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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 지만지한국문학 / 시 / 이곡 시선
9791143015907

이곡 시선

지은이 이곡
옮긴이 배규범
책소개

고려의 글로벌 지성, 이곡의 시 세계를 만나다
14세기 고려는 원나라라는 세계 제국의 질서 편입되어 격동의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이 혼란과 기회의 시대에 ‘공부’ 하나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고, 고려를 넘어 원나라 문단에까지 이름을 떨친 입지전적인 인물이 있었다. 바로 가정(稼亭) 이곡(李穀, 1298∼1351)이다. 신간 《이곡 시선》은 고려 문인 중 가장 오랫동안 원나라 관료로 활약하며 독보적인 발자취를 남긴 이곡의 주옥같은 시들을 엄선하여 엮은 책이다.
이곡은 한산의 미천한 향리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탁월한 문학적 재능과 성리학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원나라 제과(制科)에 고려인 역대 최고 성적으로 급제했다. 그는 10년 넘게 대륙에 머물며 세계 제국의 선진 문물을 흡수하고 당대 최고의 지성들과 교류했다. 이러한 그의 경험은 고스란히 그의 문집 《가정집(稼亭集)》에 담겼다. 이번 시선집은 방대한 《가정집》 속에서도 이곡의 문학적 정수를 보여주는 시 492수 중 백미를 가려 뽑았다.
그의 시에는 화려한 원나라의 문물과 그 속에서 느끼는 이방인의 고뇌, 고국에 대한 짙은 그리움, 그리고 피폐해진 고려의 현실과 농민들의 삶에 대한 연민이 공존한다. 특히 당시 고려 문인으로서는 창작하기 어려웠던 사(詞) 문학까지 능숙하게 구사했던 그의 폭넓은 작품 세계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역사적 사건을 읊은 영사시(詠史詩)를 통해 그가 지녔던 역사의식과 시대적 소명감도 엿볼 수 있다.
이곡은 훗날 고려 말 성리학의 태두가 되는 목은 이색(李穡)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아들에게 선진 학문을 전수하여 명문가의 기틀을 다진 교육자로서의 면모도 그의 시 곳곳에 배어 있다. 52년의 치열했던 삶 동안 다섯 차례나 문집이 간행될 정도로 후대에도 그 가치를 인정받았던 이곡의 문학. 이 책 《이곡 시선》을 통해 독자들은 700년 전, 경계인으로서 시대를 고뇌하고 새로운 세상을 꿈꿨던 한 지식인의 뜨거운 숨결을 생생하게 느끼게 될 것이다.


 
200자평

14세기 고려의 글로벌 지성, 이곡의 시선집을 소개한다. 우리가 잘 아는 목은 이색의 부친이기도 한 그는 원나라 제과(制科)에 고려인 역대 최고 성적으로 급제 후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원나라 관료로 활약하며 독보적인 발자취를 남겼다. 그의 시는 다양한 시 형식에 이방인의 고뇌와 고국에 대한 그리움, 백성에 대한 연민을 담아냈다. 당대 최고 지식인이었던 이곡의 시를 통해, 격동의 시대를 치열하게 살다 간 경계인의 뜨거운 숨결과 높은 문학적 성취를 확인할 수 있다.


 
지은이

이곡
가정(稼亭) 이곡(李穀, 1298~1351)은 13세기 말에서 14세기 중반, 원 간섭기라는 격동의 시대를 살며 고려와 원나라를 아우르는 독보적인 행보를 보여 준 지식인이다. 1298년 충남 한산의 미천한 가문에서 태어난 그는 12세에 부친을 여의는 어려움 속에서도 학문에 매진해, 1320년(충숙왕 7) 22세의 나이로 고려 예부시에 2등으로 합격하며 관직 생활을 시작했다. 그의 학문적 열정은 국내에 머물지 않았다. 수차례의 도전 끝에 1333년, 35세의 나이로 원나라 제과(制科)에 응시해 고려인 역대 최고 성적인 제2갑(甲)으로 급제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후 이곡은 원나라 한림국사원의 검열관과 고려의 정동행성 원외랑 등을 역임하며, 고려 문인으로서는 최장 기간인 10여 년간 두 나라의 관료 생활을 병행했다. 그는 단순히 입신양명에 그치지 않고, 1335년 공녀 선발의 폐단을 통렬히 비판하는 〈대언관청파취동녀서(代言官請罷取童女書)〉를 원나라 조정에 올려 1337년부터 공녀 징발을 금지하게 만드는 등 지식인의 사회적 책무를 다했다. 또한 1346년에는 민지(閔漬)가 찬한 《편년강목》을 증수하고 실록 편찬에 참여하는 등 역사가로서의 면모도 보였다.
이곡은 교육자로서도 탁월해 아들 목은(牧隱) 이색(李穡)을 원나라 국자감에 유학시켜 당대 최고의 성리학자로 키워 냈으며, 이를 통해 한산 이씨 가문을 명문가의 반열에 올렸다. 말년인 1349년에는 공민왕 추대 운동에 참여하기도 했으나, 정치적 혼란과 신변의 불안 속에서 금강산과 관동, 영남 지방을 유람하며 수많은 기행 문학을 남겼다. 1350년 모친상을 당한 뒤 이듬해 1월, 54세를 일기로 고향 한산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는 세계 제국 원나라의 선진 문물을 수용하고 이를 주체적으로 소화해 고려 문학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인, 시대를 앞서간 경계인이었다.


 
옮긴이

배규범
배규범(裴圭範)은 1998년 〈임란기 불가문학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은 이래, 해외에서 한국학 연구와 후학 양성에 매진하고 있다. 한국학대학원 부설 청계서당(淸溪書堂) 및 국사편찬위원회 초서 과정을 수료했으며, 수당(守堂) 조기대(趙基大) 선생께 사사했다. 학술진흥재단의 고전 번역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국사편찬위원회의 《승정원일기》·《조서왕조실록 : 고종순종》 교열 및 교감 작업에 참여했다. 경희대와 동국대에서 학술연구교수를 지냈으며, 2008년부터 베이징 대외경제무역대학(KF 객원교수)을 거쳐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화중사범대학 한국어학과 정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관심사는 고려 시대 한문학과 한중 비교 문학이며, 현재는 인물로 살펴본 한중 문화 교류사 시리즈를 집필 중이다. 주요 논저로는 《불가시문학론》·《조선조 불가문학 연구》·《불가 잡체시 연구(佛家雜體詩研究)》·《고려 시기 한문학 연구(高麗時期漢文學硏究)》 등이 있고, 역저로는 《중관대사 시선(中觀大師詩選)》·《초의시고(草衣詩稿)》·《정관집(靜觀集)》·《선가귀감(禪家龜鑑)》·《무의자 문집(無衣子文集)》·《청허당집(淸虛堂集)》·《허응당 시선(虛應堂詩選)》·《허정 문집(虛靜文集)》·《사명당집(四溟堂集)》·《중국 고대 문학 관념 발생사(中國古代文學觀念發生史)》·《중국민간고사경전》·《예일에서 도쿄까지 : 난징대학살의 증거를 찾아》 등이 있다.


 
차례

1. 제과 급제 이전기
차운(次韻)해 백화보(白和父)에게 답하다
진주(眞州) 새로 온 기생의 이름−완계사(浣溪沙)
무진년(1328, 충숙왕 15) 겨울, 얼어붙은 한강(漢江)을 건너며
기행(紀行)시 한 수를 지어 청주참군(淸州參軍)에게 주다
천력(天曆) 기사년(1329), 예성강(禮成江)에서 배를 띄웠다가 강어귀에서 바람에 막히다
자연도(紫燕島)에서
뜻을 함께하는 여러 친구들에게 부치다
첩박명(妾薄命)
애왕손(哀王孫)
사바검(闍婆劍)
당(唐) 태종(太宗) 육준도(六駿圖)
한양참군(漢陽參軍) 정 모(鄭某)를 전송하며
궁궐 내 여러 친구들과 자하동(紫霞洞)에서 놀며 차운하다
포사(曝史)의 임무를 띠고 남쪽으로 내려가는 원지(員之) 안보(安輔)를 전송하며
음주시(飮酒詩)
무극(無極) 스님의 시에서 차운해 항주(杭州)로 돌아가는 그의 제자 경초(景楚)를 전송하다

2. 제2·3차 재원(在元) 활동기
원지 안보와 중권(仲權) 이달충(李達衷)이 동시에 옥당(玉堂)에 임명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시를 지어 축하하다
7월 4일, 집에서 온 편지를 받고
묵매(墨梅)
매화
김벽전(金壁傳)
중서성 역사(譯史)의 모란도(牡丹圖)
동년(同年) 한림(翰林) 남 모(南某)에게 부치다

3. 정동행성(征東行省) 원외랑(員外郞) 근무기
차운해 승통(僧統) 이 모(李某)의 시권(詩卷)에 쓰다
권한공이 중양절에 용산(龍山)에 올라 두목(杜牧)의 시를 차운해 지은 시에 차운하다
영양(英陽) 신촌(新村)의 이 거사(李居士)에게 부치다
안강(安康) 이 모(李某) 선생(先生)에게 부치다
완산(完山)의 동년 장원 최용갑(崔龍甲)에게 부치다
중국 강남(江南)으로 돌아가는 비 태의(費太醫)를 전송하며
경진년(1340, 충혜왕 복위 1) 봄날의 느낌
병중(病中)에 초청을 받았으나 가지 못해 이문(理問) 게이충(揭以忠)에게 사과하다
게이충(揭以忠)이 화답했기에 또 절구 4수를 짓다
차운해 재상(宰相) 김영돈(金永旽)을 축하하다
근재(謹齋) 안축(安軸) 선생을 축하하며
신사년(1341, 충혜왕 복위 2) 새해 첫날의 느낌

4. 제4차 재원 활동기
신사년(1341) 여름 대도(大都)에 들어가면서 눌재(訥齋) 장항(張沆)에게 부치다
호광행성(湖廣行省) 참지정사(參知政事)로 가는 백수(伯脩) 소천작(蕭天爵)을 전송하는 자리에서 동화진(東華塵)을 시운(詩韻)으로 받다
중시(仲始) 사보(思補) 김대경(金臺卿)에게 부치면서 박 판사(朴判事)에게도 올리다
식무외(式無外)의 염주(念珠)로 장난삼아 짓다
옛 운(韻)을 써서 벗에게 답하다
귀향하는 벗을 전송하며
중양절에 여러 친구들이 찾아왔길래 술을 조금 마시다
고려로 돌아가는 대언(代言) 신예(辛裔)를 전송하며
참의(參議) 소천작(蕭天爵)의 자계서당(滋溪書堂)
이문(理問) 홍빈(洪彬)에게 부치다
춘헌(春軒) 최문도(崔文度)가 새로 전법판서(典法判書)에 임명된 것을 축하하며 부치다
중시(仲始) 사보(思補) 김대경(金臺卿)에게 부치다
요동(遼東)의 최(崔)와 홍(洪) 두 염방사(廉訪使)에게 부치다
임오년(1342, 충혜왕 복위 3) 한식(寒食)
김경선(金敬先)이 낙제해 고려로 돌아가려 할 적에 〈한식(寒食)〉 창화시의 운으로 시를 지어 만류하다
차운해 순암(順菴) 스님에게 답하다
칠석
9월 15일 밤 〈중추(中秋)〉의 운으로 시를 짓다
가을 밤비에 앉아
순암(順菴)의 운을 써서 정승 성재(誠齋) 한악(韓渥)을 곡하다
순암(順菴) 스님이 보내 준 동지 팥죽에 감사하고 아울러 박경헌(朴敬軒)에게 올리다
수세(守歲)
계미년(1343, 충혜왕 복위 4) 설날 숭천문(崇天門) 아래에서
원소절(原宵節) 밤 석진교(析津橋) 위에서
서산(西山) 영암사(靈巖寺)
3월 14일 성남(城南)에서 놀며
순암(順菴)이 새로 대장경(大藏經)을 봉안한 일에 대해 금주판관(錦州判官) 극례(克禮) 이인복(李仁復)이 시를 지어 찬미했기에 내가 그 시에 차운해 짓다
서교(西郊)로 가는 길
한식날에 홀로 앉아 감회를 적다
금주판관 극례 이인복에게 부치다
송도(松都)의 친구에게 부치다
아쉬운 가랑비
6월 1일
6월 6일 밤비
형님의 편지를 받고
거리에서 서산(西山)을 바라보며
오랜 비로 물이 불어 성안에서 많은 물고기를 잡다
진주판관(晉州判官) 안 모(安某)에게 부치다
귀국하는 의헌(義軒) 홍탁(洪鐸)을 전송하며
칠석(七夕)날 조촐한 술자리
황도(皇都)의 가을날
차운해 판각(判閣) 방신우(方臣祐)를 곡하다
병중(病中) 술회
첫 추위
흥에 겨워
갑신년(1344, 충혜왕 복위 5) 새해 첫날
입춘날 감회
홀로 앉아
작은 뜰에 오이를 심고서
가랑비 내리는 새벽에 일어나서
상국(相國) 한종유(韓宗愈)를 전송하며
빗속에 홀로 앉아
죽순을 먹으며 지은 시
항주(杭州)를 여행하며 승상(丞相) 별가불화(別哥不花)를 만나러 가는 중부(仲孚) 정포(鄭誧)를 전송하다
제비
두 분의 김 지평(金持平)에게 축하하며 부치다
중양절
겨울 초입
눈 내리는 밤 조촐한 술자리
치통
혹독한 추위
입춘
을유년(1345, 충목왕 1) 설날
인일(人日)에 두시(杜詩)를 읽으며 그 운으로 시를 짓다
귀향하는 국정(菊庭) 참정(參政) 기철(奇轍)을 전송하며
정동행성 유학제거사의 제거(提擧)로 부임하는 홍언박(洪彦博)을 전송하며
청명 날 내리는 눈
청명 뒤에 성 남쪽으로 나가서 서산(西山)의 눈을 바라보다
차운해 형님께 답하다
형님의 시운을 써서 아들 눌회(訥懷)에게 부치다
행촌(杏村) 이암(李嵒)에게 부치다
제과(制科)에 급제하고 귀향하는 동년 안보(安輔)를 전송하며
극례(克禮) 이인복(李仁復)이 대언(代言)을 제수받았다는 말을 듣고 시를 보내 축하하다
도중(途中)에 읊다
사의(司議) 중부(仲孚) 정포(鄭誧)의 죽음을 애도하며 그의 형인 판사(判事) 정오(鄭䫨)에게 올리다
중추절 밤에 앉아
평생 따라다니며 배운 이들을 하나하나 셀 수가 있는데, 그중에서 졸재(拙齋) 최해(崔瀣) 선생과 춘헌(春軒) 최문도(崔文度) 선생이 잇따라 세상을 떠났고, 중부(仲孚) 사의(司議) 정포(鄭誧)도 저승 명부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이에 삼애시(三哀詩)를 지어서 치암(恥菴) 박충좌(朴忠佐)와 급고당(汲古堂)에게 부쳐 올리다
회안(淮安)의 둔전관(屯田官)으로 부임하는 흥국로총관(興國路摠管) 홍빈(洪彬)을 전송하며

5. 고려에서의 반삭(頒朔) 활동기
차운해 눌재(訥齋) 장항(張沆)이 거처하고 있는 야운장(野雲莊)에서 짓다
차운해 남의춘(南宜春)에게 답하다
병술년(1346, 충목왕2) 중추절 한양부(漢陽府)에서
여흥(驪興) 객사(客舍)에서 차운하다
안렴(按廉) 성여안(成汝安)에게 부치다
차운해 요양행성(遼陽行省) 조마(照磨)로 부임하는 안보를 전송하다
병술년(1346, 충목왕 2) 제야(除夜)에
정해년(1347, 충목왕 3) 새해 첫날
나이 오십
새해
대언(代言) 정 모(鄭某)에게 부치다
백화보(白和父)에게 부치다

6. 제5차 재원(在元) 활동기
안강(安康) 이 모(李某) 선생에게 부치다
흥의역(興義驛)에서 묵으며
눌재(訥齋) 장항(張沆)에게 부치다
판서(判書) 박 모(朴某)에게 부치다
장원(壯元) 김인관(金仁寬)에게 부치다
급암(及菴) 민사평(閔思平)에게 부치다
좨주(祭酒) 김 모에게 부치다
총랑(摠郞) 이 모(李某)에게 부치다
전리총랑(典理摠郎) 안보(安輔)가 본국의 관직을 잃었다는 소식을 듣고 부치다
밀직(密直) 이공수(李公遂)에게 부치다
초은(樵隱) 이인복(李仁復)에게 부치다
죽헌(竹軒) 김륜(金倫)을 애도하며
감창(監倉) 유감
혼자서 읊조리다
동년(同年)인 시승(寺丞) 장 모(張某)에게 부치다

7. 고려에서의 황혼기
김맹견(金孟堅)의 시권(詩卷)
우곡(愚谷) 정자후(鄭子厚)가 은잔을 보시한 시에 차운하다
이문(理問) 김 모(金某)의 부인(夫人) 대흥 현군(大興縣君)의 죽음을 애도하며
동년(同年) 김 모(金某)의 시에 차운하다
연아체(演雅體)
안렴(按廉) 정 모(鄭某)의 시에 차운하다
낭중(郞中) 허백(許伯)의 시에 차운하다
동년인 두 분 곽씨(郭氏)에게 부치다
주행(舟行)을 기록해 송정 거사(松亭居士) 전 모(田某)에게 올리고, 아울러 임주(林州)의 사군(使君) 반 모(潘某)에게 글을 보내다
도원역(桃源驛)에서 묵다
충숙왕(忠肅王)이 철원(鐵原)에서 사냥하며 고석정(孤石亭)에 올라 절구 한 수를 남겼는데, 이때 안부(按部) 정자후(鄭子厚)가 객관(客館)에 썼다. 그리고 뒤에 삼장 법사(三藏法師) 조순암(趙順菴)도 그 시의 운을 따라 시를 지었다. 이에 나도 가만히 있을 수 없기에 삼가 절구 두 수를 지었다
금성현(金城縣)에서 묵다
천마령(天磨嶺)에 오르다
다시 통구현(通溝縣)에서 묵으며 느낀 점이 있기에
회양부(淮陽府)에서 묵으며 벽에 붙은 집의(執義) 허 모(許某)의 시에 차운하다
학사(學士) 윤 모(尹某)의 시에 차운하다
철령(鐵嶺)에 오르다
학포(鶴浦)의 원수대(元帥臺)에 올라
학포현의 원수대에 근재 안축 선생의 시가 있었는데, 그 마지막 구절에서 “어떡하면 동해의 물이 불어나게 해서, 좋은 경치 모두 잠겨 이 고통 면하게 할꼬?”라고 했다. 이는 아마도 경치 구경하러 온 자들이 백성을 괴롭게 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그 뜻을 뒤집어서 절구 한 수를 지어 보았다
삼일포(三日浦) 사선정(四仙亭)의 시에 차운하다
흡곡(歙谷) 객사(客舍)의 시에 차운하다
간성(杆城)의 현판에 있는 시에 차운하다
만경대(萬景臺) 시에 차운하다
동선역(洞仙驛) 관란정(觀瀾亭)의 시에 차운하다
강릉(江陵) 객사(客舍)의 동헌(東軒)에 있는 시에 차운하다
예천군(醴泉君) 권한공(權漢功)이 지은 한송정(寒松亭) 시에 차운하다
〈삼척 서루 팔영(三陟西樓八詠)〉 시에 차운하다
울진(蔚珍) 객사(客舍)의 시에 차운하다
영희정(迎曦亭)의 시에 차운하다
흥해현(興海縣) 객사
칠곡(漆谷)의 동년(同年) 규정(糾正) 배 모(裵某)의 초당
성산(星山)을 지날 무렵부터 황간현(黃澗縣)에 이를 때까지 갈수록 더 황폐해지는 것이 가엽게 느껴졌다. 영동군(永同郡)에 도착해서 시 한 수를 남겨 왕래하는 사람들에게 보인다
양산현(陽山縣)에 도착해서 보니 벽 위에 시가 있었는데 그 이름이 지워져 있었다. 장난삼아 그 운을 써서 두 수를 지은 다음에 그 시를 판(板) 위에 함께 써 놓고는 “이 판도 누가 떼어 내지 않을지 어떻게 알겠는가?”라고 했다
금주(錦州) 객사
내가 지치(至治) 연간에 일 때문에 진동현(珍同縣)에 왔었다. 그런데 여러 집들이 허물어져 비바람을 막을 수 없길래 이미 백성이 정처 없이 떠나 버려서 다시는 인가(人家)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번에 와서 보니 영접하는 관리도 있고, 접대하는 장소도 있는데 왜 그런지 이유를 물었다. 그랬더니 진신로(陳臣老)라는 사람이 호장직(戶長職)을 맡아 다시 새로 지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는 너무 기뻐서 진씨(陳氏) 집의 벽에 시를 써서 풍속을 살피는 직책을 맡은 사람에게 보이고, 현감에게 경계가 되게 하는 한편 온 마을 사람들이 진씨를 본받도록 했다
연산(連山)에 도착해서 김광정(金光鼎) 선생이 가까운 고을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이에 절구 2수를 지어 보낸다
금산사(金山寺)의 벽 위에 있는 시에 차운하다
학사 은 모(殷某)가 홍산(鴻山)에서 지은 시에 화답했기에 삼가 그 시에 차운해 바치다
완산(完山) 가는 길에서
시골집

해설
지은이 연표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차운(次韻)해 백화보(白和父)에게 답하다
내 태어나길 멀리 다니길 좋아해
산수도 깊고 그윽한 곳에 이르렀네.
서울에선 몇 달을 지냈을 뿐
강남에서 열 번이나 가을을 보냈다오.
내가 생각해도 놀라운 요즘 내 생각
방까지 빌려 이리 오래 죽치고 있다니.
궁벽과 영달은 분명 운명에 달렸을 터인즉
뻔뻔스럽게 무엇을 또 구하리오?
늙으신 홀어머니와
고향 돌아갈 길 꿈에서도 어른거리네.
그대도 알다시피 부잣집 문 두드려도
우리를 어디 아는 척이나 한답디까?
次韻答白和父
吾生好遠游 山水極深幽
都下數閱月 江南十經秋
自訝今日計 賃屋久淹留
窮通要有命 强顔何所求
孀親亦已老 故山歸夢稠
君看富兒門 不容吾輩流

김벽전(金壁傳) 김벽은 고려인으로, 대녕(大寧)에 들어와 살았다
돌아보니 지난날 가족 이끌고 피난 오던 초기에는,
요서(遼西) 땅이 우리 집보다 꼭 나은 건 아니었지.
지금은 말소리도 변하고 자손들도 자라나서,
고향 마을 모조리 잊고도 아무렇지도 않다네.
題金壁傳後 壁高麗人 入居大寧
憶昔携家避地初 遼西未必勝吾廬
語音變盡兒孫長 鄕井渾忘却自如

중시(仲始) 사보(思補) 김대경(金臺卿)에게 부치면서 박 판사(朴判事)에게도 올리다
산림에도 조용히 살 곳 없으니,
압록강 서쪽에 태어나지 못한 게 한스럽네.
덧없는 세상 명리 위해 허구한 날 싸우고,
온통 타향의 언어로 떠들어 대는구나.
우연히 들은 고국 소식에 마음이 에이는 듯
친한 분들 잊지 못해 꿈에서도 헤매오.
마침 두 집 모두 사내아이가 있으니
초파리 같은 고약한 습관 키우진 않으리라.
寄仲始思補 兼呈朴判事
山林無處着幽棲 恨不身生鴨水西
浮世利名蠻戰觸 他鄕言語楚咻齊
忽聞新事心還折 長憶親交夢轉迷
幸有兩家兒子在 休敎習慣似醯鷄

고려로 돌아가는 대언(代言) 신예(辛裔)를 전송하며
제1수
백 년 인생에 마음과 일이 공교롭게 어긋나
이번 전송은 벌써 올해로 두 번째로구나.
헤어지고 술 깬 뒤 다시 꿈꿀 때쯤엔
날랜 역마 고향집 당도했음을 알리라.
제2수
몇 년 동안 아침저녁 문안도 못 드린 채
돌아가고 싶다 말만 하고 정작 그러지 못했지.
슬프구나, 변방 너머 사천 리 길에,
어머니 뵈러 역마 탄 사람 전송만 하니.

送辛代言東歸
其一
百年心事巧相違 兩度今年此送歸
別後酒醒淸夜夢 定知飛馹到庭闈
其二
年來定省已多違 謾說懷歸自不歸
惆悵關河四千里 送人乘傳覲慈闈

겨울 초입 2수 중 1수
제1수
남창에 햇빛 비치니 방 안이 텅 비었고,
네 해의 시간 지나 다시 맞은 초겨울.
오래 살다 보니 옆방 사람도 바뀌고,
타향에서 늙어 가니 소식도 뜸해지네.
좋은 술만 산다면야 몇 끼 걸러도 그만이고,
돈을 빌려서라도 기서(奇書)는 사고 싶은 법.
부와 가난이 마음 지치게 하는 건 매한가지니,
평생 나는 여유 있다 생각해 왔다네.
冬初
其一
日射南窓一室虛 四年光景又冬初
久留旁舍居人換 漸老他鄕信字疎
倂食不妨沽美酒 借錢猶欲買奇書
富貧等是爲心累 自揣平生己有餘



서지정보

발행일 2025년 12월 30일
쪽수 456 쪽
판형 128*188mm ,  128*188mm
ISBN(종이책) 9791143015907   03810   30800원
ISBN(EPUB) 9791143015921   05810   24640원
ISBN(큰글씨책) 9791143015914   03810   45000원
분류 시, 지만지, 지만지한국문학
20세기 이전가정집고려문인서정시시: 고전시: 시인별시선집이색이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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