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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어떤 언어로도 번역할 수 없는 러시아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토스카(тоска)입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고통과 그리움, 허무가 한데 섞인 감정을 뜻합니다. 러시아의 혹독한 기후와 가난 속에서 만들어진 정서입니다. 이곳과 저곳은 다르지만 감정은 통할 수 있습니다. 재킷 사이로 한기가 들어오기 시작하는 지금, 토스카를 헤치고 나아가는 러시아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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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연민은 전 인류의 가장 중요한, 아니 유일한 존재 법칙이리라.”
고통에 드리운 연민이라는 빛 〈도스토옙스키 4대 장편〉
도스토옙스키가 4년간의 시베리아 유형 이후 집필한 대작 《죄와 벌》, 《백치》, 《악령》,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는 정신병자, 광신자, 범죄자, 자살자, 고통받는 사람들이 넘쳐 납니다. 짐승 같은 인물의 반대편에는 우습지만 연민이 깊은 인물이 있습니다. 우스운 사람들이야말로 끝없는 절망의 세계를 지나게 해 줄 희망이라고 말합니다. 작가의 사상과 고유한 문체가 일관되게 이어질 수 있도록 국내 최초로 김정아 박사 한 사람이 완역했습니다.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옙스키 지음, 김정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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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고통받을 수도 또 연민할 수도 있는 커다란 심장을 가진 사람이다. 만일 그가 모든 진실을 알게 되어, 이 상처투성이의 반미치광이 여자가 얼마나 가엾은 존재인가를 알게 된다면, 그때는 그도 역시 전에 그 여자로 인해 받았던 고통을 모두 다 용서할 수 있을 것이다. 틀림없이 그녀의 하인이 되고, 형제가 되고, 친구가 되며, 인도자가 될 것이다. 연민은 로고진에게도 의의를 부여하고 그 자신을 교육할 것이다. 아마도 연민은 전 인류의 가장 중요한, 아니 유일한 존재 법칙이리라.
_ 《백치》제2부 5장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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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세상엔 왜 태어난 거람…!”
행복을 꿈꾼 건설 노동자와 공학자, 의사 《행복한 모스크바》
주인공 ‘모스크바 체스노바’는 매순간 자신이 가장 원하는 것을 행동으로 옮깁니다. 저자 플라토노프는 전통적인 삶의 형태를 부정하고 파괴하는 주인공을 새로운 세계의 상징으로 세웁니다. 이 소설은 새로운 모스크바를 건설하는 러시아의 고아들을 이해하려는 비밀스러운 시도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저자는 더 나은 미래를 갈망하는 그들을 걱정하고 안타깝게 여기며 그들이 막다른 지점에 이르기까지 소설을 전개합니다.
안드레이 플라토노프 지음, 송정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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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과제를 해결하려면 적어도 백 년가량은 살아 줘야 충분할 듯싶지만, 그건 단지 그렇게 여겨질 뿐이라구! 결코 그렇지 않아! 40년가량 허송세월을 보내다가, 관 속에 들어가기 한 시간 전에 단박에 일을 시작해서 모든 걸 제대로 해낼 수도 있단 말씀이지. 대체 세상엔 왜 태어난 거람…!
_ 행복한 모스크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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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거기는 더 나을까?”
잿더미 위에서 새로 생겨난 러시아 《키시》
‘키시’는 톨스타야가 만든 단어입니다. 고양이를 부르는 독특한 호칭이지만, 이 소설에서 키시는 저자에 의해 새롭게 창조된 존재, 인간의 어두운 내면의 구현체로 보이는 어떤 무서운 존재입니다.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지만 주인공의 내면에 살아갑니다. 소설은 러시아가 핵폭발로 멸망한 이후 다시 문명을 이루어 나가는 시작점을 그립니다. 동물과 식물, 신분 계층부터 언어까지 새롭게 탄생합니다. 저자가 제시한 미래는 더 이상 가상 세계가 아니라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옵니다.
타티야나 톨스타야 지음, 박미령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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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좋다. 모든 것이 괜찮다. 그러다가 갑자기 서서 가만히 생각하게 된다.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 거지? 거기에 왜 가야 하는 거지? 난 거기서 뭘 보겠다는 걸까? 정말 거기는 더 나을까? 후회하게 되면 어쩌지!
_ 아즈(A)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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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이 있으면 두렵지 않아요.”
자유롭게 날고 싶은 이상의 추락 《갈매기》
체호프는 토스카를 일상 속에 스며든 무기력으로 표현했습니다. 사랑 때문에 자살을 시도하고, 날아가는 갈매기를 쏘아 죽인 자신의 친구 에피소드를 작품 속에 녹여 냈습니다. 자유와 이상을 뜻하는 갈매기를 내면에 품고 살아가는 이들 간의 복잡한 관계를 통해 어긋나는 사랑의 다양한 양상을 포착합니다.
안톤 체호프 지음, 강명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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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 자신의 십자가를 질 줄 알고 믿음을 가져야지요. 저는 믿음이 있어서 그렇게 고통스럽지 않고, 자신의 사명에 대해 생각하면 삶도 두렵지 않아요.
_ 제4막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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