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한국 경제의 기적은 끝났다, 이제 무엇으로 성장할 것인가?
‘비공유적 저성장’의 덫을 넘어설 새로운 경제사상을 제시한다
세계은행이 ‘공유적 성장’의 기적이라 칭송했던 한국 경제는 이제 ‘비공유적 저성장’이라는 구조적 위기에 직면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는 임계점을 향해 치닫고, 미·중 패권 경쟁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파고는 기존 성장 체제의 존립 자체를 위협한다. 파편적인 정책 대응과 임기응변만으로는 이 총체적 위기를 돌파할 수 없다. 한국 경제를 냉철하게 분석하고 성찰할 새로운 사상의 기반이 절실한 시점이다.
왜 경제에 ‘공화주의’가 필요한가?
이 책은 혼란과 분열에 대응하는 체제적 대안으로 ‘새 공화주의’ 경제사상을 제안한다. 이는 단순히 정치 이념을 경제에 적용하는 것을 넘어, 자의적인 지배에서 벗어나 시민 각자가 자기 몫을 다하는 경제 질서를 구축하려는 시도다. 책의 핵심 키워드는 ‘비지배 자유’다. 이는 국가와 거대 자본의 자의적 권력에 종속되지 않고, 모든 경제 주체가 공정한 규칙 아래 상호 견제하며 혁신을 만들어가는 ‘민주적 실험주의’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위계적’ 실험주의에 머물렀던 과거의 발전 국가 모델을 넘어 진정한 포용적 성장을 위한 사상적 토대를 마련한다.
글로벌 경제 안보에서 지역 발전까지, 공화주의의 실천적 해법
이 책은 ‘새 공화주의’라는 프리즘을 통해 한국 경제가 당면한 핵심 과제들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1장에서는 한국형 성장 체제가 어떻게 ‘공유적 성장’에서 ‘비공유적 저성장’ 모델로 전환되었는지 그 원인과 결과를 심층 진단한다. 2장에서는 ‘비지배 자유’ 개념을 경제학적으로 재구성하여 새로운 공화주의 경제 체제를 위한 사상적·제도적 조건을 탐색한다. 3장과 4장에서는 논의를 확장하여, 미·중 갈등 속에서 국가의 생존을 모색하는 ‘글로벌 공화주의’ 지정(경) 전략과,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고 비수도권 제조업을 부활시킬 ‘공화주의 지역 발전 모델’을 구체적으로 제안한다.
단순한 경제 현상 분석을 넘어 위기의 시대를 헤쳐 나갈 새로운 경제 철학과 성장 모델을 모색하는 이 책은 한국 경제의 미래를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의미 있는 사상적 출발점이 될 것이다.
200자평
기적의 신화는 끝났다. 성장의 과실은 더는 공유되지 않는다. 이 책은 낡은 발전주의를 넘어 ‘비지배 자유’에 기반한 새 공화주의 경제 체제를 제안한다. 글로벌 경제 안보와 지역 발전 모델의 근본적 전환을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한다.
지은이
정준호
강원대학교 교수. 서울대학교 지리학과 졸업,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박사.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 역임. 산업 및 지역 정책, 그리고 부동산 시장 및 자산 및 소득 불평등을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뉴노멀(2017, 공저), 『우리는 복지국가로 간다』(2020, 공저), 『한국의 불평등』(2022, 공저), Agile Against Lean: An Inquiry into the Production System of Hyundai Motor(2023, 공저) 등이 있다.
이일영
한신대학교 교수.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동 대학원 경제학 박사. ≪동향과 전망≫ 편집위원장, ≪창작과비평≫ 편집위원. ‘한반도경제’, ‘새 공화주의’ 담론을 제기. 주요 저서로 『탄핵 이후, 새로운 공화국을 위하여』(2025, 공저), 『뉴노멀 시대의 한반도경제』(2019), 『혁신가 경제학』(2016), 『한국형 네트워크 국가의 모색』(2012, 공저), 『새로운 진보의 대안, 한반도경제』(2009), 『한반도경제론』(2007, 공저) 등이 있다.
차례
새 공화주의 대안 기획을 시작하며 v
머리말 한국 경제의 공화적 성장을 위한 실천적 탐색 vii
01 한국형 성장 체제의 전개와 위기
‘비공유적 저성장’ 모델로의 이행
문제 제기 1
한국형 성장 체제의 전개 4
한국형 성장 체제의 위기 징후와 격차 심화 24
소결 46
참고문헌 53
02 공화주의적 대안 경제의 모색
‘비지배 자유’의 경제 체제
서론 57
공화주의 전통의 핵심 개념 62
공화주의의 경제적 자유론 68
비지배 자유를 위한 주요 경제적 조건과 제도 79
비지배 자유의 경제 체제 원리 84
소결 96
참고문헌 101
03 글로벌 공화주의의 지정(경) 전략
서론 107
글로벌 공화주의 담론의 흐름 112
글로벌 공화주의와 동아시아-태평양 네트워크 137
소결 152
참고문헌 156
04 공화주의 지역발전 모델
서론 161
지역 문제에 대한 신공화주의 담론 164
지역 문제의 ‘트릴레마’적 목표와 상이한 지역 발전 경로171
새로운 지역 발전 모델의 구상 194
소결 209
참고문헌 213
책속으로
한국 경제의 성장과 위기는 시행착오의 누적과 맞물려 진전되었다. 계획과 현실의 괴리, 목표와 과정의 빈번한 수정, 그리고 임기응변적 대응이 수없이 반복되었다. 역설적이지만 임기응변이라는, 마치 재즈의 즉흥 연주 같은 대응력은 한국 경제가 그동안 버텨온 저력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반복적인 시행착오 속에서 근본적이고 일관된 경제발전의 목표나 사상을 마련할 수 없었다.
_머리말 “한국 경제의 공화적 성장을 위한 실천적 탐색” 중에서
한국형 성장 체제는 과거 동아시아형 모델에서 벗어나 ‘비공유적 저성장(unshared and low growth)’ 또는 ‘분열적 저성장(fragmented low growth)’ 모델로 변화하고 있다. 위기의 본질은 국가와 사회가 ‘분열적이고 비공유적인 저성장’으로의 체제적 변화에 대응할 의지와 능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_”한국형 성장 체제의 전개와 위기” 중에서
우리는 절망적 카오스를 벗어날 사상적 대안으로 공화주의에 주목한다. 왜 공화주의인가? 우선은, 과거가 다시 현재·미래를 도울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때문이다. 근대 세계 체제가 형성되는 길목에서 공화주의는 자유주의·사회주의에 길을 내주었다. 그런데 이제는 자유주의·사회주의가 파경에 이르렀으니, 공화주의라는 원류를 살피고 재구성하는 사상적 실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_”글로벌 공화주의의 지정(경) 전략” 중에서
현실에서 발전은 지역 문제와 분리되어 이루어지지 않는다. 개인과 국가가 그러한 것처럼, 지역도 발전의 단위로서 역할을 한다. (…) 우리의 문제의식은 한국의 발전 모델에서 수도권으로의 요소 집중을 통한 지속 성장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비수도권 지역의 비지배적 자유의 가능성이 완전히 차단되면, 정치적 공동체는 심각하게 분열·붕괴될 것이다.
_”공화주의적 지역 발전 모델의 모색”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