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분단이라는 괴물을 넘어설 새로운 평화의 원칙을 세운다
적대적 분단 체제가 다시 강화되고, 강대국들의 힘의 정치가 한반도를 위협하고 있다. 한미 동맹에 의존하는 길, 민족주의에 호소하는 길만으로는 더 이상 한반도의 미래를 열 수 없음이 명백해졌다. 낡은 외교안보 담론이 길을 잃은 지금, 우리는 어떤 사상으로 진정한 평화 공존과 공동 번영의 길을 모색할 수 있을까? 이 책은 기존의 틀을 넘어선 새로운 사상적 대안으로 ‘새 공화주의’를 제안한다.
‘비지배 자유’에서 ‘비지배 평화’로
이 책은 신공화주의의 핵심 개념인 ‘비지배(non-domination)로서의 자유’를 국제관계로 확장한 ‘비지배 평화’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이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를 넘어, 강대국의 자의적 권력에 종속되지 않고, 모든 국가가 서로를 평등하게 존중하는 국제 질서를 의미한다. 국익 우선주의와 패권 경쟁의 시대에, 이 책은 국가 간 관계에 새로운 규범을 세우고 국제 관계의 근본적인 민주화를 촉구하는 담대한 사유 실험을 펼친다.
‘시민국가’와 ‘아시아 공화권’이라는 새로운 상상력
이 책은 한반도 평화의 길을 구체적으로 모색하며, 사상적 논의를 현실적 대안으로 발전시킨다.
이기호는 제6공화국이 왜 ‘공화주의 없는 공화국’으로 전락했는지 진단하고, 그 대안으로 지역 주권과 연방제에 기반한 ‘시민국가론’을 제안한다. 이는 국가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국경을 넘는 로컬과 시민들의 연대를 통해 새로운 국제 질서를 아래로부터 만들어 가자는 혁신적 구상이다. 구갑우는 신공화주의의 ‘비지배’ 개념을 한반도에 적용, 핵 시대의 평화를 상상하고 설계하기 위한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다. 또한 내란과 탄핵이라는 극심한 국정 공백 상태에서 한국의 외교 정책이 어떻게 표류했는지 분석하며, 시민이 참여하는 ‘한반도 미래 공론화위원회’ 설립을 제안한다.
분단 체제라는 괴물을 넘어 진정한 평화 공존과 공동 번영의 길을 모색하는 이 책은 우리에게 익숙했던 국제관계의 문법을 전복하고 새로운 아시아를 상상하게 하는 나침반이 될 것이다.
200자평
적대와 힘의 논리에 갇힌 한반도 평화에 ‘새 공화주의’라는 길을 제시한다. 타국의 자의적 지배를 거부하는 ‘비지배 평화’의 원칙을 국제관계로 확장하고, 시민국가와 아시아 공화권이라는 새로운 상상력으로 분단 체제를 넘어서려 한다.
지은이
이기호
한신대학교 교수.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동 대학원 정치학 박사. 도시 간 협력을 통한 평화와 동북아 시민사회에 대한 연구를 해왔다. 최근에는 공화주의와 시민국가론을 공부하면서 동아시아공동체의 담론을 제기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아시아 정치변동과 사회운동의 변화』(2010, 공저), Reconciling and Divided States(2022, 공저), Complexity, Security and Civil Society in East Asia(2015, 공저) 등이 있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연구 분야는 평화 연구, 국제정치경제, 북한외교다. 지은 책으로는 『비판적 평화연구와 한반도』(2007), 『국제관계학 비판』(2008) 등이 있고, 논문으로는 “탈식민적 분단국가의 재생산: 남북한과 아일랜드-북아일랜드의 사회적 장벽 비교”(2012), “북한 핵 담론의 국제정치”(2017), “평창 ‘임시평화체제’의 형성 원인과 전개”(2018), “북한의 ‘우리 국가제일주의’ 담론의 계보학”(2024), “신공화주의적 평화의 길”(2025) 등이 있다.
차례
새 공화주의 대안 기획을 시작하며 v
머리말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길 vii
01 공화주의와 제6공화국
제7공화국을 위한 시론
서론 1
공화주의에 대한 재성찰: 민주주의 구출하기 4
대한민국 공화주의의 역사적 배경: 개벽사상과 개화사상 9
제헌 헌법에 나타난 민주공화국과 국가 폭력의 모순성 20
제6공화국의 문제와 시민 사회의 구조적 전환 28
맺음말: 공화주의의 걸림돌과 디딤돌 43
참고문헌 50
02 신공화주의적 평화의 길
국제 정치적, 한반도적 상상 또는 설계
문제 설정: ‘비지배로서의 평화’ 55
규범적, 규제적 이상으로서 비지배 평화: 이론적 도약 62
규범적, 규제적 이상으로서 비지배 한반도: 이론의 적용 83
한반도 핵 시대, 한반도 평화의 향방과 설계: 무엇을 할 것인가? 93
참고문헌 105
03 탄핵정국과 외교정책
새 공화주의적 외교정책을 위한 몇 가지 제언
문제 설정: 탄핵 정국과 외교 정책 115
탄핵 소추안의 외교 정책적 쟁점 118
탄핵 정국 속에서의 외교 정책 124
몇 가지 제언: 결론에 대신하여 160
참고문헌 165
04 공화주의적 시민국가론을 위한 시론
민중주의와 지역주권 그리고 아시아 공화권
머리말 171
신공화주의 국가론의 재구성 175
시민국가론의 배경과 개념 188
시민국가의 구성: 지역 주권과 연방제 197
아시아 공화권 : 분단 체제의 극복과 남방 외교 203
맺음말 210
참고문헌 215
책속으로
21세기 들어서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것은 민주주의의 실패와 국가의 실패다. 특히 G7, G20라고 불리는 이른바 선진국들의 실패가 뚜렷하다. 민주주의의 위기는 제도적 결함에 있지 않다. 문제는 오히려 미국의 트럼프와 한국의 윤석열에서 볼 수 있듯이 제도적 권리의 남용에 있다. (…) 법이 부여하는 권력을 무기로 삼는 현실은 민주주의가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공화주의를 다시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_머리말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길” 중에서
공화주의를 재활성화하고 본래의 정치를 복원하는 것은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적대감에 기초한 마음의 분단과 경제적 양극화 그리고 불안정한 민주주의를 본래의 궤도로 정상화시키는 데 결정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난 3세기에 걸쳐 논쟁이 되고 있는 새로운 공동체 곧 국가 체제와 그 바탕이 되었던 우리 맥락의 공화주의를 재성찰함으로써 1987년 체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유효성이 다해 가는 제6공화국의 새로운 전환을 위한 성찰의 근거를 제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_”공화주의와 제6공화국” 중에서
탄핵 정국과 제국의 폭정이라는 이중고 속에서 한국의 외교 정책은 다양한 행위자들의 각개 약진으로 나타났다. 과도 정부는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를 추구하면서도 미국의 강제에 순응했다. (…) 과도 정부와 의회가 익숙한 한미 동맹 중심의 외교 정책을 생각한 반면, 시민 사회는 한미 동맹의 조정이 포함된 북미 관계의 개선을 통한 한반도 평화의 길을, 기업은 미중 다툼 속에서 계산을 통한 생존의 길을 모색했다.
_”탄핵 정국과 외교 정책” 중에서
반복되고 누적되는 광장의 정치적 경험, 생활 속의 공론장, 지역과 도시를 연결하는 민회의 확산 등은 하나의 국가가 어떻게 공화국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가를 보여 주는 살아 있는 실험이 된다. 그것은 더 나은 정치를 위한 상상력의 회복이며, 정의로운 공동체를 위한 감각의 회복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시민국가는 공화국의 미래를 말하는 단어이자 우리가 함께 다시 구성해 나가야 할 공동의 과제다.
_”공화주의적 시민국가론을 위한 시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