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성장의 공식이 붕괴된 시대, AI로 재편하는 도시의 생존 전략
대한민국은 더 이상 성장하는 도시를 전제로 설계될 수 없는 시대에 들어섰다. 인구 감소는 일시적 위기가 아니라 되돌릴 수 없는 상수다. 인구가 줄어든 도시는 상점, 병원, 교통이 차례로 무너지는 ‘생활 사막’으로 변해 간다. 이 책은 바로 이 현실에서 출발한다. 과거의 개발 중심 도시 모델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으로 도시를 유지하고 재생할 것인가를 묻는다. 저자는 그 해답을 기술, 특히 AI와 데이터 기반 시스템에서 찾는다. 디지털 트윈과 AI는 비용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대체 수단이다. 노동력이 사라지는 시대에 기술은 인력을 대체하고, 사후 복구 비용보다 훨씬 저렴한 사전 예방 시스템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데이터는 정치적으로 어려운 결정을 가능하게 만드는 근거이자 방패가 된다. ‘데이터가 그렇게 말한다’는 객관성은 도시의 구조조정을 실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 된다.
이 책은 기술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다. 오히려 기술이 배경으로 사라지는 ‘배경 기술(Ambient Technology)’의 개념을 강조한다. 고령자가 스마트폰을 다루지 않아도, 전화 한 통이면 이동과 의료 서비스가 연결되는 도시. 복지와 기술이 결합해 보이지 않게 작동하는 시스템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도시의 핵심이다. 화순군이라는 구체적 사례를 통해, 지방 소멸의 최전선에서 벌어지는 실험을 집요하게 추적한다. 만원 주택, 100원 택시, 스마트 농업 등은 단순한 정책이 아니라 AI와 결합될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모델이 된다. 이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일본, 유럽, 미국의 축소 도시에도 적용 가능한 보편적 해법으로 확장된다.
결국 이 책이 제시하는 미래는 ‘스마트 축소’다. 도시는 더 이상 무한히 확장되지 않는다. 대신 핵심 기능을 집약하고, 나머지는 자연으로 돌려보내며, 데이터와 플랫폼으로 연결된다. 감과 경험에 의존하던 행정은 데이터와 시뮬레이션 기반의 ‘예측형 거버넌스’로 전환된다. 인구가 줄어드는 시대에도 도시는 살아남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이 책은 이렇게 답한다. 기술과 결합한 도시는 더 작지만, 더 똑똑하게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이다.
200자평
인구 감소는 되돌릴 수 없는 현실이다. 성장 중심의 도시 모델이 붕괴된 지금, 도시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AI와 데이터 기반 기술을 통해 도시를 재생하는 새로운 해법을 제시한다. 디지털 트윈과 예측 시스템은 인력 부족을 대체하고, 사전 예방으로 비용을 줄인다. 화순군 사례를 통해 복지와 기술이 결합된 ‘배경 기술’ 도시 모델을 보여 주며, 도시의 미래를 ‘스마트 축소’라는 전략으로 재정의한다. AI문고. aiseries.oopy.io에서 필요한 인공지능 지식을 찾을 수 있다.
지은이
국창민
AI 기반 도시재생 컨설팅기업 어반전략컨설팅 대표이자 한국영상대학교 겸임교수다. 경희대학교에서 “평창동계올림픽 후 레거시 효과”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정보통신공학을 수학해 도시 문제에 대한 사회과학적 통찰과 공학적 해법을 겸비했다. KBS N 사업국장,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개폐회식 제작단장, SM엔터테인먼트 PD를 역임하며 콘텐츠와 공간의 결합을 현장에서 지휘했다. 현재는 ‘도시는 콘크리트가 아니라 데이터로 숨 쉰다’는 신념하에 지방 소멸 위기를 AI와 빅데이터로 돌파하는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으며, 조달청 및 다수 지자체의 정책 자문 및 전문 평가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도시는 어떻게 데이터로 기획되는가》, 《빈집이 도시를 살린다》, 《관광의 미래를 설계하는 알고리즘》, 《스포츠팬덤도시》(2025) 등이 있다.
차례
인구는 줄지만 도시는 똑똑해진다
01 스마트시티에서 도시 AI로
02 생성형 AI, 도시의 얼굴을 읽다
03 실패 없는 행정, 디지털 트윈
04 콤팩트 시티와 스마트 축소
05 만원 임대주택과 주거 혁신
06 스마트 농어촌과 로컬 경제
07 자율주행과 수요 응답형 교통
08 옵트인 모델과 개방형 데이터 정책
09 탄소 지도와 재난 예측 시스템
10 데이터 융합 거버넌스
책속으로
기술적 관점에서 도시 AI는 두 가지 AI 패러다임의 결합체다. 하나는 기호적(Symbolic) AI다. 논리와 규칙에 기반해 추론하는 방식으로, “만약 A라면 B를 실행하라”는 명시적 규칙을 따른다. 다른 하나는 통계적(Statistical) AI, 즉 머신러닝이다. 대량의 데이터에서 패턴을 학습하고 확률적으로 최적의 답을 도출한다. 도시 AI는 이 두 가지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AI’ 성격을 띤다. 왜 하이브리드여야 하는가? 도시는 복잡계(Complex System)다. 교통, 에너지, 환경, 치안, 복지가 상호 연결되어 있고, 각 영역은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다. 교통 신호 제어처럼 명확한 규칙이 적용되는 영역이 있는가 하면, 범죄 예측처럼 수많은 변수가 얽힌 확률적 문제도 존재한다. 단일 방식의 AI로는 도시 전체를 커버할 수 없다. 기호적 AI의 명확성과 통계적 AI의 유연성이 결합되어야 비로소 도시라는 복잡한 유기체를 다룰 수 있다.
-01_“스마트시티에서 도시 AI로” 중에서
도시 행정도 마찬가지다. 도시라는 무대는 한번 실수하면 되돌릴 수 없다. 잘못 지은 건물은 수십 년간 바람을 막고, 잘못 설계한 도로는 세대를 넘어 정체를 유발한다. 실패의 비용이 너무 크다. 그래서 리허설이 필요하다. 디지털 트윈은 행정의 보험이다. 가상 공간에서 100번 실패해도 현실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시뮬레이션 버튼을 누르면 침수가 발생하고, 바람이 막히고, 교통이 정체된다. 그러나 그것은 데이터일 뿐이다. 설계를 수정하고 다시 시뮬레이션한다.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반복한다. 그리고 검증된 안만 현실에 적용한다.
-03_“실패 없는 행정, 디지털 트윈” 중에서
한국 농업의 위기는 숫자로 명확하게 보인다. 농가 인구의 평균 연령은 67세를 넘어섰다. 젊은 층은 농촌을 떠나고, 남은 고령 농민들은 체력적으로 한계에 부딪힌다. 보조금을 퍼붓는 전통적 농정으로는 이 흐름을 막을 수 없다. 해법은 기술이다. 노동력(Labor) 중심 농업에서 데이터(Data) 중심 농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화순군이 추진하는 스마트 농업 로드맵은 이 전환을 3단계로 설계한다.
-06_“스마트 농어촌과 로컬 경제” 중에서
탄소 지도와 재난 예측 시스템은 별개가 아니다. 디지털 트윈이라는 하나의 플랫폼 위에서 통합되어야 한다. 현재의 문제는 데이터 사일로다. 탄소 데이터는 환경부에, 건물 데이터는 국토부에, 재난 데이터는 행안부에 흩어져 있다. 서로 연결되지 않는다. 통합 분석이 불가능하다. 디지털 트윈은 이 칸막이를 부순다. 3D 도시 모델 위에 탄소, 건물, 재난 데이터가 모두 얹힌다. 같은 건물에 대해 에너지 소비량, 구조적 취약성, 침수 위험도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이 건물의 탄소 배출을 줄이면서 동시에 침수 대비를 강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같은 복합적 질문에 답할 수 있다.
-09_“탄소 지도와 재난 예측 시스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