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피지컬 AI, 인간 경험의 지평을 바꾸다
화면 속 알고리즘을 넘어, 현실에서 움직이고 반응하는 인공지능이 불러올 새로운 전환을 탐구한다. 자율주행차, 로봇 청소기, 스마트 팩토리 등 이미 생활 속에 들어온 피지컬 AI는 인간과 기술의 접점을 물리적 공간으로 확장시키며 일상, 노동, 교육, 의료, 국방 등 사회 전반을 변화시키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감정 교류와 협업의 주체로 떠오르고 있으며, 예술 창작과 교육 현장, 의료 돌봄에서 새로운 경험을 제시한다. 동시에 감정 의존, 윤리 문제, 법적 규제라는 문제도 함께 따른다.
이 책은 피지컬 AI의 개념과 사례, 산업별 변화를 10개의 장으로 정리하며, 기술을 넘어 인간 정체성과 사회 가치의 재구성을 요구한다. 이 책을 통해 피지컬 AI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인간 경험의 확장자이자 도전자로 자리 잡고 있음을 이해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그 속에서 인간다움을 어떻게 새롭게 정의하고 조화롭게 공존할 것인가다.
200자평
움직이고 감각하는 인공지능이 교육, 의료, 산업, 예술, 국방까지 바꾸는 모습을 그린다. 인간 정체성과 사회적 가치가 어떻게 재편될지를 성찰한다. 인공지능총서. aiseries.oopy.io에서 필요한 인공지능 지식을 찾을 수 있다.
지은이
유훈식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AI스타트업학과 부교수다. 인공지능디자인협회 회장이자 대한사용자경험전문가협회(UXPA Korea) 이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범정부 UI/UX 혁신 자문위원을 역임했다. AI와 UX/UI 디자인을 융합한 창의적 스타트업 교육과 연구에 주력하고 있으며,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에서는 AI비즈니스디자인랩을 운영 중이다. 지난 17년간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현대·기아자동차, SKT 등 주요 기업들과 AI 및 UX/UI 관련 산학 프로젝트를 다수 수행했다. 주요 저서로 《웹3.0 교과서》(2022)가 있으며, “Cross-cultural comparison of preferences for the external appearance of artificial intelligence agents”(2021)를 비롯해 AI 및 UX 분야에서 KCI, SCIE, SSCI, SCOPUS 등재 학술지에 50편 이상의 논문을 게재했다.
차례
피지컬 AI와 인간의 새로운 경험들
01 피지컬 AI란 무엇인가
02 피지컬 AI의 선봉, 휴머노이드
03 인간과 소통하는 피지컬 AI
04 예술에 참여하는 피지컬 AI
05 의료와 헬스케어를 위한 피지컬 AI
06 교육에 활용되는 피지컬 AI
07 도로 위의 피지컬 AI
08 산업 현장 속 피지컬 AI
09 국방과 전쟁을 위한 피지컬 AI
10 피지컬 AI 시대를 준비하기
책속으로
물리적 AI 기기들은 사용자에게 상황에 맞는 능동적인 피드백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훨씬 몰입감 있는 경험을 선사한다. AI 비서가 화면 속 아이콘이 아니라 현실 공간에서 몸을 가지고 상호작용하게 되면, 이용자로서는 마치 사람과 대화하고 협력하는 것처럼 느끼며 기술을 받아들이게 된다. 이는 곧 사용자 경험의 혁신적인 향상으로 이어진다. 더 직관적이고, 덜 번거로우며, 개인에게 맞춤화된 서비스가 일상에서 실현되는 것이다. 한편 피지컬 AI가 일상화되면서 사회적·문화적 경험에도 변화가 나타난다. 과거에는 SF 영화에서나 보던 로봇과 동거하거나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누비는 광경이 현실이 되면서, 사람들의 기술 수용성과 신뢰감에 대한 새로운 과제가 부상한다. 예를 들어 가정에서 로봇이 가사를 돌보고 노인을 간호해 주는 상황이 온다면, 로봇에 정서적으로 의존하거나 교감하려는 시도도 나타날 수 있다. 이는 기술이 인간의 정서적 영역과 관계 맺기 시작하는 새로운 경험으로서, 향후 윤리적 논의와 사회적 준비를 필요로 한다. 이처럼 피지컬 AI는 편리함과 함께 인간과 기계 관계에 대한 새로운 경험과 질문을 우리에게 가져다줄 것이다.
-01_“피지컬 AI란 무엇인가” 중에서
우선 헬스케어와 복지 영역을 살펴보자. 치료 및 돌봄 현장에서 감정 소통 AI 로봇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에서 개발된 아기 물범 모양의 치료 로봇 파로(PARO)는 귀여운 외형과 반응성을 통해 환자의 정서 안정과 긍정적 감정 유도를 목표로 한다. 실제 동물 매개 치료(animal therapy)를 대체할 수 있는 로봇 치료사로 설계된 파로는, 쓰다듬으면 꼬리를 흔들고 울음소리를 내면서 환자의 교감을 이끌어 낸다. 연구에 따르면 파로와의 상호작용은 치매 환자의 우울감과 고립감을 완화하고, 문제 행동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또한 파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의료 기기로 승인받아 노인 요양 시설 등에 보급되는 등, 감정적 교감이 중요한 돌봄 영역에서 실용성을 입증했다. 이러한 감성형 돌봄 로봇들은 노인들의 외로움 해소, 환자들의 정서 치유 등에 활용되며, 인구 고령화와 사회적 고립 문제가 대두되는 현대에 기술로 인간의 정서를 보듬는 새로운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03_“인간과 소통하는 피지컬 AI” 중에서
피지컬 AI는 교사의 역할뿐 아니라 학생들이 직접 다루고 만들어 보는 학습 도구로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최근 각광받는 메이커 교육, STEAM 교육 흐름과 맞물려, 로봇공학 키트나 IoT 장치에 AI를 접목한 교구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도구들은 학생들이 손으로 만지고 조립하면서 코딩과 AI 개념을 익히도록 설계되어, 추상적인 개념 학습을 현실 세계 문제 해결 경험과 연결해 준다. 예를 들어 한 에듀테크 기업의 피지컬 인공지능 교육 프로그램에서는 센서로 주변 정보를 받아들이는 회로를 학생들이 직접 만들고, 거기에 간단한 AI 알고리즘을 코딩해 IoT 시스템을 설계해 보도록 하고 있다. 학생들은 작은 하드웨어 장치를 직접 제어하면서, 자신이 작성한 AI 코드가 현실에서 기기를 “작동”시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게 된다. 이러한 물리 컴퓨팅(Physical Computing) 기반 AI 교육은 아이들에게 단순한 화면 속 시뮬레이션이 아닌 현실의 피드백을 제공하기 때문에 훨씬 생생한 학습을 가능케 한다.
-06_“교육에 활용되는 피지컬 AI” 중에서
피지컬 AI 기술의 도입은 군사 전략과 안보 패러다임 전반에 큰 파급 효과를 미치고 있다. 첫째로, 다수의 무인 체계가 전장을 장악함으로써 얻게 되는 물량·비용상의 이점을 들 수 있다. 기존에 고가의 전투기나 군함 등 대형 플랫폼에 의존하던 방식을 벗어나, 소형이지만 영리하고 치명적인 무인기 군집과 정밀 유도 무기들로 적을 상대하는 전략이 부상하고 있다. 예컨대, 대형 항공모함 전단은 한 번에 수십억 달러가 소요되지만, 그에 비해 훨씬 저렴한 드론 군집과 미사일이 그 거대한 함대를 교란하거나 타격할 수 있다. 이는 경제적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도 중요한데, 노후화된 장비를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보다 혁신 기술에 투자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인식이 강해지는 것이다. 제한된 국방 예산하에서 소수의 고가 무기보다 다수의 저가 무기를 운용하는 편이 전력 손실에 대비한 탄력성 면에서도 유리하다는 계산이 작용한다.
-09_“국방과 전쟁을 위한 피지컬 AI”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