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언어의 미래, 인간과 기계의 경계에서
AI 통·번역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WHO의 국제회의 실험처럼 오역과 지연, 맥락 상실로 치명적 혼선을 낳을 수 있다. ‘브루나이 다루살람’이 ‘더 브라운 러셀’로, ‘하마스’가 ‘미합중국’으로 번역된 사례는 기술이 아직 인간의 직관과 섬세함을 대체하지 못함을 보여 준다. 언어는 단순한 단어의 치환이 아니라 문화, 정서, 뉘앙스가 결합된 복합체이기에, 중요한 순간일수록 인간 통·번역의 가치가 더욱 빛난다.
이 책은 기계 번역의 역사에서 출발해 현재의 한계와 가능성을 짚고, 앞으로 통·번역 전문가가 어떤 새로운 역할을 맡아야 할지를 다룬다. AI를 활용한 협업 모델, 오역의 위험과 윤리적 쟁점, 교육 현장의 변화, 산업 전망까지 폭넓게 탐구하며, 기계와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한다. 기술의 편리함에 매몰되지 않고, 언어를 매개로 신뢰와 공감을 형성하는 인간의 고유한 힘을 되새기게 한다. 언어의 본질과 통·번역의 의미를 다시 묻는 사유의 여정을 담았다.
200자평
AI 번역은 빠르지만, 맥락과 뉘앙스를 놓치며 위험을 낳는다. 이 책은 인간 통·번역의 고유한 가치와 AI와의 협업 가능성을 조명하며, 언어의 본질과 미래 소통의 방향을 성찰한다. 인공지능총서. aiseries.oopy.io에서 필요한 인공지능 지식을 찾을 수 있다.
지은이
진실희
중앙대학교 국제대학원 전문통번역학과 한영전공 주임교수다.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학사)과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했으며,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에서 통번역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9년부터 정부, 연구소, 외국계 기업, 방송, 국제기구를 비롯한 다양한 기관과 국제회의 현장에서 25년 이상 정부대표단 협상, 국제기구 회의 등 수천 건의 통·번역 과제를 수행했다. 2021~2023년 한국통번역사협회(KATI) 회장을 역임했고 2025년 현재 한국번역학회(KATS) 연구이사, 학술지 《T&I Review》와 《통역과 번역》의 편집위원이다. 2020년 한국번역학회(KATS) 정기우수논문상을 받았다. ICT를 활용한 통역 교육과 교육공학이 주요 연구 분야이며, AI 시대에 요구되는 새로운 역량과 교육, 혁신 서비스 개발에 대한 연구논문을 국내외 저널(A&HCI, SSCI, SCOPUS, KCI)에 발표하고 있다. 2018년 중앙대학교 전문통번역학과 교과과정개편사업의 책임연구원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교과 개편을 주도했다.
차례
AI 시대, 통·번역의 새로운 패러다임
01 AI 통·번역 기술의 역사와 현재
02 인간 통·번역과 AI 통·번역의 차이점
03 AI 통·번역 사용 시 유의점
04 인간 통·번역이 필요한 경우
05 AI와 통·번역 전문가의 협업 모델
06 AI 시대, 통·번역 전문가의 새로운 역할
07 AI 통·번역과 윤리의 문제
08 AI 통·번역과 교육의 변화
09 미래의 통·번역 산업 전망
10 통·번역의 새로운 가능성
책속으로
컴퓨터가 처음 등장한 20세기 중반부터 인간은 언어 장벽을 기계로 허물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품었다. 1954년 미국에서 열린 조지타운(Georgetown)-IBM 시연은 러시아어 문장을 영어로 자동 번역해 내며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 초기 기계 번역 시스템은 일련의 규칙 기반 프로그램으로, 사람이 입력한 문법 및 사전 규칙에 따라 작동했다. 그러나 어휘 수가 몇백 개에 불과했던 이 실험은 잠재력을 보여 준 동시에 기계 번역이 얼마나 어려운 과제인지를 드러냈다.
-01_“AI 통·번역 기술의 역사와 현재” 중에서
AI 번역의 흔한 오역 유형에는 문맥을 잘못 해석하는 오류, 다의어나 중의적 표현을 잘못 옮기는 오류, 존댓말 등 어조를 부적절하게 사용하는 오류, 문화적 차이를 반영하지 못해 발생하는 오류, 원문 의미의 일부를 빼먹거나 반대로 지어내는 오류 등이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각각 사례를 통해 볼 때 사소한 웃음거리에서 그치기도 하지만, 때로는 중대한 의미 왜곡으로 이어져 큰 혼란이나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AI 번역 결과물을 사용할 때는 이런 대표적인 오류 유형을 유념해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AI 번역기 사용자들이 번역 전·후 체크리스트를 참고하면 유용할 것이다.
-03_“AI 통·번역 사용 시 유의점” 중에서
통역사와 번역사가 갖춰 온 핵심 역량들은 AI 시대에 다시 조명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통·번역 전문가들은 뛰어난 언어 감각과 문화적 통찰력, 주제 분야에 대한 지식, 문체 적응 능력, 실시간 판단력 등을 발휘해 왔다. 이제 이러한 세부 역량들을 재조합해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언어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어 기계 번역의 도움으로 번역 초안을 신속히 얻을 수 있게 되자, 번역가는 그 초안을 토대로 내용을 창의적으로 각색하는 ‘트랜스크리에이터’로 활약할 수 있다.
-06_“AI 시대, 통·번역 전문가의 새로운 역할” 중에서
AI 시대에는 번역 그 자체뿐 아니라 AI를 돕는 언어 데이터 가공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 예를 들어 번역사들이 AI 학습용 코퍼스를 정제하거나 번역 품질을 평가하는 작업에 참여하는 등, 데이터 라벨링과 AI 피드백 분야로 역할을 넓히는 경우가 많아졌다. 과거에는 번역물이 산출물의 전부였다면, 이제는 AI를 위한 양질의 언어 데이터 구축도 중요한 비즈니스가 된 것이다.
-09_“미래의 통·번역 산업 전망”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