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곧 한가위입니다. 귀향 준비는 잘하셨나요? 장거리 여정은 피곤하지만 오랜만에 가족을 만난다고 생각하면 설레기만 합니다. 옛날 사람들의 여행은 어땠을까요? 한가위를 맞아 배를 타고 귀향길에 나선 조선 선비의 기록을 비롯해, 다양한 뱃길 여행기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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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위에서 노래한 죽지사 《열상 기행 절구》
1846년, 신필영은 한가위 성묘를 위해 서울에서 출발, 남한강을 거쳐 고향 경기도 지평에 다녀오며 7언 절구 100수의 연작 기행시를 남겼다. 한강 일대의 역사 · 문화 경관, 빼어난 산수풍경, 친교를 맺은 인물들과 사별한 아내에 대한 정회(情懷), 한강 변 향촌의 일상 등의 다양한 내용을 아우르고 있다. 당시 서울에서 경기도까지의 한강 뱃길, 농촌 사회의 모습 등을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조선 후기 죽지사의 전통을 계승한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는 작품이다.
신필영 지음, 표가령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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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편의 파노라마, 시로 그려 낸 한강 뱃길의 모든 순간 《주행백수》
조선 후기 문인 김선이 서울에서 출발해 여주까지 배를 타고 한강을 여행하며 쓴 5언 절구 연작시 100수다. 험난한 뱃길 풍경과 상선, 뱃사람 등 한강의 생생한 파노라마와 함께, 속세를 향한 미련과 은둔 사이에서 갈등하는 지식인의 깊은 고뇌를 담아 한강 기행시의 새 장을 열었다. 강혜선 교수가 소개하는 시의 배경과 작품에 대한 상세한 해설과 주석, 고전 명화들과 함께 시를 읽노라면 어느새 19세기 한강의 물길이 눈앞에 펼쳐진다.
김선 지음, 강혜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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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가로지른 157일간의 기록 《입촉기》
남송의 대시인 육유가 고향 산음(지금의 저장성)에서 부임지인 기주(지금의 쓰촨성)까지 약 5개월에 걸쳐 여행하며 보고 들은 내용을 기록한 기행록으로, 중국 최초의 장편 일기체 여행기다. 육유 특유의 쉽고도 세련된 문체로 각 지역의 지리와 문화, 인물 등을 상세히 기록해 마치 그 경치와 사람들을 눈으로 보는 듯 실감 날 뿐 아니라, 각 지역의 시문학과 역사 고적을 자세히 고찰하고 논평해 학문적으로도 의미 있는 작품이다.
육유 지음, 이치수 · 김예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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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안 시대, 한 시골 소녀의 일기 《사라시나 일기》
천 년 전, 차도 여관도 없던 시절, 한 소녀가 가족과 함께 장장 500킬로미터에 이르는 먼 길을 떠난다. 제대로 된 지도조차 없는 여행이 힘들 법도 하건만, 소녀의 시선은 호기심과 동경으로 가득 차 있다. 그렇게 시작된 일기는 만년이 될 때까지의 삶을 사실적으로 기록한다. 기행, 문학 감상, 개인 생활 기록이 고루 들어 있다. 헤이안 시대의 사회와 문화는 물론, 일기문학의 진수인 반성과 자기 성찰을 맛볼 수 있다.
다카스에의 딸 지음, 정순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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