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로댕의 조각 <칼레의 시민>은 전쟁 패배로 침체된 국가 분위기를 고양하는 과정에 탄생한 걸작입니다. 프랑스 국민은 로댕이 재현한 칼레 시민의 영웅적인 자기희생에서 자긍심을 느꼈습니다. 카이저는 위대해 보이는 희생 이면을 주목했습니다. 인간적 고뇌와 번민을 부각한 표현주의 드라마 <칼레의 시민>에는 20세기 초 독일 상황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하나의 이야기가 다른 예술 언어와 문법을 통해 상반된 메시지를 전합니다. 괴리된 틈에서 삶의 진실이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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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댕 옆 카이저 《칼레의 시민》
카이저가 로댕의 조각품 〈칼레의 시민〉(1884)에 영감을 받아서 창작한 희곡. 1346년 영국군이 프랑스 칼레시를 포위했을 때의 이야기를 소재로 삼았습니다. 카이저는 3막 무대극으로 재구성한 〈칼레의 시민〉으로 1900년을 전후한 세기 전환기 독일 상황과 접목한 새로운 예술 이념을 선보였습니다. 카이저의 방대한 작품 세계를 대표하는 한편 1910년대 부상한 ‘표현주의’의 대표작으로 꼽힙니다.
게오르크 카이저 지음, 장영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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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스케스 옆 바예호 《시녀들》
벨라스케스가 불경한 그림을 그린다는 소문이 궁정에 퍼집니다. 그를 시기하던 관리들과 경쟁자들이 금지된 누드화를 그렸다는 죄목으로 벨라스케스를 종교재판에 회부합니다. 벨라스케스는 자신의 예술관을 피력하며 혐의를 벗습니다. 미술에도 조예가 깊었던 작가가 벨라스케스에 대한 애정과 존경을 담아 쓴 희곡입니다.
안토니오 부에로 바예호 지음, 김재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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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리코 옆 카이저 《메두사의 뗏목》
여객선이 폭격으로 바다 한가운데 표류합니다. 구명보트에 여섯 소녀와 여섯 소년, ‘새끼 여우’라 불리는 아이까지 열셋이 타고 있었습니다. 열한 명은 무사히 구조되었고 둘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2차 세계대전이 정점에 이르렀을 때 쓴 희곡. 스위스 망명 생활 중 읽은 신문기사를 모티프로 했습니다. 126년 전 프랑스 화가 제리코는 동명의 회화로 유명세를 얻습니다. 난파된 뗏목 위에서 생존을 다투는 인간군상의 처절하고 잔혹한 모습을 놀라울 만큼 사실적으로 묘사한 낭만주의 대표작입니다.
게오르크 카이저 지음, 김충남 옮김 |
클림트 옆 헤벨 《유디트》
유디트는 한순간 홀로페르네스에게 마음이 이끌리지만, 홀로페르네스는 그녀를 전리품으로만 여깁니다. 심한 굴욕감에 적장을 살해한 그녀는 조국을 구한 영웅으로 추앙받습니다. 헤벨의 첫 비극 작품. 성서 외경에서 소재를 취했습니다. 영웅주의와 이상화를 거부하는 헤벨의 비극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편 20세기에 탄생한 클림트의 유디트는 퇴폐적인 분위기를 풍깁니다.
프리드리히 헤벨 지음, 윤도중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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