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원폭 피해자인 작가 자신이 직접 겪은 참혹함에 대한 증언은 독자를 압도합니다. 그러나 그 모든 고통에 공감하면서, 동시에 그 공감을 꺼림칙하게 여기는 마음도 생깁니다. 이 기묘한 불편함에 대해 《참회》의 옮긴이 박지영 교수는 “‘원통한 죽음’들이 왜 발생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질문과 성찰이 완전히 결락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원폭의 참상만을 호소하고 이를 반핵과 평화를 위한 고귀한 희생으로 포장한 채, 전쟁 책임에 대한 논의를 생략해 버린 일본의 논리는 결국 ‘가해자 없는 피해’라는 모순으로 귀결됩니다. 우리가 귀 기울여야 할 것은 피폭 내셔널리즘에 기반한 공적인 원폭 담론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배제된 피폭자들의 진정한 목소리입니다. 죽음의 원인에 대한 회고와 참회가 선행될 때, 비로소 피폭자들에 대한 애도와 공감이 인간성 회복으로 이어집니다.
|
원폭의 참상을 최초로 증언한 금서 《참회》
1945년 히로시마 피폭 생존자 쇼다 시노에의 가집 《참회》를 국내 최초로 완역 소개합니다. 1947년 엄혹한 검열 속에서 비밀리에 출판된 이 책은 원폭 투하 직후의 참상과 생존자들의 처절한 고통을 100수의 단카(短歌)에 사진처럼 생생하게 담아냈습니다. 저자는 단순한 피해 호소를 넘어 전쟁에 대한 책임과 살아남은 자의 죄의식을 깊이 성찰하며 ‘참회’의 마음을 노래합니다. 전쟁의 비극을 증언하고 인류애 회복을 호소하는 귀중한 기록입니다.
쇼다 시노에 지음, 박지영 옮김
|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로서의 시 《히로시마라고 말할 때》
히로시마 피폭자들은 과연 피해자인가, 가해자인가? 히로시마 출신 시인 구리하라 사다코는 자신이 직접 체험한 원폭 투하의 참상을 그려 그 비인간성을 고발합니다. 동시에 가해자의 입장에서 스스로를 반성하고 전쟁과 군국주의에 대해 경종을 울립니다. 반핵과 반전, 지구상에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입니다.
구리하라 사다코 지음, 이영화 옮김
|
고통 속에서 한 권의 책을 쓰는 의미 《시체의 거리》
태평양전쟁 말기, 연합군 공습을 피해 고향 히로시마에 돌아가 있다 원자폭탄 피해를 당한 오타 요코는 원폭 피해 당사자로서 원폭 투하 직후인 1945년 8월부터 11월까지의 참상을 냉정한 시선과 섬세한 필치로 이 소설에 모두 담아냈습니다. 옮긴이 정향재는 당시 사건 양상과 피해 지역, 관련 인물에 대한 상세한 주석 133개를 달아 전문성을 높였을 뿐 아니라, 히로시마 등지에서 소설에 언급된 신문 자료 8점을 직접 수집해 와 이 책에 실었습니다.
오타 요코 지음, 정향재 옮김
|
절망과도 같은 죽음의 기록 《하라 다미키 단편집》
일본 원폭 문학의 대표작인 <여름 꽃>을 비롯해 하라 다미키의 단편 열두 편을 모은 소설집입니다. <여름 꽃>은 작가가 히로시마에서 체험한 피폭과 그 직후의 일기를 바탕으로 해서 원자폭탄이 인간에게 가져온 직접적인 피해의 처참함을 생생하게 고발합니다. 오에 겐자부로는 하라 다미키에 대해 “현대 일본 문학의 가장 아름다운 산문가의 한 사람”으로 칭하며 문체에 격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하라 다미키 지음, 정향재 옮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