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고용, 이자 및 화폐에 관한 일반이론≫이 발간되기 약 1년 전인 1935년 1월 1일, 케인스는 친구인 버나드 쇼에게 보낸 편지에서, “지금 나는 사람들이 경제적 문제를 생각하는 방식을, 당장은 아니지만 추측건대 앞으로 10년 안에, 거의 완전히 바꿔 놓을 경제 이론에 관한 책을 쓰고 있다고 믿네”라고 말했다. 케인스의 이 예측은 그대로 적중했다. 이후 현대 거시경제학의 전개는 이 책에서 제시된 여러 관점을 세련되게 하거나 발전시키는 작업 아니면 그것을 비판하는 작업, 양자 중 하나의 형태를 띠게 되었다.
당대 주류 경제학의 결론과 현실 사이에 존재하는 분명한 괴리를 비판하고 실업을 설명하는 이론적 틀을 제공하며 노동의 완전고용을 달성하기 위한 정책을 제시한다. 케인스가 이 책에서 제시한 이론은 그가 ‘고전학파’ 경제학이라 불렀던 당대 주류 경제학의 기초를 뒤엎는 것이었다. 고전학파 경제학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이론과 현실 사이에 존재하는 괴리에 맞닥뜨렸을 때 그런 괴리에 대한 이유를 현실의 불완전성에서 찾는 데 있었다. 케인스가 현대 거시경제학의 모든 논의에서 중심에 서는 이유는 이론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현실을 비난하지 않고, 현실에 맞추어 이론을 구성했기 때문이다.
책의 본문은 제1책 ‘서론’, 제2책 ‘정의와 개념’, 제3책 ‘소비성향’, 제4책 ‘투자 요인’, 제5책 ‘화폐임금과 상품 가격’, 제6책 ‘일반이론이 제시하는 단편적 사상들’의 총 6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 핵심이 되는 내용으로 원전 전체 분량의 3분의 1을 발췌 번역했다.
200자평
자타가 공인하는 현대 거시경제학의 출발점이다. 20세기를 대표하는 경제학자 케인스는 당대의 주류 고전 경제학 이론을 뒤엎고 새로운 경제학의 지평을 열었다. 그리고 자신의 이론에 과감히 “일반이론”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80년 전에 주장한 그 이론은 아직도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진행 중인 혁명’의 과정이다.
지은이
존 케인스
존 케인스(John M. Keynes)
케인스는 1883년 영국 케임브리지의 하비(Harvey) 가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존 네빌 케인스(John Neville Keynes)는 경제학자이면서 케임브리지 대학교 행정가였다. 어머니 플로렌스 케인스는 케임브리지의 여자 칼리지인 뉴넘 칼리지(Newnham College)를 졸업한 후, 케임브리지 최초의 여성 시의원과 케임브리지 시장을 지냈다.
이튼 스쿨을 거쳐 케임브리지의 킹스 칼리지(King’s College)에 진학한 케인스는 수학을 전공하면서 고전·철학·경제학 등을 수강했다. 졸업 이듬해에 국가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케인스는 약 2년 동안 인도에서 공직을 지냈다. 인도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1913년 그의 최초의 저서 《인도의 통화와 금융(Indian Currency and Finance)》을 집필했다.
1908년 가을에 케임브리지에 복귀한 케인스는 1909년 봄 킹스 칼리지의 선임 연구원(Fellow)으로 선출된다. 선임 연구원직의 응모를 위해 준비한 논문은 1921년에 발간한 《확률론(Treatise on Probability)》의 모태가 되었다.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재무성의 근무 위촉을 받아 1918년 전쟁이 끝날 때까지 전비 조달, 정부 재정, 환율 같은 전시체제하의 주요 경제정책 입안과 대외 협상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1919년 1월 영국 대표단의 재무성 대표 자격으로 베르사유 평화회담에 참가했지만 회담의 진행 상황에 실망해 6월에 대표직을 사직한 후, 그해 12월 《평화의 경제적 결과(The Economic Consequences of the Peace)》를 발간한다. 이 책으로 그는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된다.
1921년에 발간한 《확률론》에서 논리적 확률 이론을 제시한다. 케인스의 확률 이론은 합리적 확률(rational probability) 이론이라고도 불린다. 확률적 판단의 합리성은 실제의 결과에 비추어 사후에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가용 증거를 바탕으로 실행되는 연역적 추론의 논리적 타당성에 의해 사전적으로 결정된다는 것이다.
1923년 그의 ‘3부작’ 중의 첫 번째인 《화폐개혁론(A Tract on Monetary Reform)》을 출간한다. 여기서 그는 금본위제도로의 복귀를 반대하면서 관리통화제도를 옹호한다.
그의 ‘3부작’ 중 두 번째는 1930년 두 권으로 발간된 《화폐론》이다. 《화폐개혁론》에서 케인스는 전통적인 통화주의 이론,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마셜의 현금 잔고 이론(cash-balance theory)에 근거하고 있으나, 《화폐론》에서 그 전통을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그의 ‘3부작’ 중 마지막 저서인 《일반이론》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유동성선호 이론의 기초를 《화폐론》에서 찾아볼 수 있다.
1925년에 러시아 출신의 망명 발레리나 리디아 로포코바(Lydia Lopokova, 1891∼1981)와 결혼한 후 ‘미와 두뇌의 결합’이라는 언론의 평에 걸맞은 결혼 생활을 유지했다. 《화폐론》과 《일반이론》의 발간 사이의 기간에는 기존에 발표했던 경제 평론을 모은 《설득을 위한 에세이집(Essays in Persuasion)》(1931), 당대의 정치가들과 과거 및 당대의 경제학자들의 전기를 다룬 《전기 에세이집(Essays in Biography)》(1933) 등을 출간했다. 대공황이 정점에 달했던 1933년에는 《번영을 위한 방법》을 발표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케인스는 《어떻게 전비를 조달할 것인가(How to Pay the War)》(1940)에서 세율을 높이고 노동자들이 정부에 대부하는 형태의 강제 저축을 통해 전비를 조달할 것을 제안했다. 종전이 되어 갈 즈음 케인스는 영국을 대표해 유럽의 경제 질서를 재편하는 작업에 참여했다.
1931년부터 건강이 급격히 나빠진 케인스는 1937년에는 중증의 심장 질환으로 입원하기도 했다. 이후 케인스의 활동은 크게 제약되었다. 1942년 ‘틸턴 남작(Baron of Tilton)’ 작위를 수여받은 후 자유당 상원의원으로 활동했다. 1946년 4월 21일 틸턴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옮긴이
박만섭
박만섭
박만섭은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와 맨체스터 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 후 리즈대학교에서 7년간 교수로 재직했으며, 1998년부터 고려대학교에서 교육과 연구에 임하다 2024년 은퇴하여 현재 고려대학교 명예교수로 있다. 이단 경제학, 그중에서도 스라피언 경제학과 포스트케인시언 경제학의 관점에서 경제학의 여러 문제들을 연구한다. 특히 스라파의 생산가격 이론 체계와 케인스의 유효수요 이론 체계를 종합하는 작업과, 포스트케인시언의 내생화폐 이론을 경제성장 이론 체계에 통합하는 작업을 주된 연구 관심으로 삼는다. 그 외에 경제학설사·사상사와 경제학 방법론 분야도 그의 지속적인 연구 대상이다. 〈The Impossibility of Capitalist Instantaneous Production〉, 〈Capital and Interest in Horizontal Innovation Models〉, 〈Homogeneity Masquerading as Variety〉, 〈Growth and Income Distribution in a Credit-money Economy〉 등 많은 논문을 저명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저서로 《경제의 교양을 읽는다: 고전편》(공저), 《경제의 교양을 읽는다: 현대편》(공저), 《포스트케인지언 내생화폐이론》, 《경제학들의 귀환》(공저), 《자본, 가치, 분배: 희소성과 재생산성》(출간 예정) 등이 있다. 《케인즈의 경제학》, 《경제학, 더 넓은 지평을 향하여》를 편집했고, 《현대거시경제학》(공역), 《경제학, 최전방의 동향》, 《스라파와 가격이론》, 《평화의 경제적 결과》, 《자본축적론》(출간 예정) 등의 번역서도 출간했다. 이 중 《포스트케인지언 내생화폐이론》과 《스라파와 가격이론》은 학술원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됐다. 2003년에 한국경제학회가 수여하는 제20회 청람학술상을 받았다.
차례
서문
제1책 서론
제1장 일반이론
제2장 고전학파 경제학의 공준들
제3장 유효수요 원리
제2책 정의와 개념
제4장 단위 선택
제5장 산출과 고용을 결정하는 요소로서 기대
제6장 소득, 저축 및 투자의 정의
제7장 저축과 투자의 의미 재론
제3책 소비성향
제8장 소비성향 I. 객관적 요소들
제9장 소비성향 II. 주관적 요소들
제10장 한계소비성향과 승수
제4책 투자 요인
제11장 자본의 한계효율
제12장 장기 기대 상태
제13장 이자율의 일반이론
제14장 고전학파 이자율 이론
제15장 유동성에 대한 심리적 유인과 사업적 유인
제16장 자본의 본질에 대한 단상
제17장 이자와 화폐의 본질적 성질들
제18장 고용 일반이론 재론
제5책 화폐임금과 물가
제19장 화폐임금의 변화
제20장 고용함수
제21장 물가 이론
제6책 일반이론이 제시하는 단편적 사상들
제22장 경기순환에 관한 단상
제23장 중상주의, 고리대 금지법, 인지 화폐 및 과소소비설에 관한 단상
제24장 일반이론을 통해 도달할 사회철학에 관한 결론적 단상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1.
고전학파 이론가들은 비유클리드적 세계에 살고 있는 유클리드 기하학자들을 닮았다. 이들은 겉보기에 평행인 직선들이 현실에서 종종 교차함을 발견하고는 선들이 직선을 유지하지 않는다고 비난을 퍼부으며 이 비난을 현재 일어나고 있는 불행한 충돌에 대한 유일한 치유책으로 삼는다. 그러나 실제로는 평행선 공준을 폐기하고 비유클리드 기하학을 수립하는 것 말고는 치유책이 없다. 이와 비슷한 일이 현재의 경제학에서도 필요하다. 우리는 고전학파 이론의 두 번째 공준을 던져 버리고 엄격한 의미의 비자발적 실업이 가능한 체계의 움직임을 분석해야 한다.
2.
바로 이 시대에 사람들은 좀 더 근본적인 처방을 특별히 기대하고 있고, 특별히 더 그 처방을 수용할 자세가 되어 있고, 그 처방이 그저 가능성만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시도해 볼 열의에 가득 차 있다. 그러나 이런 현 시대의 분위기와는 별도로, 경제학자와 정치철학자의 사고는 그것이 옳을 때나 틀릴 때나 모두 사람들이 보통 생각하는 것보다 더 강력하다. 실제로 세계는 그 외의 다른 것에 의해서는 거의 지배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