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AI와 인간이 함께 지키는 기억의 유산
인공지능이 문화유산의 보존·복원·해석·체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고 있음을 탐구한다. 훼손된 벽화를 복원하고, 잃어버린 도시를 재현하며, 관람객의 연령과 관심사에 따라 전시 내러티브를 설계하는 등 이미 현실이 된 AI의 역할을 통해, AI를 단순한 기술 도구가 아니라 인간의 기억을 함께 재구성하는 창조적 동반자로 규정한다. 디지털 헤리티지가 ‘기록의 대상’에서 ‘경험의 세계’로 확장되는 과정을 세밀히 추적하며, 3D 스캔, XR, 생성형 AI 기술이 만들어 내는 새로운 문화 생태계를 조망한다. 또한 AI가 문화유산의 보존 수명을 연장하고, 메타데이터 생성과 위변조 탐지를 통해 ‘디지털 유산의 보호자’로 진화하는 과정을 설명한다. 그러나 문화유산의 본질은 데이터가 아니라 기억이며, AI는 그 기억을 확장하는 도구일 뿐 기술의 주체는 여전히 인간임을 분명히 한다. 인류의 과거를 지키고 미래를 설계하는 ‘AI와 인간의 공동 유산’을 향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책이다.
200자평
인공지능이 문화유산의 보존과 해석 방식을 혁신하는 과정을 그린다. AI는 기억을 복원하는 도구이자 동반자로, 인간과 함께 살아 있는 문화 유전자를 만들어 간다. AI총서. aiseries.oopy.io에서 필요한 인공지능 지식을 찾을 수 있다.
지은이
박진호
문화유산 디지털 복원가로 활동 중이며, 한양대 문화인류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에서 미술사 석사를 마친 후 상명대학교에서 디지털 문화유산 분야로는 국내 최초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KAIST 문화기술대학원 선임연구원을 거쳐 고려대학교 연구교수를 지내며, 고려대 IPDS Lab에서 디지털 헤리티지 분야를 연구 중이다. 1999년 이후 디지털 헤리티지 관련 100여 차례 이상의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논문 50편 이상을 발표했다. 《황룡사, 세상의 중심을 꿈꾸다》(2006)를 비롯해 《이야기 한국사》(공저, 2002), 《이야기 중국사》(공저, 2002), 《신라인의 실크로드》(공저, 2002), 《고구려 벽화 연구의 현황과 콘텐츠 개발》(공저, 2009), 《백제 문화콘텐츠의 이해》(공저, 2012), 《GAME 무한 진화를 꿈꾸다》(공저,2017), 《한글과 새 시대 새 기술》(공저, 2022), 《메타버스, 세계유산의 미래를 묻다》(공저, 2023), 《공공역사를 실천중입니다》(공저, 2023) 등 다수의 공동 저서를 출간했다. 헤리티지 AI 영화를 개척해 인공지능과 문화유산을 결합한 〈걸리버 율도국 여행기〉, 〈실크로드맨 마르코폴로〉, 〈아쇼카 로드〉, 〈란쌍왕국, 백만코끼리의 왕국〉 등의 AI 영화를 감독했다. 〈걸리버 율도국 여행기〉로 2025 경상북도 국제 AI·메타버스 영상제에서 대상을 받았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국가유산청 자문위원을 지냈으며, 현재 한국콘텐츠학회와 인공지능윤리협회에서 이사로도 활동 중이다.
차례
과거를 기억하는 패러다임, 디지털 헤리티지
01 디지털 헤리티지의 등장과 분류
02 디지털 복원, 과거를 잇는 기술의 상상력
03 3D 스캔 기반 디지털 트윈, 문화유산 보존의 새로운 가능성
04 가상현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디지털 타임머신
05 AI와 XR 콘텐츠, 유산은 보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
06 인공지능의 인간, AI 디지털 휴먼
07 AI와 미디어 아트, 무한 상상력에 인공지능 예술을 더하다
08 AI와 홀로그램, 궁극의 디지털 헤리티지 구현 기술
09 AI와 모빌리티, 이동형 헤리티지의 등장
10 디지털 헤리티지와 로봇, 문화유산과 피지컬 AI의 만남
책속으로
우리가 과거를 디지털로 되살리는 방식은 생각보다 훨씬 다채롭고 섬세하다. 디지털 헤리티지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시간과 기억을 다루는 새로운 언어이자, 문화유산과의 관계 맺기 방식이다. 이 디지털 헤리티지는 그 목적과 활용 방식에 따라 다섯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각각은 마치 하나의 진화 단계를 보여 주는 듯, 문화유산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과 기술의 깊이에 따라 펼쳐진다.
-01_“디지털 헤리티지의 등장과 분류” 중에서
이러한 모든 가능성을 종합하면, 디지털 트윈은 단순한 기술적 옵션이 아니라 미래형 문화유산 관리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이는 실물 문화재가 지닌 시간성과 공간성의 한계를 뛰어넘어, 모든 사람에게 접근 가능하고 이해 가능한 형태로 문화유산을 제공할 수 있는 ‘디지털 기억의 플랫폼’이 된다. 더욱이 이미 훼손되었거나 존재하지 않는 유산까지도 디지털로 복원하고 해석함으로써 인간의 문화적 자산을 시간과 공간 너머로 보존하고 확장해 나가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디지털 트윈은 21세기 문화유산 보존·활용 전략의 중심축이다. 기술을 통해 과거를 저장하고, 현재를 이해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일. 그것이 바로 문화유산 3D 스캔의 가장 큰 의의이며, 숭례문을 통해 우리가 배운 가장 값진 교훈이다.
-03_“3D 스캔 기반 디지털 트윈, 문화유산 보존의 새로운 가능성” 중에서
역사 인물형 디지털 휴먼은 단지 고인을 되살리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것은 기억의 재설계, 시간의 상상력, 그리고 문화적 대화의 장을 여는 새로운 실천이다. 앞으로 AI 기술이 더욱 정교해질수록 이들의 활동 무대는 박물관을 넘어 교육, 공공 외교, 대중문화 전반으로 확장될 것이다. 이 유형은 과거와 미래를 잇는 디지털 시대의 인문학적 다리가 될 것이다.
-06_“인공지능의 인간, AI 디지털 휴먼” 중에서
천년 고도를 달리는 ‘움직이는 유산’ 경주 모빌리티 XR-Bus. (…) XR-Bus는 단순한 관광버스가 아니다. 버스가 움직이는 순간마다 창밖엔 현재의 경주와 과거의 신라가 함께 달린다. 창문은 투명 OLED 디스플레이로 바뀌고, 그 위에 디지털 영상이 현실과 어우러져 중첩된다. 관람객은 마치 시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듯,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체험한다. 이 프로젝트는 ‘버스’라는 일상적인 교통 수단을 디지털 문화유산 경험의 무대로 바꾼다. 경주는 단지 과거를 간직한 장소가 아니라 기억을 움직이는 도시이고, XR-Bus는 그 기억을 전달하는 현대의 마차가 되는 것이다.
-09_“AI와 모빌리티, 이동형 헤리티지의 등장”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