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피히테, 셸링과 낭만주의를 다루는 제1부와, 헤겔을 다루는 제2부로 나누어져 있다. 하르트만이 <머리말>에서 밝히듯이, 1923년에 제1부가 완성되고 7년이 지난 1929년에 와서야 제2부가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다. 제2부의 출판이 이처럼 지연된 까닭은 하르트만이 헤겔의 철학 이론을 절충적으로 기술하거나 연대순으로 정리하지 않고, 분명한 하나의 관점을 가지고 서술해 보려고 했기 때문이었다. 헤겔이 지식의 영역 전반에 걸친 내용을 자신의 철학적 세계관 속에서 포괄적으로 조직해 갔듯이, 하르트만도 그와 같은 헤겔의 방식을 따르고 싶었던 것이다. 설사 어느 특정 부분을 살펴보더라도 사상적 연관과 연속성은 반드시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이 하르트만의 기본 입장이었다.
하르트만은 ‘헤겔을 어떻게 읽고 이해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이러한 물음을 헤겔과 당대의 학문, 헤겔과 당시의 철학, 헤겔과 철학사 등을 ≪정신현상학≫과 함께 다룬다. ≪정신현상학≫은 헤겔이 써낸 최초의 사상적 완성품일 뿐 아니라, 이후 그 자신이 전 생애에 걸쳐 펼쳐 나갈 전체 철학 체계에 대한 서문이다. 필연성을 통해 학문을 지향하는 그 도정 자체가 이미 하나의 학문으로 되어 가는 것이며, 철학이 바로 이런 학문이다. ≪정신현상학≫은 이러한 ‘학의 생성’을 서술한다. 또한 학문이란 정신의 발전 과정을 서술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스스로도 발전해 가는 정신이다. 이와 같이 발전해 가면서 자기 자신이 바로 정신임을 자각하는 그러한 정신이 바로 학문이다. 학문이 발전해 가는 도정에서 보면 정신 자체가 바로 지식의 대상임과 동시에 또한 지식 자체다. 하르트만은 이를 바탕으로 ‘의식의 현상학’, ‘이성의 현상학’, ‘참된 정신의 현상학’이라는 정신의 발전 과정을 서술한다.
200자평
독일 관념론은 피히테부터 헤겔까지 외줄기로 흐르며, 헤겔에 이르러 거대한 바다를 이룬다. ≪독일 관념론 철학≫에서 니콜라이 하르트만은 피히테, 셸링, 낭만주의, 특히 헤겔 사상을 중점적으로 논의한다. 이 책은 헤겔을 다루는 제2부를 중심으로 전체 원전의 5%를 발췌 번역했다.
지은이
니콜라이 하르트만
니콜라이 하르트만(Nicolai Hartmann)
니콜라이 하르트만은 라트비아의 리가(Riga)에서 프로이센 포병 장교의 아들로 태어났다. 군인이 되기 위한 교육을 받았으나 무릎 부상 때문에 군인의 길을 포기하고 철학 연구를 시작했다.
초기에는 신칸트학파인 마르부르크학파에 속했으나, 후설 현상학의 영향을 받아 존재론적·실재론적 입장으로 태도를 바꾸었다. 인식 문제에서도 인식은 대상의 생산 창조이며 사유와 존재는 동일하다는 마르부르크학파의 입장과 대립한다. 그에 따르면 인식이란 대상을 파악하는 것이므로 근원적으로는 인식 이전의 독립적인 존재 그 자체를 먼저 문제 삼아야만 한다. 이리하여 그는 인식 비판으로부터 인식의 형이상학으로 발전시켜 비판적 존재론을 수립하게 된다.
하르트만 철학의 핵심은 ‘비판적 존재론’ 또는 ‘사실주의적 존재론’으로 불리는 그의 존재론이다. 물론 그의 존재론을 사실주의적 존재론이라고 하는 것은 논의의 여지가 있다. 왜냐하면 하르트만의 존재론은 사실성 못지않게 이념성도 존재론적 규정으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존재론이 어떤 이름으로 불리든 그는 일생 동안 존재론을 완성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그리고 그는 실재론적·객관주의적 입장에 섰기 때문에 그의 형이상학을 객관적 형이상학이라고도 한다. 다시 말해서 인식론을 바탕으로 형이상학을 정립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형이상학을 바탕으로 인식론을 논했으며, 하이데거와 더불어 ‘인식론에서 존재론으로’라는 독일 현대 철학의 흐름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철학자다.
마르부르크 대학교(1920)와 쾰른 대학교(1926)를 거쳐 마지막으로는 베를린 대학교에서 교수를 지냈다. 그의 저작은 주로 칸트, 쇼펜하우어, 헤겔에 대한 연구서들이었으며, 내용상으로 보면 형이상학적·심리학적 저술들과 종교학·정치학·윤리학에 관한 연구서들이었다. 주저로는 ≪인식의 형이상학 요강(Grundzüge einer Metaphysik der Erkenntnis)≫(1921), ≪윤리학(Ethik)≫(1925), ≪독일 관념론 철학(Die Philosophie des Deutschen Idealismus)≫(1929), ≪존재학 원론(Grundlegung der Ontologie)≫(1935), ≪가능성과 현실성(Möglichkeit und Wirklichkeit)≫(1938), ≪실재 세계의 구조(Der Aufbau der realen Welt)≫(1940), ≪정신적 존재의 문제(Das Problem des geistigen Seins)≫(1949), ≪자연철학(Philosophie der Natur)≫(1950) 등이 있다.
옮긴이
박만준
박만준
박만준은 동의대학교 기초교양학부 명예교수다. 부산대학교 대학원 철학과를 졸업하고 〈욕망과 자유의 변증법〉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의대학교 철학상담심리학과에 재직하다 정년퇴직하였으며, 퇴직 후 현재 우리의 고대 역사와 신화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다. 저서는 《철학》(공저), 《욕망과 자유》, 《상생의 철학》(공저), 《인성론》(공저), 《성의 진화와 인간의 성문화》, 《사회생물학 인간의 본성을 말하다》(공저), 《21세기 다윈혁명》(공저), 《마음학: 과학적 설명과 철학적 성찰》(공저), 《고전의 반역》(공저), 《레이먼드 윌리엄스》, 《철학의 향기와 역사 이야기》(공저), 《청춘의 책탑》(공저), 《인문학의 길 찾기》(공저), 《신경과학: 마음의 탄생과 진화》, 《신경미학: 뇌와 아름다움의 진화》 등이 있고, 역서는 《마르틴 하이데거》(존 맥쿼리), 《엄밀한 학으로서의 철학》(E. 후설), 《그리스인의 이상과 현실》(G. L. 디킨슨, 공역), 《헤겔 철학개념과 정신현상학》(N. 하르트만), 《의식과 신체》(P. S. 모리스), 《마르크스주의와 생태학》(라이너 그룬트만), 《하버마스의 사회사상》(미첼 퓨지, 공역), 《헤겔의 변증법》(N. 하르트만), 《논리학 입문 14판》(어빙 코피), 《대중문화와 문화이론(8판)》(존 스토리), 《문화연구의 이론과 방법들》(존 스토리), 《대중문화의 이해》(존 피스크), 《마르크스주의와 문학》(레이먼드 윌리엄즈), 《영화의 이해(13판)》(루이스 자네티), 《최초의 인간과 그 이후의 인간》(A. 겔렌), 《신경과학의 철학》(M. 베넷 외), 《대중과 대중문화》(존 피스크) 등이 있다.
차례
제1장 헤겔의 철학 개념
1. 헤겔을 어떻게 읽고 이해할 것인가?
2. 헤겔과 우리
3. 헤겔과 그 시대의 학문
4. 헤겔과 당시의 철학
5. 헤겔과 철학사
제2장 정신현상학
1. ≪정신현상학≫의 연원
2. 현상학의 기본 구상과 그 과제
3. 의식의 현상학
4. 이성의 현상학
5. 참된 정신의 현상학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1.
헤겔은 근대 사상가들 중에서 정신을 주제로 삼은 그야말로 정신의 철학자다. 정신이란 내면적이면서도 충만한 것이고 또한 포괄적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헤겔 철학을 이해하려면 마땅히 헤겔 철학이 지닌 그 심오한 내면성과 충만함, 그리고 위대한 모든 가치를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헤겔 철학의 포괄성으로부터 이해를 다져 나가야만 한다.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결코 헤겔 철학을 이해할 수 없다.
2.
헤겔은 철학사를 부흥시킨 최초의 철학자다. 그것도 단순히 절충한 것이 아니라, 역사의 흐름이 지닌 대립과 전진적인 보완의 원리에 따라 내적으로 부흥시켰다.
3.
철학이란 모름지기 “절대정신에 대한 인식”일 수밖에 없다. 철학은 절대자를 절대자의 이념 속에서, 절대자의 분열 속에서, 그리고 자기에게로 되돌아가는 회귀 속에서 인식할 수밖에 없다. 철학이 이념에 관한 이론, 자연에 관한 이론, 윤리에 관한 이론으로 분화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여기서 최소한 그 이름만이라도 밝혀 본다면, 첫째 부분은 논리학, 둘째 부분은 형이상학, 셋째 부분은 윤리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