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AI 이후, 예술철학의 좌표를 다시 그리다
인간만이 예술을 만들던 시대가 끝나고, 인간과 비인간이 함께 창작의 장을 구성하는 전환기의 철학적 지도를 제시한다. 감정적 교류가 가능한 AI 동반자 로봇, 회화 작품을 출품하는 휴머노이드 ‘아이-다(Ai-Da)’, 그리고 생성형 AI 이미지와 멀티모달 창작 도구까지, 예술의 경계는 전례 없이 확장되었다. 이 책은 “예술이란 무엇인가?”, “예술의 주체는 누구인가?”, “AI는 창작자로 인정될 수 있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현대 예술철학의 중심으로 다시 불러온다. 저자는 들뢰즈의 ‘감각의 미학’과 베르그송의 ‘직관’, 그리고 한국 문인화 전통의 사의성(寫意性)을 통해 인간·기계·감각의 관계를 새롭게 해석한다. 동시에 AI 이미지가 보드리야르가 논한 시뮬라크르처럼 ‘원본 없는 생성’으로 작동한다는 점을 탐구하며, 기술적 산출물이 예술적 실재를 어떻게 재구성하는지를 분석한다. 더 나아가 AI 에이전트와 휴머노이드의 진화, 감정 컴퓨팅, 예술 교육 현장의 변화까지 포괄하며, 예술철학·기술철학·미학·동양예술론을 종합적으로 엮어 낸다. AI가 협업자이자 타자, 그리고 새로운 존재론적 파트너가 되는 순간, 예술은 어떤 모습으로 변할 것인가? 인간의 창작성과 기계의 생성 능력이 충돌하고 공명하는 시대에서 예술이 향해야 할 방향을 묻고, 그 질문의 지도를 세밀하게 그리며 예술의 미래를 사유하기 위한 철학적 기반을 제공한다.
200자평
생성형 AI와 휴머노이드의 등장으로 흔들리는 예술의 개념을 들뢰즈와 베르그송, 문인화의 미학을 통해 다시 성찰한다. 인간과 비인간의 공동 창작 시대를 철학적으로 해설하며, 예술의 주체·감각·윤리를 새롭게 사유할 지평을 제시한다. AI총서. aiseries.oopy.io에서 필요한 인공지능 지식을 찾을 수 있다.
지은이
맹혜영
인공지능과 예술철학을 바탕으로 현대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는 현대미술가이자 연구자다. 현재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프레즈노미술대학 조교수로 재직하며 AI 기반 회화, 비인간 존재론, 포스트휴머니즘을 주제로 작품 활동과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영국 랭커스터대학교에서 예술 실천 기반(art practice-based)으로 들뢰즈의 선험적 실재론을 연구해 현대미술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샌프란시스코아트인스티튜트에서 회화 석사 학위, 경희대학교에서 한국화 석사 학위와 미술교육으로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 미국, 영국, 유럽 등에서 16회의 개인전과 70여 회의 단체전을 열었으며, 들뢰즈의 미학과 AI, 예술 창작을 주제로 다수의 SCOPUS 및 KCI 논문을 발표했다. 2024년부터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에서 지원하는 연구·학술·창작 임팩트 지원금(P-RSCA Impact Grant)을 받아 예술과 AI의 융합, 인간ᐨAI 협업을 바탕으로 존재와 주체성에 관한 새로운 예술적 창작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다.
차례
AI 이후의 예술철학
01 AI 동반자 로봇의 탄생
02 감정을 가진 AI, 가능할까?
03 AI와 직관
04 AGI와 들뢰즈의 감각의 미학
05 AI와 문인화: 비인격적 예술론
06 생성형 AI, 창작의 파트너인가 경쟁자인가
07 AI가 바꾸는 교육의 풍경
08 비인간 중심주의와 Neo-EDI
09 AI 동반자 로봇과 사랑
10 AI 이후의 예술: 탈주체성과 생성의 미래
책속으로
이런 로봇과 함께 생활하다 보면 사람들은 점점 로봇을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애착을 느낄 수 있는 존재로 여기게 된다. 실제로 독거 노인들이 AI 대화 로봇 ‘효돌이’와 함께 지내면서, 처음엔 그저 낯선 기계로 보던 로봇을 시간이 지나며 ‘말벗’, ‘친구’, 심지어 ‘가족 같은 존재’로 받아들이게 된 사례도 있다(송문선, 2022). 이렇게 소셜 로봇은 점점 사람들의 삶 속에서 단순한 전자 제품을 넘어 정서적 동반자로 자리 잡고 있다.
-01_“AI 동반자 로봇의 탄생” 중에서
AI는 인간처럼 감각을 통해 세계와 관계 맺지 않으며, 삶의 질적 흐름을 체험하지 않는다. 예술철학에서 말하는 직관은 이러한 AI의 작동 방식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그럼에도 AI와 예술의 만남은 인간 직관의 본질을 오히려 더 선명하게 드러낸다. 인간은 어떻게 예술을 창조하고, 왜 감동을 받는가? AI와의 비교는 인간의 감각과 감정, 시간과 경험이 어떻게 창의적 통찰로 이어지는지를 되돌아보게 한다. AI 시대의 예술철학은 직관을 인간만의 고유한 능력으로 한정하기보다 인간과 기술의 관계 속에서 그것이 어떻게 새롭게 구성될 수 있는지를 탐구하는 길을 연다.
-03_“AI와 직관” 중에서
결국 AI가 도구인지 협업자인지는 인간 창작자가 어떤 태도로 AI와 관계를 맺느냐에 달려 있다. 인간이 AI를 도구로 취급하면 그것은 도구로 기능할 것이고, 파트너로 대할 때 비로소 협업의 가능성도 열린다. 이 새로운 관계 설정은 예술의 개념, 창작의 주체성, 감각의 기원을 다시 묻게 만드는 중요한 전환점이 된다.
-06_“생성형 AI, 창작의 파트너인가 경쟁자인가” 중에서
감정 공유가 가능한 로봇이 출현함에 따라 외로움, 상실, 고독, 트라우마와 같은 인간의 정서적 결핍이 기술적 상호작용을 통해 대체되려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이는 ‘기계와의 정서적 보상 관계’라는 새로운 심리 문화적 영역을 형성하며, 동반자 로봇은 치유의 주체로 간주되기 시작했다. 예술은 이러한 변화의 경계를 탐색하는 감각적 실천의 장으로 기능한다.
-09_“AI 동반자 로봇과 사랑”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