추운데, 친구란 많을수록 좋은 거 아닌가.
젊은 베르터의 슬픔 유럽의 젊은이들은 베르터의 복식과 말투를 흉내 내며 이 소설에 열광했다. 소설의 결말을 좇아 베르터처럼 자살하는 이들도 생겨나 ‘베르터 효과’라는 말이 만들어졌다. 실연의 상처를 간직한 청년 베르터의 고뇌는 보수적인 계급사회의 한계에 부딪치면서 비극적 결말로 치닫는다. 작가를 넘어서 하나의 문화가 된 대문호 괴테의 대표작이자 독일 질풍노도 문학의 대표작이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이영남 옮김 |
헤다 가블레르 귀족 집안 출신인 헤다 가블레르는 뭇 남성들의 구애를 뿌리치고 성실한 학자 테스만과 결혼한다. 안정된 가정을 꾸렸지만 그녀는 결혼 생활에 지루함을 느낀다. 그런 그녀 앞에 과거 연인이었던 뢰브보르그가 나타난다. 연극사에서 가장 극적인 여성 인물로 꼽히는 헤다 가블레르는 어머니, 아내가 아닌 한 개인으로 남고 싶어 하는 전형적인 페미니스트의 모습을 보여 준다. 헨리크 입센 지음, 조태준 옮김 |
냉소 물려받은 은행에서 명색뿐인 은행장으로 일하는 기요시는 속된 현실에 실망한다. 한자리에서 세태를 마음껏 비웃어 줄 생각으로 시대와 보조를 맞추지 않은 괴짜 멤버들을 모으기 시작한다. 1910년 나가이 가후를 신인 작가로 주목받게 한 사상 소설이자 그의 삶과 정신이 담긴 고백 소설이다. 피상적인 서양화와 근대화에 열을 올리던 근대 일본 사회에 일침을 가한다. 나가이 가후 지음, 인현진 옮김 |
베로나의 두 신사 우정과 배반, 사랑과 용서의 이야기가 이탈리아 베로나를 무대로 펼쳐진다. 연인과 친구를 배신하고 공작의 딸에게 구애하는 프로테우스, 친구의 배신으로 영지에서 쫓겨나 산적 두목이 된 발렌타인, 두 사람의 재회로 극적 긴장은 최고조에 달한다. 셰익스피어는 이 작품에서 ‘모험 애정극’의 전형을 보여 주며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갈등의 실타래를 해피엔드로 풀어 나간다.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김종환 옮김 |
소강 시선 소강은 양대(梁代)에 가장 큰 문학 집단을 이끌면서 궁체시(宮體詩)를 발전시킨 주역이다. 연구가 편파적으로 이루어진 것에 더해 지금까지 그에 대한 연구는 거의 전무했다. 이 책은 소강의 염정시를 여성적 관능미를 구현한 시와 여성의 원정을 표현한 시로 나누어 살펴보고, 주변 사물을 즉흥적으로 묘사한 영물시와 구도의 세계를 노래한 불리시를 소개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소강 지음, 정근희 옮김 |
금오신화 울분으로 가득 찬 현실을 살았던 김시습. 환상으로 가득 찬 ≪전등신화≫를 즐겁게 읽고, 그 내용을 빌려와 자신의 울분을 이 책에 담았다. 용어나 지명에 대한 풀이는 물론 전고와 표현의 유래를 알려 주는 각주가 245개, 각 작품에 대한 현대적 감상은 물론 그간의 국내외 번역과 연구 현황까지 포함한 해설이 37쪽 분량이다. 한 권으로 끝내는 ≪금오신화≫. 김시습 지음, 이승수·서미화·김민혁·이춘희·이소연·민선홍 옮김 |
후습유와카집 헤이안 시대의 네 번째 칙찬 와카집을 국내 최초로 소개한다. 전체 1218수 중 140수를 정선해 옮겼다. 국풍 문화를 되살리고 왕권을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시라카와 임금이 명령을 내리고 후지와라노 미치토시(藤原通俊)가 편찬한 와카집이다. 자연을 바라보는 참신한 시각과 여성 가인들의 정감 넘치는 표현, 신선한 가어들로 새로운 취향을 개척한 와카들을 만날 수 있다. 후지와라노 미치토시 지음, 최충희 외 15인 옮김 |
2990호 | 2019년 1월 8일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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