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딥시크를 생각한다
20세기 경제학자 하이에크는 《노예의 길》에서 사회주의 계획경제가 자유를 억압하고 결국 몰락할 것이라 경고했다. 그의 예언은 소련의 붕괴와 함께 현실이 되었지만, 중국은 예외처럼 보인다. 덩샤오핑이 하이에크의 조언을 받아들여 시장경제를 도입하면서 중국은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피크 차이나’론은 중국 또한 구조적 한계에 도달했음을 지적한다. 이 책은 이러한 역사적 맥락 속에서 중국 AI 기업 딥시크의 등장을 조망한다. 2024년 공개된 딥시크 모델은 오픈AI와 맞먹는 성능을 보여 주며 세계를 놀라게 했고, ‘딥시크 모먼트’는 1957년 소련의 스푸트니크 충격에 비견된다. 오만과 편견으로 중국의 기술 발전을 과소평가하던 서구 사회에 던져진 경고였다. 딥시크는 저비용, 오픈소스라는 파격적 전략으로 글로벌 AI 질서를 흔들었고, 이는 미국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같은 거대 대응을 촉발했다. 저자는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중국의 법과 정책, 즉 시진핑 시대 ‘의법치국’이라는 틀에서 딥시크를 해석한다. 법에 따른 통치가 강조되며 중국 과학기술 정책 역시 법과 제도 안에서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하이에크의 자유주의 통찰에서 출발해 중국식 국가자본주의와 AI 패권 경쟁, 딥시크 모먼트의 의미를 균형 있게 분석하며, 한국이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시사점을 제시한다.
200자평
중국의 AI 딥시크는 오픈소스 전략과 가성비로 세계를 놀라게 하며 ‘딥시크 모먼트’를 만들어 냈다. 이 책은 그 충격을 기술 경쟁을 넘어 중국의 법과 정책, 의법치국 맥락에서 분석하고, 한국이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적 시사점을 제시한다.
지은이
이상우
이상우
인하대학교 AI·데이터법학과 초빙교수 겸 AI·데이터법센터 부센터장,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겸직교수다. 고려대학교 전기전자전파공학부를 졸업했다. 칭화대학 로스쿨에서 석사학위를, 중국정법대학에서 EU GDPR의 역외 적용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했고, 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경희대학교 법무대학원, 숭실대학교 정보사회학과에서 강의했다. 한중법학회와 지식재산포럼의 사무총장, 한국국제사법학회 국제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AI·데이터법, 중국법, 지식재산권법이 주된 연구 분야다. 저서로 《AI와 중국 법》(2025), 《인공지능법 2》(공저, 2025), 《인공지능법 총론》(공저, 2023), 《중국 비즈니스와 법》(공저, 2023), 《데이터법》(공저, 2022) 등이 있으며, 《데이터법의 신지평》(공저, 2023)은 2024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에 선정되었다. “중국 국가데이터국 신설 의의와 시사점”(2023) 등 20편 이상의 논문을 등재학술지에 게재했다.
차례
딥시크를 생각한다
01 슬기로운 공대 생활
02 AI 흑묘백묘론
03 항저우 육소룡이 나르샤
04 미·중 AI 패권 경쟁
05 21세기 양탄일성, AI
06 안보 수호를 위한 양날의 검
07 딥시크와 개인정보 유출 문제
08 만리방화벽을 뛰어넘는 AI
09 AI 쇄국 정책과 척화비
10 천하 삼분지계
책속으로
중국의 최상위 수험생들에게 AI, 컴퓨터 공학, 전자 공학 등 첨단 기술 분야를 선택하는 것은 일종의 정석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다시 말해, 중국에서 전국 수석이 공대에 입학하는 것은 한국에서 전국 수석이 의대로 진학하는 것과 같은 자연스러운 경로로 인식된다. 공대가 곧 최상위 학문의 상징이자 사회적 성공으로 이어지는 지름길로 굳어진 것이다.
-01_“슬기로운 공대 생활” 중에서
미국은 AI 분야에서 오랫동안 압도적 1위를 점해 왔다. 하지만 2025년을 기점으로 상당 부분 격차를 좁히면서 현재는 중국이 ‘의미 있는 2위’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경쟁은 데이터·알고리즘·컴퓨팅 파워라는 AI의 세 가지 핵심 요소를 둘러싸고 전개되고 있다. 미국은 틱톡 매각 압박을 통해 중국의 데이터 활용을 차단하려 하고, 첨단 알고리즘 개발 인력의 유출을 막기 위해 중국인 유학생의 유학과 연구를 제한하고 있다. 또한 미·중 무역 전쟁의 핵심은 반도체 제재에 있으며, 이는 곧 컴퓨팅 파워 역량의 핵심인 AI 인프라 구축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이다.
-04_“미·중 AI 패권 경쟁” 중에서
AI는 경제력, 군사 안보, 그리고 정보·여론 영역 전반에서 국가 안보와 밀접하게 연결된다. 기술력을 강화하면 위험을 어느 정도 낮출 수는 있겠으나, AI가 지닌 블랙박스 속성으로 인해 결과물 자체가 위협으로 전환되는 경우에는 통제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06_“안보 수호를 위한 양날의 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