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를 위하는 의사의 대화법
병원에서 중환자실은 의사소통이 가장 필요한 영역이지만 실제로는 의사소통 면에서 가장 큰 난관에 봉착하는 곳이다. 의료진과 환자 간 현실에 대한 격차가 가장 크게 발생한다. 중환자실에서 커뮤니케이션은 매우 중요하다. 기계에 맡겨 버리는 의료적 현상의 남용을 막고 인간 중심의 의료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붙잡아 주는 결정적 끈이기 때문이다.
‘중증 환자 치료 대화’, ≪환자를 위하는 의사의 대화법≫, 19쪽.
중환자는 어떤 상태인가?
자력으로 숨 쉬거나 먹고 말할 수 없다. 그래도 삶에 대한 의지마저 상실하진 않는다.
삶의 의지는 무엇으로 확인하나?
커뮤니케이션 욕구다. 무원고립의 느낌을 가장 힘들어한다.
무엇을 커뮤니케이션하길 원하나?
자신이 얼마나 이 상태로 있어야 하는지, 자신의 상태가 어떠한지다. 누구도 자세히 설명해 주지 않는다.
의사가 답해 줘야 할 문제 아닌가?
의사는 질병의 호전 여부에 관심이 쏠려 있다. 의료진과 환자가 공통 현실을 찾지 못하는 것이다.
의사가 환자에게 다가가려면?
환자의 이름을 부르며 말을 걸어라. 치료 공간과 현재 시간, 치료 목표와 계획 같은 정보를 오해 없도록 알려야 한다.
의사와 환자는 언제 멀어지나?
의사가 환자의 말을 주의 깊게 듣기보다 앞서 말할 때다. 대화할 때 환자를 불안하게 하거나 일방적 지시를 해도 그렇다.
이런 불편한 상황은 왜 생기는가?
환자를 치료하는 데 가장 중요한 도구가 언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화 기술이 부족한 탓이다. 의사와 환자의 관계 문제에서 발생하기도 한다.
관계 개선을 위한 방법은?
원론적으로 말할 수밖에 없다. 올바른 입장으로 환자에게 다가서는 능력, 적절한 대화 기법을 구사하는 능력, 의사와 환자의 공통된 현실을 찾는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
어떤 대화가 의사를 힘들게 하나?
까다로운 환자나 그 가족을 대할 때다. 환자가 중요한 치료나 환자 의지가 요구되는 치료를 거부하면 의사는 의욕을 잃는다. 결국 환자와 공통 현실을 찾지 못하고 불만족스러운 상태에서 뒤로 물러선다.
환자 가족이 도울 수는 없나?
가족이 중병진단을 받으면 환자보다 더 놀라거나 충격받는다. 속수무책의 입장에서 벗어나기를 기대할 뿐이다. 비이성적 반응을 보일 수도 있고 비난이나 공격적 태도를 나타내기도 한다.
의사는 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나?
가족을 넓은 의미의 의료팀으로 수용하고 긴밀한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의료 커뮤니케이션의 특성은 환자 가족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의사의 노력에 달렸다는 것이다.
가족이 성공적으로 의료팀에 합류하려면?
의사는 가족이 환자에게 접근하기 전에 미리 정보를 전달해 가족의 충격을 완화한다. 신중하되 희망이 담긴 간결한 말로 소통한다.
이 책, ≪환자를 위하는 의사의 대화법≫은 무엇을 다루는가?
이 땅의 많은 의료인은 커뮤니케이션 교육을 받아 본 적이 없다. 온전히 자기 경험에 의지해 고군분투하며 터득한다. 이 책은 의료 상황별 커뮤니케이션 가이드라인을 정리했다. 임상 현장에서 곧바로 적용할 수 있다.
당신은 누구인가?
우상수다. 성균관대학교 학부대학 초빙교수다.
2822호 | 2015년 12월 15일 발행
병이 낫는 대화법
우상수가 쓴 ≪환자를 위하는 의사의 대화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