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빛이 사고하기 시작한 순간
빛을 단순한 물리 현상이 아니라 인간 인식과 감정, 기술의 기원으로 다시 사유하는 책이다. 빛은 세계를 보이게 하는 도구가 아니라, 세계를 인식하게 만든 최초의 매체였다. 동굴벽화의 횃불에서 고대 극장의 자연광, 스테인드글라스, 전기 조명, 카메라와 영상 기술을 거쳐 오늘날 AI 기반 조명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빛의 진화를 추적한다. 인공지능이 빛을 계산하고 해석하며 감정과 지각에 개입하는 시대에 조명은 더 이상 고정된 수치의 기술이 아니라 상황을 읽고 감정을 설계하는 지능으로 변화하고, AI는 조명의 자동화 장치가 아니라 인간의 감각을 확장하는 협업자로 떠올랐다. 이 책은 방송, 영화, 공연, 스마트시티 조명 사례를 통해 빛과 인공지능의 만남이 어떻게 미학과 윤리, 인식론의 전환을 불러오는지 탐구한다. 빛이 인간을 비추고, AI가 그 빛을 이해하는 순간, 기술은 예술이 되고 인공지능은 인간을 성찰하게 하는 거울이 된다.
200자평
인공지능 시대의 조명을 기술이 아닌 인식과 감정의 언어로 해석한다. AI 기반 조명은 빛을 계산하는 시스템을 넘어 인간의 지각과 감정을 읽고 설계하는 지능으로 진화하고 있다. 빛과 인공지능의 결합이 만들어 내는 새로운 미학과 윤리, 그리고 인간과 기술의 공존 가능성을 깊이 있게 사유한다. AI문고. aiseries.oopy.io에서 필요한 인공지능 지식을 찾을 수 있다.
지은이
김용규
MBC플러스 조명감독이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3년 MBC 그룹에 입사해 30년 넘게 조명을 담당했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겸임교수로 조명연출론, 조명공학을 가르쳤다.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영상 조명’에 참여했다(2013). 저서로는 《방송 조명》, 《촬영 조명 실무》, 《조명 연출》, 《NCS기반 학습모듈 개발·영상조명》,《디지털 영상 조명》, 《영상 조명과 인공지능》 등이 있다. “방송 조명에서 색온도가 영상에 미치는 영향 분석” 등의 논문을 한국방송·미디어공학회에 게재했다.
차례
빛과 인공지능의 대화
01 빛, 인류 역사의 언어
02 AI 시대의 빛, 인문학적 재해석
03 빛의 이중성, 감시와 공감
04 빛의 은유와 상징적 의미
05 알고리즘 기반의 빛 창조
06 AI가 이해하지 못하는 빛
07 도시와 네트워크의 빛
08 AI와 새로운 경험의 무대
09 미래 인터페이스와 빛의 진화
10 공존의 시작, AI와 미래의 빛
책속으로
빛을 매개로 한 혁신은 여전히 미래를 향해 작동한다. 태양광과 에너지 저장 시스템, 인공지능과 네트워크, 확장현실(XR)과 생체 데이터는 지속 가능성·연결성·감성 경험이라는 세 축을 중심으로 인류의 미래를 새롭게 설계하고 있다. 이 혁신의 언어는 더 이상 과학자나 기술자의 전유물이 아니다. 모든 인간이 함께 읽고 쓰며 체험하는 보편적 언어로 확장되고 있다. 결국 빛을 통한 혁신은 과거와 미래, 인간과 기계, 도시와 자연을 잇는 다리로 기능한다. 그것은 단순한 효율의 도구가 아니라 인간의 감정과 상상력을 확장시키는 매개체이자, 사회적 윤리와 생태적 책임을 요구하는 새로운 문명 언어다. 이제 인류는 이 언어를 통해 미래를 읽고, 쓰며, 창조한다. 혁신이란 결국 빛으로 말하는 인간의 새로운 방식이다.
-01_“빛, 인류 역사의 언어” 중에서
무대 위의 스포트라이트(spotlight)가 주인공을 비추는 동시에 주변을 지워버리듯, 도시의 빛 또한 보호하고 지배하며, 드러내고 감추는 이중의 기능을 수행한다. 특히 인공지능 기술은 군중의 표정·음성·움직임을 분석하여 감정 데이터를 해석하고, 그 결과에 따라 조명의 색온도와 밝기를 조정한다. 이로써 권력의 작동은 일상적 무의식의 차원 속으로 더욱 미세하고 세련된 방식으로 스며든다. (…) 이때 빛은 단순한 감시 장치가 아니라, 권력이 시각적으로 구현되는 형태로 작동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 또한 민주적 관리와 투명성을 통해 공존의 도구로 전환될 수 있다. 조명의 데이터 수집 목적과 알고리즘의 결정 구조가 시민에게 공개되고, 그 운영이 사회적 합의 위에 구축될 때, 빛은 더 이상 통제의 시선으로 작동하지 않고, 공존의 시선으로 변화할 수 있다.
-03_“빛의 이중성, 감시와 공감” 중에서
인공지능은 빛의 물리적 구조와 광학적 계산을 정밀하게 수행할 수 있지만, 그 속에 담긴 감정과 예술적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은 아직 인간의 직관에 미치지 못한다. 인공지능은 밝음과 어두움을 구분할 수 있으나, 인간이 어둠 속에서 느끼는 따뜻함이나 밝음 속에서 느끼는 고요함 같은 모순적 감정의 층위를 인식하지 못한다. 한 장면의 조명은 결코 단일한 광원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피사체의 재질과 반사율, 카메라의 초점 거리, 배경의 색, 음악의 리듬, 배우의 동선 등 다층적인 감각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장면의 질감을 형성한다. 그러나 현재의 AI는 여전히 프레임 단위의 시각 데이터 분석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이러한 다차원적 감각의 네트워크를 해석하지 못한다.
-06_“AI가 이해하지 못하는 빛” 중에서
조명은 본래 인간의 감각과 상상력이 결합된 예술의 언어였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이 언어를 계산의 구조로 번역하기 시작하면서, 우리는 새로운 질문 앞에 선다. 빛은 어디까지 진실을 드러낼 수 있는가? 인간은 빛을 통해 세계를 인식하지만, AI는 데이터를 통해 빛을 해석한다. 이 두 방식이 만나는 지점에서 기술은 정확성을 추구하지만, 인간은 여전히 불완전함 속에서 진실을 본다. 그러므로 감정을 단순히 수치로 환원하기보다는, AI 기반 조명이 인간의 해석과 공감을 거쳐 예술적 의미를 회복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09_“미래 인터페이스와 빛의 진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