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AI 시대의 공포는 무엇을 말하는가
인간이 AI 시대를 앞두고 느끼는 두려움의 정체를 심리학·인문학적으로 해부하는 책이다. 공포를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인간 생존을 규정하는 근원적 기제로 보고, AI라는 새로운 기술적 타자가 어떻게 인간의 자율성과 존재 의미를 뒤흔드는지 분석한다. 퀴블러로스의 ‘죽음 수용 5단계’는 기술 변화 앞에서 인간이 경험하는 부인·분노·협상·우울·수용의 심리적 흐름을 설명하는 틀로 재조명된다. 또한 어니스트 베커의 공포관리이론은 디스토피아적 세계에서 문화·가치 체계가 무력화될 때, 인간의 존재론적 불안이 어떻게 증폭되는지 보여 준다. 진 베이커의 ‘의사소통의 단절’ 개념 또한 AI가 인간관계와 감정을 대체하는 시대에 왜 고립과 무기력이 심화되는지를 해설하는 열쇠가 된다. 이 책은 디스토피아적 상상이 단순한 비관주의가 아니라, AI 시대 인간다움을 재정립하게 만드는 ‘현실 인식 장치’임을 밝힌다. 공포는 인간을 위축시키는 힘이 아니라, 윤리·공동체·책임성을 다시 묻는 성찰의 출발점이다. AI가 인간을 위협하는가, 혹은 인간을 다시 질문하게 만드는가. 이 책은 그 갈림길을 사유하게 만든다.
200자평
AI가 인간의 자율성·정체성을 위협할 때 왜 깊은 불안이 발생하는지를 퀴블러로스, 베커, 진 베이커의 이론을 통해 분석한다. 공포를 비관이 아닌 성찰의 동력으로 바라보며, AI 시대 인간다움을 재정립할 사유의 길을 제시한다. AI총서. aiseries.oopy.io에서 필요한 인공지능 지식을 찾을 수 있다.
지은이
송현희
전북대학교, 제주대학교, 경찰대학교, 충북대학교 등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동시에 ‘팡세아트스토리텔링’을 운영하고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한남대학교에서 영미아동청소년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연구재단에서 지원받아 다양한 분야(인공지능, 바이러스, 혼, 좀비, 동서양의 문화 등)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대학에서는 실용영어, 영문학, 영어회화 등 영어 분야와 인문학, 영상문학, 다문화, 영화, 인간 심리 등 인간이 관련된 학문을 중점적으로 강의하고 있다. 아울러 문화재단, 교정시설, 군부대 등지에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자문하며 심사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연구교수로서 국제학술대회를 기획하고 논문을 발표하며 경험을 넓히고 더 많은 학생과 문화를 체험하고자 강사로서의 삶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지역(청주, 전주, 아산, 제주, 용인, 창원, 포항)에서 강의한 경험을 토대로 학생들과 과목의 관계, 효율성 등을 동시에 연구하고 있다. 대전문화재단에서 생애 전환 문화예술학교의 프로그램을 모두 기획하고 강의를 진행했다(2018~2023). 청주소년원, 아산문화재단, 해커스, 옥스퍼드 등의 기관에서 연극, 시각디자인, 무용, 영화 전문가 들과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강의하고 있다.
차례
인간을 공포에 떨게 하는 디스토피아
01 《프랑켄슈타인》: 인간이 만든 추악한 피조물의 소멸
02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 달과 지구에서의 생존과 존재의 멸망
03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 디지언트의 상호작용과 가상의 끝
04 《로보포칼립스》: 고도의 지능을 지닌 AI의 디스토피아
05 《파인즈》: 경계의 선,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06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피로 물든, 두려움의 깃발
07 《듄》: 사막과 기계괴물 그리고 아득한 미래의 예언자
08 《윌리엄》: 근원적 공포와 철학적 괴리의 소용돌이
09 《스노 크래시》: 언어 바이러스의 문명 충돌이 주는 기묘한 이야기
10 《삼체》: 삼체인의 물리학적 공격과 파멸
책속으로
어쩌면 우리가 생각한 피조물의 ‘추악함’은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창조자의 무책임과 사회적 배척이 빚어낸 인위적 산물이다. 《프랑켄슈타인》은 과학적 진보가 결코 윤리적 책임 없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강력하게 경고한다. 인간이 만든 기술은 창조자에 의해 적절히 통제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인간을 위협하는 괴물이 될 수 있다. 오늘날 AI, 유전자 편집, 생명공학과 같은 첨단 기술을 둘러싼 논쟁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그대로 반영한다. 기술 발전은 인류의 편의를 위한 도구가 될 수도 있지만, 그 결과물에 대한 책임을 남에게 전가한다면 결국 인류 스스로 파멸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이 작품에서 강렬하게 시사한다.
-01_“《프랑켄슈타인》: 인간이 만든 추악한 피조물의 소멸” 중에서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는 이러한 모순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기술은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발전하지만, 그 과정에서 인간이 스스로 정의한 윤리와 책임의 한계가 폭로된다. (…) 결국 이 작품은 AI와 같은 정서적 기술이 인간의 결핍을 채우는 도구가 되기보다, 오히려 인간이 가진 통제 욕구, 자기애, 책임 회피를 드러내는 장치로 기능함을 역설적으로 보여 준다. 테드 창은 이 작품을 통해 기술 발전이 인간의 본질적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오히려 그 문제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낼 수 있음을 경고한다. 이는 오늘날 AI가 인간의 삶 속으로 깊숙이 들어오는 현실과 맞물리며, 인간이 기술과 진정한 상호성을 맺을 수 있는가 하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03_“《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 디지언트의 상호작용과 가상의 끝” 중에서
AI 디스토피아가 단순히 외부의 통제 시스템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 내부의 심리적 퇴화에서 발생한다는 점은 이 작품의 가장 중요한 통찰이다. 안드로이드의 제거 과정은 인간이 자기 책임을 부정하고, 윤리적 고민을 피하기 위해 감정을 억누르는 행위를 상징한다. 그 결과, 인간은 기술의 피조물이 아니라 스스로를 ‘기계처럼’ 만드는 존재가 된다.
-06_“《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피로 물든, 두려움의 깃발” 중에서
여기서 우리는 언어와 정보의 이중성을 목격한다. 정보는 지식을 구성하고 인간의 사고를 확장하는 도구인 동시에, 인간을 해킹할 수 있는 독극물로 변형될 수 있다. 이는 현대 AI 시스템, 특히 자연어 처리 기술의 발전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스티븐슨은 이미 1990년대 초반에 언어를 통해 인간의 정신에 침투하는 기술의 위험성을 포착했으며, 이는 오늘날 AI 챗봇과 음성 비서, 심지어 알고리즘 기반 SNS 피드가 인간 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예견한 것으로 읽힌다.
-09_“《스노 크래시》: 언어 바이러스의 문명 충돌이 주는 기묘한 이야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