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AI, 예술의 경계를 다시 그리다
예술은 인간만의 영역일까? 기술과 예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탄생하는 새로운 창작 지형을 조망한다. 생성형 AI의 등장이 예술의 주체성과 윤리, 감성, 미학에 던지는 질문을 문화예술적 시각으로 분석한다. 미술, 문학, 공연, 건축, 음식, 패션 등 다양한 장르에서 AI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 동반자이자 창작자로 진화하고 있다. 예술을 사랑하는 이라면 누구나 AI가 창조의 의미를 어떻게 바꾸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이 책은 AI와의 협업이 감상과 비평, 유통과 교육에 이르기까지 예술 생태계를 어떻게 재편하는지 살펴보며, 저작권과 창작 윤리, 사회문화적 책임까지 깊이 있게 성찰한다. 기술과 감성이 교차하는 시대, 예술을 어떻게 이해하고 함께 창조할 것인지 고민해 본다.
200자평
AI는 이제 예술의 조력자를 넘어 창작의 주체로 진화하고 있다. 미술·문학·공연 등 전 장르에 걸친 AI 예술의 흐름과 윤리, 감성, 사회적 의미를 입체적으로 성찰하며 예술의 미래를 묻는다. 인공지능총서. aiseries.oopy.io에서 필요한 인공지능 지식을 찾을 수 있다.
지은이
김희수
광주과학기술원(GIST) 정보컴퓨팅대학 AI융합학과 산학교수다. 2009년 전남대학교 공과대학 소프트웨어공학과에서 “영상 특성을 고려한 에지 방향 기반의 이방성 확산(Anisotropic Diffusion Based on Edge-Directions Considering Image Features)”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0년부터 2017년까지 전남대학교에서 인공지능과 문화 예술을 융합한 연구와 강의를 수행하며, SCI, SSCI, SCOPUS, KCI 등재 학술지에 약 80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2018년부터 현재까지 광주과학기술원에서 AI 인재 양성 및 AI 교육자료 개발 연구를 수행하며, ‘Software Coding and AI Practical Use’ 교과 강의에서 총 7회에 걸쳐 강의평가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현재 한국디지털콘텐츠학회 논문심사위원, (사)전국여교수연합회 이사, 범부처통합연구지원시스템(IRIS) 평가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차례
AI 시대의 문화 예술
01 AI와 예술의 동행
02 AI가 그려낸 미술
03 AI와 함께 미술관 산책
04 AI가 큐레이팅한 예술 시스템
05 AI로 엮어 낸 문학
06 AI가 기획한 공연 예술
07 AI가 지은 건축 예술
08 AI가 만든 음식 예술
09 AI가 디자인한 패션
10 K-AI 문화 예술
책속으로
1997년 봄, IBM의 딥 블루(Deep Blue)가 체스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Garry Kasparov)를 상대로 승리한 순간, 우리는 두 개의 별이 충돌하는 광경을 목격했다. 하나는 논리와 계산으로 빚어진 기계의 별, 다른 하나는 직관과 창의성으로 빛나는 인간의 별. 그 충돌의 여운은 체스 판을 넘어 예술의 영역까지 파장을 일으켰다. 딥 블루는 초당 2억 개의 수를 계산하며 인간의 사고 속도를 압도했다(Kasparov, 2010). 그러나 그 승리는 닫힌 체스 판 안에서만 유효했다. 예술은 체스와 달리 규칙이 없는 게임이다. 화이트 큐브의 빈 벽에 걸린 그림 한 점이 수천 개의 해석을 낳는 것처럼, 예술은 모호성 그 자체를 양식으로 삼는다. 기계는 승리의 패턴을 복제할 수 있어도, 패배의 아름다움을 이해하지 못했다.
-01_“AI와 예술의 동행” 중에서
해외 미술관과 협업해 디지털 프로젝트를 펼치고,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 예술 팬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모습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소셜 미디어는 미술관이 관객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파악하고, 전시 기획에 반영할 수 있게 해 준다. 관람객의 댓글 공유는 단순한 온라인 흔적을 넘어, 미술관과 관객이 함께 만들어 가는 예술의 새로운 흐름이 된다. 네덜란드의 라익스 국립미술관(Rijksmuseum)처럼 소장 작품 이미지를 고해상도로 무료 공개해 누구나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도는 예술이 소셜 미디어를 타고 더욱 자유롭게 확산되는 길을 열어 준다.
-03_“AI와 함께 미술관 산책” 중에서
AI가 연극 무대에 오르고 있다. 대본을 쓰고, 연출을 보조하며, 심지어 관객의 반응에 따라 공연을 실시간으로 바꾸는 존재로서, AI는 이제 단순한 기술을 넘어 연극 예술의 새로운 창작 주체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예술과 기술이 만나는 접점에서 연극이 얼마나 깊이 변화하고 있는지를 보여 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2021년 체코 프라하에서 상연된 연극 〈인공지능: 로봇이 연극을 쓸 때(AI: When a Robot Writes a Play)〉다. 이 작품은 GPT-2 기반 언어 모델을 활용하는 연극용 인공지능 로봇 ‘더ai로봇(THEaiTRobot)’을 통해, 대본의 90% 이상을 AI가 자동으로 작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간 배우는 이 AI 대본을 바탕으로 연기하며, 인간과 기계가 협업해 무대를 구성하는 전례 없는 시도를 선보였다.
-06_“AI가 기획한 공연 예술” 중에서
세계적인 브랜드들도 AI 기술을 실험하며 창작의 경계를 확장하고 있다. 구찌(Gucci)는 자사 컬렉션의 색상과 패턴을 AI가 분석하게 하고,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혁신적인 디자인을 제안하는 알고리즘을 도입해 왔다. 프라다(Prada)는 디지털 텍스타일 디자인(Digital Textile Design)에 AI를 접목하며, 전통적 소재 개념을 디지털로 확장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H&M과 자라(Zara)와 같은 패스트 패션 기업들은 트렌드 분석, 재고 예측, 신상품 기획에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기획 속도와 시장 반응성을 높이고 있다.
-09_“AI가 디자인한 패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