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AI 시대, 외국어 학습의 본질을 묻다
외국어 학습을 단순한 기능 훈련이 아닌 인간 고유성의 확장으로 바라본다. AI는 언어 습득의 효율성과 개별화된 피드백을 제공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간의 상징적 사고, 정서적 공감, 문화 간 이해 능력이다.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은 곧 타자의 세계에 진입하는 행위이며, 그 과정을 통해 자아 정체성을 재인식하고 타인과 진정성 있는 관계를 형성하는 경험이다.
AI는 대화형 피드백, 문화적 시뮬레이션, 공감적 소통을 지원함으로써 이러한 학습 여정을 돕는다. 그러나 그 중심에는 언제나 인간의 성찰과 감수성, 그리고 공존의 의지가 있어야 한다. AI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인간 중심 외국어 학습의 철학을 짚으며, 언어와 삶, 관계와 의미의 진정한 연결을 모색한다.
200자평
AI는 외국어 학습의 도구일 뿐, 본질은 인간이다. 상징적 사고, 정서적 공감, 문화 간 소통이라는 인간 고유의 능력을 중심에 두고, AI와의 공존을 통해 더 깊은 외국어 학습을 가능케 한다고 말한다. 인공지능총서. aiseries.oopy.io에서 필요한 인공지능 지식을 찾을 수 있다.
지은이
박소연
현재 연세대학교 언어정보연구원 연구교수다. 연세대학교에서 “한국어 공손성 인식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어교육 및 한국학을 전공해 카이스트, 충남대학교, 공주대학교, 전북대학교 등에서 예비 한국어 교사와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강의했다. 주로 한국 언어문화, 문화 간 의사소통에서의 문화적 편향성, 공손성을 중심으로 상호문화 의사소통에서의 교수·학습 내용 및 방안에 대해 연구했다. 국제한국언어문화학회에서 신진연구자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주요 저서 및 논문으로는 《한국어교육자를 위한 문화교육의 이론과 쟁점》(2024), “가상현실(VR)을 활용한 상호문화 수업 모형 설계와 적용”(2024), “대화형 인공지능(ChatGPT)을 활용한 대화 연습 모형 개발”(2024), “예비 한국어 교사를 위한 PBL 기반 상호문화교육 방안 연구”(2023) 등이 있다.
차례
인공지능 시대 외국어 학습을 통한인간 고유성의 재발견
01 AI와 언어 학습의 새로운 패러다임
02 몰입형 멀티모달 언어 경험
03 개별 맞춤형 학습 지원
04 언어 표현의 정확성
05 유창한 의사소통 기술
06 문화적 맥락과 표현
07 정서적 동기 기반 학습
08 감정 인식과 공감적 대화
09 AI 말하기와 성찰적 메타인지
10 AI와 인간의 언어적 공진화
책속으로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교실 현장에서는 학습자가 학습한 내용을 다양하게 확장하고 활용하는 데 제약이 있다. 특히 교수자의 명시적 설명과 학습자의 단순 교체 연습 이후, 학습자가 배운 내용을 토대로 대화 연습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학습자에게 제공되는 교육은 주로 교재와 교수자의 제한된 자원 내에 국한되어 교수자 중심의 집중적인 이해와 연습을 학습자에게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는 학습자가 자발적으로 수업에 참여하여 실제성(authenticity)에 근거한 대화형 외국어 연습을 충분히 하기 어렵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와 같은 외국어 학습 환경에 대한 고민은 언어 구사의 정확성, 유창성, 적절성을 균형 있게 향상시킬 수 있는 환경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진다.
-01_“AI와 언어 학습의 새로운 패러다임” 중에서
가령 한국어의 경우 “ᐨ기 때문에”라는 문법 표현은 선행절(원인)과 후행절(결과)에 올 수 있는 내용과 구조적인 문법 특징을 학습한 후, 주어와 술어를 변경하여 여러 예문으로 확장하는 연습을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교체 연습은 학습자가 새로운 표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비계(scaffold) 역할을 하는데, 학습자는 반복 연습으로 대화 주제와 관련된 언어 표현과 말하기 문형을 내재화하고 다양한 상황에서 배운 표현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
-03_“개별 맞춤형 학습 지원” 중에서
그러므로 AI를 적절히 활용하여 다양한 대화 상황 맥락을 경험하면서 원어민과 실제 대화하는 것과 유사한 연습을 하는 것은 유의미할 수 있다. 실제로 AI 언어 모델은 다양한 상황 맥락을 설정하고 학습자가 그에 적합한 표현을 선택하며 대화를 이어 나가는 데 유용하다. 특히 대화형 인공지능 기반 챗봇을 통해 시뮬레이션 역할극을 하면서, 대화 참여자의 관계에 따라 달리 적용되는 언어 표현의 공손성(politeness) 정도나 사회적 함의를 학습할 수 있다. 그리고 원어민이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표현과 말투를 학습하며, 학습자 자신의 발화를 공손성, 문화적 수용성 등의 측면에서 평가하고, 형식과 의미를 통합하여 화용 학습을 할 수 있다. 또한 대화 상황별로 달리 적용되는 발화 전략을 반복적으로 연습하면서 학습한 지식을 내면화할 수 있다. 이는 특정 표현에 담긴 문화적 함의와 맥락적 차이를 실제 언어 사용 이해로 확장하는 과정이 된다. 결과적으로, AI 기반 언어의 적절성 학습은 실제 대화 상황에서의 표현 사용 능력을 향상시킴으로써 실질적인 언어 사용 능력을 증진시킬 수 있다.
-06_“문화적 맥락과 표현” 중에서
반성적 질문은 AI가 제시하는 표현의 내재된 가정을 드러내고, 편향성이 발생한 원인을 규명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AI와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편향성 문제를 인식하고, 그러한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성별, 인종, 학문 분야의 다양한 특성을 균형 있게 포함하고 있는지, 특정 집단이 과소 대표되지는 않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이는 성찰 일지(reflective journaling)를 작성하며 반성적으로 검토 가능하다.
-09_“AI 말하기와 성찰적 메타인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